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08년 02월

나를 이처럼 사랑하사

과월호 보기 편집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이 얼마나 무조건적이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지 아는가. 이 세상 그 무엇도 끊을 수 없을 만큼 끈질긴 사랑. 브레넌 매닝은 예수 그리스도의 그 위대한 사랑을 느낀 순간을 이처럼 표현했다.

 

 

브레넌 매닝의『나를 이처럼 사랑하사』 (좋은씨앗)

 

외롭게 시작된 긴 기도 시간 중에 예수의 말씀이 내게 들려왔다. “나는 너를 사랑하여 아버지 곁을 떠났다.
  나를 피하여 달아난 너, 내 이름을 듣지 않으려 하는 너에게 내가 왔다. 나는 너를 사랑하여 침 뱉음과 주먹질과 채찍질을 당하고 나무 십자가에 달렸다.”
  35년 전 일이건만 오늘 아침 경건의 시간에도 나는 그 말씀이 여전히 내 삶을 지탱해 주고 있음을 느낀다. 내 상태가 은혜롭든 꼴사납든 그 말씀은 객관적 진리로 냉엄하게 다가온다. 그날 밤 동굴 속에서 나는 그리스도의 몸에 흐르는 피와 상처를 상상 속에 그려 보며 십자가 수난상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았다. 그분의 피의 외침이 들렸다.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 것이 내게는 웃을 일이 아니다.”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나는 여태껏 어떤 남자도 나를 그렇게 사랑한 적이 없고, 장차 어떤 여자도 나를 그렇게 사랑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둠 속에서 나는 부르짖었다. “예수여, 당신은 미쳤습니까? 나를 이토록 사랑하시다니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란 말입니까?”
  내가 수도회에 들어가던 날 어느 지혜로운 노신부가 들려준 말을 나는 그날 밤에 배웠다.
  “한번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나면 세상 그 무엇도 멋있거나 탐나 보이지 않는다.” 

- 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