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백만 군사를 이긴 아사왕의 기도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20km를 내려가면 유다산지로 오르는 골짜기와 구릉지가 있는 쉐펠라지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남쪽으로 25km를 가면 스바다 골짜기의 ‘마레사’에 도착한다. 동서로 길게 놓인 쉐펠라의 골짜기가 뚫리면 적이 능선을 타고 올라와 유다산지에서의 방어가 힘들다. 따라서 그 골짜기를 지키는 관문 중 하나가 마레사다.
마레사는 유다지파가 분배받은 성읍으로, 남유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세운 도시다. 아사왕 때 구스 사람 세라가 군대를 거느리고 마레사 남쪽 스바다 골짜기에 진을 쳤다. 이곳에서 아사왕은 기도로 군사들을 독려한 후 구스의 백만 군사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다.
“여호와여 힘이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밖에 도와줄 이가 없사오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가 주를 의지하오며 주의 이름을 의탁하옵고 이 많은 무리를 치러 왔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우리 하나님이시오니 원하건대 사람이 주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대하 14:11).
이 기도는 사람의 전쟁을 하나님의 전쟁으로 돌리기에 충분했다. 마레사에서의 승리는 구스 군대를 그랄까지 몰아내면서, 쉐펠라지역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예수님에 대한 미가의 예언
마레사 근처 가드모레셋 출신인 미가는 마레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앗수르가 침략하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 전에 쉐펠라를 칠 것을 확신하며, 이에 대해 경고했다. 미가의 예언은 히스기야 시대 산헤립이 쉐펠라지역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성취됐다. 미가는 마레사에서 유다산지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다윗 같은 새로운 지도자를 세워 이스라엘을 회복하실 것을 믿었다. 그의 예언대로 다윗의 후손이신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 오셨다.
바벨론 포로기 때 에돔인이 마레사 주변에 정착해 이두매인이라 불렸다. B.C. 125년에 유다 마카비 왕조의 요한 힐카누스는 이두매인을 강제로 유대교로 개종시켰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죽이려던 헤롯도 이곳에서 태어났으리라 추정된다.
사랑을 품은 동굴 도시
마레사 남쪽 언덕에는 다양한 석회암 동굴이 있는데, 비둘기를 키운 거대한 콜롬바리움 동굴을 비롯해 지하 8층이나 되는 동굴이 있어 농작물과 물을 저장하는 주거지로 사용됐다. 건기의 뜨거운 열기도 이곳에 들어가면 바로 식어 버린다. 이 지역은 시돈 사람들의 큰 동굴 무덤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였다.
이중 가장 특별한 장소는 벨 동굴이라는 벨 모양의 석회암 동굴이다. 숟가락으로 긁어도 파지는 나리(Nari) 석회암 지역의 돌은 매우 부드러워 건물을 짓는 데 유용하게 사용됐다.
초대 그리스도인은 박해를 피해 동굴에서 예배를 드리곤 했는데, 벨 동굴에도 십자가 문양이 있다. 하트 모양을 한 동굴의 입구는, 여호와를 의지해 백만 군사를 이긴 아사왕의 마음과 주님의 사랑을 마음에 품고 동굴에서 박해를 이겨 낸 성도들의 마음을 엿보게 한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