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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네 해의 짧은 생애를 살며 믿음의 그림을 그린 도메니코 페티(1589~1623)라는 이탈리아 화가가 있습니다. 그가 남긴 그림 중에 <에케 호모>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습니다.
이 화가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1719년 5월 어느 날, 이 그림 앞에 열아홉 살 된 독일 귀족의 아들이 서 있었습니다. 이 그림 아래에는 라틴어로 “나는 너를 위해 고난을 받았건만, 너는 나를 위해 무엇을 주느냐?”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는 이 그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무려 15분이나 서 있었다고 합니다. 일행이 재촉하는 바람에 그 자리를 떠났지만 그 그림 아래 쓰인 말은 그의 양심을 깊이 찔렀습니다. 그는 곧 자신의 모든 세속적 특권을 포기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그리스도를 따르며 당시 유럽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경건주의 운동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친첸도르프입니다.
그로부터 다시 여러 세대가 지난 1858년, 영국의 시인이요 찬송가 작시자인 프란시스 하버갈이란 여인이 독일 유학 중 친구를 따라 뒤셀도르프에 갔다가 <에케 호모>라는 그림을 보았습니다. 하버갈 역시 그 그림과 그림 아래의 문구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여인은 그 자리에서 노트를 찢어 그 문구를 적었습니다. 낙서처럼 적어 놓은 그 종이는 금방 잊혔고 나중에 무심코 벽난로에 던졌는데 타지 않자 <에케 호모> 그림의 구절이었음이 생각나서 부친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이 시가 무척 좋으니 찬송시로 만들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찬송가가 <내 너를 위하여>(새찬송가 311장)입니다.
내 너를 위하여 몸 버려 피 흘려 / 네 죄를 위하여 살 길을 주었다
널 위해 몸을 주건만 너 무엇 주느냐 / 널 위해 몸을 주건만 너 무엇 주느냐
우리를 위해 고난받으신 그리스도,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그리스도, 마침내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 존귀하신 그분 앞에서 우리의 삶을 결산할 때가 올 것입니다.
<에케 호모>의 그 물음에 대한 응답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