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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쉼, 영혼의 목마름을 해갈하라

과월호 보기 오정현 목사

여름휴가가 한창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모처럼 산과 바다로 이탈을 꿈꿔 본다. 그러나 쉼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많은 경비를 들여야만 쉼다운 쉼을 누렸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여기에는 진정한 쉼의 의미는 상실돼 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은 영적 존재이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회복과 재충전 방법은 세상과 같지 않다. 자연과 교감하며 창조주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 영적 동지들과 만나 각자의 삶 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을 나누며 찬양하는 것, 말씀과 기도로 모든 힘의 근원 되신 주님을 만나는 것이 진정한 쉼과 재충전의 길이다. 기도는 세상의 기름기로 비대해진 우리 영혼을 건강체질로 바꾸는 좋은 영적 다이어트이며,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새벽기도의 발걸음은 영적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이다.
예수님은 바쁜 와중에도 동트기 전 한적한 곳으로 나아가 기도로 하루의 문을 여셨다. 피곤 때문에 한 시간이라도 더 자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님은 오히려 새벽에 일어나 기도로써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셨다. 예수님에게는 이 시간이 바로 안식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분에게는 기도가 쉼이었고, 사역을 이끄는 원천이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일상의 분주함과 경쟁구도는 피곤함과 억압만을 가져올 뿐이다. 그리스도인은 말씀과 기도로 목마름을 채우고, 영혼을 살려야 한다. 이 목마름이 해갈되지 않으면, 세상의 헛된 탐욕이 그 자리를 차지해 바벨탑을 쌓게 된다. 그러나 말씀의 바다에 깊이 잠겨 세상이 알 수 없는 기쁨을 누리고, 기도의 산에 올라 하늘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사람은 세상 가운데 믿음의 탑, 교회를 세우게 된다. 
강원도 태백의 예수원에는 “노동은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노동은 기도만큼 거룩한 것이고, 기도는 노동만큼 치열한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 땅은 우리의 삶을 통해 날마다 천국의 리허설을 보이는 현장이다. 이 땅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 아침마다 선물처럼 머리맡에 놓인 기도 시간을 붙잡지 못하는 사람은 천국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잘할 리 없다.
진정한 쉼은 산이나 바닷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영혼이 쉼을 얻지 못하면 육신이 아무리 쉬어도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주여 당신 앞에 무릎을 꿇기 전까지 내 마음에는 참된 쉼이 없었습니다”라고 고백한 것이다. 올 여름휴가는 주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고, 영혼의 깊은 목마름부터 해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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