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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눈물이 생수가 된 기드론 골짜기(마 26장)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성경의 역사를 묵상하는 길

예루살렘성전의 동쪽에는 감람산이 있고 그 사이에는 기드론 골짜기가 있다. 이 골짜기는 왕의 골짜기, 사웨 골짜기로 불렸고 예루살렘성전 북쪽에서 시작해 남쪽 다윗성에서 힌놈의 골짜기와 만나 유대광야 쪽으로 향해 사해로 알려진 염해로 흘러간다.

남서쪽으로는 고대 예루살렘이었던 다윗성이 보인다. 건너편 북동쪽으로는 감람산의 겟세마네 동산, 막달라마리아교회, 그 위로 눈물교회가 있고, 남동쪽으로는 유대인들의 거대한 무덤군이 있다. 특히 압살롬의 기둥으로 알려진 거대한 무덤과 선지자 스가랴에게 헌정한 무덤이 있다. 이 무덤은 실제 사용된 적은 없고 신앙의 위인들을 위한 영혼 무덤이다. 


예수님-다윗-아브라함의 눈물 골짜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의 성찬식을 마치고 겟세마네로 오실 때 기드론 골짜기를 지나셔야 했다(마 26:36). 예수님을 잡으려고 한 가룟 유다도 이 골짜기를 지나왔다. 

이 장면은 압살롬의 반란 사건과 겹친다. 다윗은 압살롬을 피해 기드론시내를 건너 감람산으로 갔다. 예수님과 동선이 겹치며, 상황도 일치한다. 기드론 골짜기는 사랑했던 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아픈 마음으로 지나야 했던 눈물의 골짜기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구출하기 위해 그돌라오멜 군대를 급습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아브라함은 기드론시내에서 (예루)살렘 왕이자 제사장인 멜기세덱을 만나 십일조를 드렸다. 제물을 드리고 제사를 드렸다면 그 장소는 모리아산이 유력하다.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드리라고 하신 장소가 바로 이 모리아산이다. 아브라함은 멜기세덱과 예배드렸던 곳에서 아들 이삭을 드려야 했다. 또다시 기드론시내에서 모리아산에 올랐을 것이다. 

아들을 드려야 하는 아픈 가슴과 자신이 제물이 될 것을 눈치챈 이삭, 두 부자의 모습은 겟세마네의 기도 후에 골고다에 오르시는 예수님과 하나님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생수의 강’이 흐르는 골짜기 

눈물의 골짜기는 결국 ‘생수의 강’이 됐다.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한 에스겔은 성전 회복에 대한 환상을 봤다. 

예루살렘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은 동쪽으로 흘러 발목에 차오르고, 이후에는 건너지 못할 강이 된다. 그 물이 흐르던 곳이 기드론 골짜기이다.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면 기혼 샘이 있다. 이 샘은 에덴동산의 근원이며, 솔로몬이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곳이다. 

기혼 샘이 흘러가는 기드론 골짜기는 에스겔 43장의 환상과 예수님의 선포를 연상하게 한다. 에스겔의 환상에서 생수가 유다광야를 흐르면서 나무들이 살아나고 죽음의 바다 사해에서 고기들이 살아났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에스겔의 환상은 성령님께서 광야와 죽음의 바다 같은 세상을 향해 흘러가며 생명을 살리시는 환상이라 할 수 있겠다. 

무덤으로 꽉 차 있는 눈물의 골짜기가 아브라함과 다윗, 예수님으로 인해 성령의 생수가 흐르는 소망의 골짜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