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5년 08월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으니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여인 천하(삿 4~5장)
이스르엘 골짜기 동쪽 가장자리에는 북쪽부터 다볼 산, 모레 산, 길보아 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산들은 북쪽에 위치한 갈릴리 지방과 남쪽의 사마리아 지방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가나안의 하솔 왕 야빈은 므깃도 근처에 철 병거를 보내 이 길을 통제하면서 이스라엘을 괴롭혔다. 이로 인해 마치 남쪽과 북쪽이 분단국가처럼 나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쪽 대표 드보라는 북쪽의 바락과 연합해 병거가 오를 수 없는 가파른 다볼 산에 진지를 구축한다. 적의 철 병거 구백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다볼 산으로 전진해 오는 긴박한 상황 가운데서도 그녀는 거침없었다.


“일어나라. 여호와께서 적장 시스라와 그의 군대를 너희에게 넘겨주셨다!” 여장부 드보라의 선포에 모두가 두려움을 떨쳐내고 산을 내려가 적에 맞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것이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비가! 졸졸 흐르던 기손 시냇물이 넘치더니 둑을 넘어 들판으로 흘러들어갔다. 무거운 철 병거들은 들판으로 흘러든 물이 만든 질퍽한 땅에 처박혔다. 그러자 이스라엘 군대는 우왕좌왕하는 철 병거에 달려들어 적군 병사들을 끌어내렸다. 그들의 목을 밟고 머리를 진흙탕에 처박아 죽여 버렸다. 정말 놀랍고 기가 막힌 대승이다.


적장 시스라는 재빨리 철 병거에서 내려 다른 군사들과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다. 들을 지나고 산을 넘어 20km 넘게 도망갔고, 유목민으로 살던 헤벨의 아내 야엘의 천막에 가서 도움을 청했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자손인 야엘은 그를 맞아들였다. 그녀는 시스라를 보고 두려워하기는커녕, 목말라하는 그에게 물 대신 포만감을 주는 우유를 줘 잠들게 했다. 그가 잠든 것을 확인한 야엘은 말뚝과 방망이를 집어 들었고, 옆으로 누워 잠이 든 시스라의 관자놀이에 말뚝을 대더니 방망이로 내리쳤다. 말뚝은 한방에 시스라의 머리를 관통해 땅에 박혔다.


평소 천막을 자주치는 유목민의 현모양처는 남편을 도와 말뚝을 잘 박는 여인이었다. 바로 이 말뚝 박기의 고수, 야엘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라. 남들이 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르는 말뚝 박기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삶의 현장에서 맡겨진 일을 고수처럼 잘하는 이를 사용하신다.

 

기드온의 삼백 용사(삿 7:1~7)
모레 산에는 미디안 군대가 있었고, 길보아 산에는 기드온 군대가 있었다. 기드온 군대는 삼만 이천 명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군사를 줄이라고 명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승리했다는 여지를 없애기 위해 소수만을 남기라고 하신 것이다.
땡볕에서 힘들게 훈련하던 병사들은 길보아 산 아래에 있는 하롯 샘으로 내려갔다. 목마른 병사들은 샘으로 뛰어들었고 다들 머리를 처박거나 무릎을 꿇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런데 삼백 명만이 서서 한 손으로 물을 홀짝홀짝 마신다. 그들은 쉬면서 물을 마시는 순간에도, 한 손에는 무기를 놓지 않고 높이 자란 수풀을 주시하고 있었다. 수풀 너머 10km 떨어진 모레 산에는 낙타 부대로 무장한 미디안 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서 물을 마시던 삼백 명은 잠시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택해 그분의 일을 하셨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능력이 뛰어난 자보다 사명에 깨어 있는 기드온의 삼백 용사를 통해 일하셨다는 사실을! 오늘도 우리는 이런 하나님을 기억하고 매 순간 깨어 기도하며 사명대로 살아가는 주의 자녀가 돼야 한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