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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내가 만든 작은 왕국에 구멍 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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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을 겪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 학교를 설립했다. 그곳에서 가르치면서 목회도 병행했지만, 따로 보수를 더 받지는 않았다. 8년간 그 학교의 교장이자 위원회장으로 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정말 충격적이게도 나는 투표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나와 나의 사역에 너무나 소중했던 그 학교에 어떤 영향력도 미칠 수 없게 되었다.
그날 밤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파악조차 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나에게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의 얼굴이 아른거려 생각이 복잡했다.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우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테드 형에게 전화를 할 때까지는 말이다. 형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겪은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그 학교가 네 것은 아니잖아. 그 학교는 하나님의 것이니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행하시는 거야. 하나님께서 그분의 학교를 세우는 데 너를 사용하셨던 거야. 넌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을 계속해. 네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학교와 사람들을 섬기되 하나님 나라의 번영은 그분 손에 맡겨 드려.”
위로의 말이었지만 아팠다. 언젠가부터 그 학교는 나의 학교가 되어 있었다. 언젠가부터 그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나의 비전이 되어 있었다. 내가 느낀 슬픔의 대부분은 학교를 위해 최선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쫓겨났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었음을 겸손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통스러운 그 은혜의 순간에 하나님께서 내가 만든 작은 칸막이 왕국에 구멍을 뚫어 사랑의 손으로 나를 끌어내기 시작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