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5년 05월

항구, 복음의 도구가 되다!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흙먼지 휘날리며 ‘가사’로(행 8:26)
부릉~ 트럭 한 대가 황토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이곳은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가는 길에 위치한 시글락(삼상 27:6). 그 언덕에서 ‘네게브’라 불리는 남방의 특징이 분명히 보인다. 모래시계 모양의 분지는 황토로 덮여 있는데, 1년에 비가 200mm 이상 오면 농토가, 그 이하가 오면 사막이 되는 두 가지 매력이 있다.

한 사람이 달려오는 마차를 세운다. 그는 마차에 올라타, 원래 타고 있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알고 보니 마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에디오피아 내시로 재무부 장관 격의 사람이었다. 그는 마차를 타고 오면서 이사야 53장을 읽었으며, 인류의 죄를 대신 지고 도살장에 끌려가듯 죽을 인물이 누구인지 고민했다. 그런데 그 순간 빌립 집사가 마차에 올라타 그분이 바로 예수님임을 알려 준 것이다. 내시는 바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시글락은 원래 이삭이 우물을 파고, 물이 나오면 다른 족속에게 우물을 빼앗기기를 반복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당시 이 지역의 지도자 블레셋의 아비멜렉 왕은 이삭이 우물을 팔 때마다 오아시스 같은 물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 그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해 평화조약을 맺었다(창 26:28).

에디오피아 내시도 이곳에서 생수와 같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내시의 변화로 에디오피아는 복음화를 이뤘고, 2천년이 넘는 기독교 역사를 가진 기독교 국가가 됐다.

 

아름다운 항구, 욥바(행 9:42)
빌립 집사는 해변 길을 이용해 가이사랴 항구까지 갔다. 그 길을 가던 중 ‘아름답다’라는 뜻을 가진 자그마한 ‘욥바’항에 들렀다. 솔로몬 왕은 이곳에서 레바논 백향목을 받아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었다. 요나 선지자가 북쪽 니느웨로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거역하고, 배를 타고 가다가 큰 물고기에 잡아먹힌 유명한 사건이 일어난 곳도 바로 여기다. 
한편, 베드로는 욥바의 지붕에서 기도하던 중, 3번이나 같은 환상을 봤다. 구약의 율법에서 말한 부정한 음식을 먹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에 의아해하던 중, 가이사랴에서 온 사람을 만나게 된다. 평소 같았으면 철저한 유대인 베드로는 이 만남을 단호히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환상을 본 후, 하나님께 순종해 ‘아름다운 발길’을 옮겨 가이사랴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넬료를 만나 이방 선교의 불씨를 지피게 된다. 솔로몬이 이곳에 백향목으로 성전을 세웠다면, 베드로는 이방인의 첫 교회를 세우러 간 것이다.

 

황제의 이름을 딴 가이사랴(행 10:24)
욥바에서 해변 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 70km를 달리면 가이사랴 항구가 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의 수도였고, 기독교가 인정됐던 비잔틴 시대에는 10만의 인구가 살던 거대한 항구였다. 가이사랴는 로마 황제의 이름인 ‘가이사(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을 따서 ‘가이사랴’라고 불렸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헤롯 왕은 12년이 넘는 노력을 기울여 폭이 약 2km 되는 국제 항구를 만들었다.
고넬료는 로마에서 가장 막강한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가 도착하자마자 그 앞에 얼굴이 땅에 닿도록 엎드려 절한다. 그리고 베드로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으로 들었다. 이후 고넬료는 유대 지역 근무를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항구를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헤롯 왕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 항구를 세웠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항구를 복음의 도구로 삼으셨다. 주님께서는 세상이 만든 도구를 사용해 일하신다. 그 역사를 함께 바라보며 느껴 보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