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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은 동양인 못지않게 윗사람에 대한 공경을 강조한다. 효는 하나님의 자녀가 해야 할 근본 도리이다. 하나님이 성경에서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부모에 대한 공경과 효도는 경로사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랍비는 영적인 아버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랍비에 대한 유대인들의 존경심은 대단하다.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려온 우리나라도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자녀들의 예의범절과 충효 사상을 길러온 전통이 있다. 불과 10~20년 전까지만 해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를 무릎에 앉히고 권선징악형 옛 이야기를 들려주며 삶의 지혜와 충효의 중요성을 알려 주던 정겨운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온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자리가 아니라, 집안 어른들이 자신의 체험을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인성 교육의 장이었다.
그런데 핵가족이 보편화하면서 집안의 어른이 사라지고, 밥상머리 교육도 실종되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조사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중·고교 학생의 절반가량이 “부모와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대인 가정도 2대, 3대가 어울려 사는 대가족이 많이 줄어들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여성의 경제 활동은 우리보다 더 활발하다. 그런데도 저녁마다 한자리에 모여 아이들에게 유대 민족의 정신과 전통을 심어 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밥상머리 교육이 실종된 것은 환경 변화 탓이 아니라,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 당장 가족 식사 시간을 만들어 보자. 아침 식사도 좋다.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해 하루 한 번은 반드시 식사를 같이 하자. 밥상머리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엄마 아빠의 일상을 들려주는 과정에서 가족 간 유대와 사랑이 싹트고 인성 교육도 절로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