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이달의 말씀 안승훈 전도사 (<큐틴> 디렉터)
바울은 첫 전도 여행을 마치고 갈라디아서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전도 여행을 마친 후 일생을 정리하며 동역자들에게 여러 편지를 썼는데, 그중 하나가 디도서였습니다. 첫 번째 사역을 마친 후의 소감과 마지막 사역을 마무리하는 소감은 분명 달랐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로마 제국은 갈수록 그리스도인을 핍박했고, 유명한 네로의 박해가 임박했습니다. 어두운 밤 같은 시절을 맞아, 바울은 동역자들과 성도들에게 편지를 띄워 복음에 대한 확신과 그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바울의 편지는 어두운 밤을 지나는 성도들에게 반딧불처럼 밝게 빛났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도 바울이 두 편지를 통해 전한 평생을 바쳐 지킨 마음, 오늘 우리에게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몸의 기억이 아닌, 성령의 인도를 따라가요(갈라디아서 5~6장)
할례는 하나님께서 율법과 함께 유대인들에게 주신 기억 장치입니다. 율법이 평소 삶의 여러 규칙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구별된 백성임을 기억하는 행동의 기억 장치라면, 할례는 자신의 몸의 일부를 잘라내어 다른 민족과 다르다는 표시를 하는 몸의 기억 장치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율법과 할례를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기억해야 하는 원래의 목적을 잊고, 단지 자신들이 다른 민족과는 다르고 더 뛰어나다는 선민의식에 빠져 버렸습니다. 유대인 혈통의 그리스도인들은 율법과 할례가 아닌 믿음을 통해 구원을 받았음에도 다시 선민의식을 되찾고자 할례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보여 줄 수 있는 몸의 기억을 더 선호한 것입니다.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들이라면 하나님께서 자녀로 불러 주신 복된 소식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믿음을 주신 성령의 인도를 따라 열매 맺는 삶을 살며 십자가만 자랑하는 데 집중하라고 권면합니다.
이 사랑을 다 같이 기억하세요(디도서)
갈라디아교회의 동역자와 성도들에게 복음이 무엇인지 다시 전했던 바울은, 이번엔 동역자 디도와 그가 섬기는 교회에 편지합니다. 그들에게도 똑같이 거짓 복음에 빠지지 말고,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라고 말합니다. 특별히 그들에게는 복음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가 다 같이 움직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공동체의 리더들인 장로와 감독을 잘 세울 수 있도록 안내했고, 교회 공동체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삶을 통해 복음의 빛을 드러낼 수 있을지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가 어떻게 거짓된 메시지에 대비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 줍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 부름받은 이후 처음부터 끝까지 복음 그 자체만 전하길 원했습니다. 나아가 자신의 삶 전체가 복음을 위해 쓰임받길 원했습니다. 바울의 편지 내용을 부분적으로 보면 바울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복음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 여러 가지 당부를 할 때에도 성도들에게 자신만을 위해 잘 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복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복음을 지키고, 복음을 더 잘 전하기 위해 높은 기준을 갖고 살아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바울이 갈라디아교회와 동역자 디도에게 쓴 편지는 그의 가르침의 시작과 끝을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복음을 순수하게 지키며 복음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 삶에서 열매 맺도록 노력해야 합니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