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온 세상이 신록의 푸르름으로 가득한 것은 봄이 끝나가고 여름이 시작됨을 알리는 자연의 섭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궁극적인 목적은 십자가를 통한 인류 구원입니다. 유대인들의 반대가 없었어도, 바리새인들과 대제사장들의 음모가 없었어도 주님은 예정된 그 길을 자원함으로 걸어가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애가 십자가를 향한 예정된 시간 여행이었던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종말이라는 하나님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달에 묵상할 말씀은 세상의 종말에도 우리가 소망으로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궁극적인 이유인 십자가와 부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23장 예수님과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어 갑니다. 예수님이 진노를 쏟아 부으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의 외식 때문입니다. 회칠한 무덤처럼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속에는 온갖 더러움과 추악함으로 가득한 외식하는 자들을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진노의 일성(一聲)을 우리 모두가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탉이 병아리를 품듯이 예루살렘을 품으시려는 예수님의 마음이 애절하기만 합니다.
24장 예수님이 종말의 징조와 그때 일어날 일들에 대해 가장 구체적으로 말씀하신 장입니다. 세상 끝 날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거짓 선지자들의 미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리의 소문이 들리고 불법이 성행하고 사랑이 식겠지만, 복음이 땅 끝까지 전파되지 않고는 끝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종말을 사는 성도들의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의 삶을 사는 것, 즉 생활 예배를 잘 드리는 것입니다.
25장 24장과 함께 종말장이라 부르는 본문으로, 세 가지 비유가 나옵니다. 열 처녀 비유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준비된 삶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잠자지 말고 눈을 부릅뜬 채 밤낮 종말만 기다리라는 의미가 아니라, 미리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신앙의 내용을 확실히 채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달란트 비유는 마지막 날 분명한 결산이 있음을 알려 줍니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이 책망받은 이유는 이윤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주인에 대한 불신으로 달란트를 활용할 시도를 아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양과 염소 비유에서 중요한 교훈은 ‘선한 일을 행하고도 잊을 만큼 겸손한가, 아니면 그것을 자신의 의로 기억하는가’입니다.
26장 예수님을 죽이려는 음모가 치밀히 진행되는 가운데 한 여인이 향유를 부어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이 순간 가룟 유다의 마음은 배신을 결심한 듯합니다. 주님은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통해 떡과 잔을 나누시며 임박한 십자가의 죽음을 준비하십니다. 겟세마네의 기도는 십자가의 진정성을 뚜렷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잡히신 후 제자들에게조차 외면당하신 예수님은 철저하리만큼 홀로 그 길을 향해 걸어가십니다.
27장 여기서 우리는 가장 무겁고 가장 고통스러운 성경의 기록을 대면합니다. 예수님은 이 고통의 시간 속에서 단 한 번도 자신의 신적 권능을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 대신 육체적, 정신적, 영적 고통을 극심하게 당하시며 십자가를 지십니다. 예수님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칠 때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지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진 성소의 휘장은 우리 위해 아들을 아낌없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로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 놓았습니다.
28장 로마 군인들이 철저히 경비를 서고 있던 무덤의 문이 열리고, 예언대로 사흘 만에 예수님이 부활하셨습니다. 이 영광스러운 부활의 주님을 처음으로 보았던 사람은 막달라 마리아와 여인들이었습니다. 갈릴리에서 제자들과 다시 만나신 예수님은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을 것을 분부하시고 승천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이 약속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넉 달에 걸친 마태복음의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마태는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온 인류의 메시아임을 단호하게 밝힙니다. 그 삶의 여정을 따라 묵상하면서 우리는 주님의 수많은 가르침과 몸소 보이신 본을 보고 배웠습니다.
구원을 위한 십자가의 길을 추호의 어긋남이나 망설임도 없이 걸어가신 예수님처럼, 우리의 남은 인생을 구원에 초점을 맞춰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한 평생을 가장 가치 있고 성공적으로 사는 최선의 길은 나와 다른 사람의 구원에 집중하여 사는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