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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남편을 용서하라고 아내에게 요구하는 일이 ‘공정한 것’이 아님을 나도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이것은 공정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영혼에 감동을 주려는 것이며, 하나님 또한 그를 어루만지신다. 배우자가 악한 의도로 그런 일을 했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용서가 더 쉬워진다.
사랑과 존경의 원리는, 아내가 남편을 존경하지 않으려고 의도한 것이 아니듯 남편 역시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의도하지 않았음을 가르친다. 가혹하게 때로는 거칠게 대한다 해도 그의 의도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내는 남편이 악한 의도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어떻게 아내를 화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않는다. 아내 역시 그를 불쾌하게 할 목적을 품고 잠자리에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남편의 사랑 없는 행동이나 반응은 아내에게 상처를 입힌다. 하지만 바울은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같이 너희도 그리하고”(골 3:13)라고 썼다. 용서하는 대상에는 남편이 포함되는 것이 확실하다. 왜 먼저 움직이는 성숙한 사람이 되려 하지 않는가? 사랑을 베풀지 않는 그를 용서할 때, 아내는 존경하지 않는 것으로 원한을 갚으려는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셈이다. 용서하면, 아내는 힘과 자유를 얻을 것이고, 많은 사례에서처럼 악순환은 멈춘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 성숙한 아내는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인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남편을 존경하지 않는 모습은 사랑이 부족한 내 모습과 똑같다는 것을 말이다. 에베소서 5장 33절의 핵심은 그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들고 있는 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남편을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본을 보며 나도 깊은 영향을 받았다. 아내를 판단하고 화가 나다가도, 섬김과 사랑이 부족한 내 모습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