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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성경의 역사가 흐르는 기드론 골짜기(히 7장)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멜기세덱이 다스린 기드론 골짜기

멜기세덱은 예루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다. 그는 여러 왕을 쳐서 죽이고 돌아오는 길에 기드론 골짜기에서 아브라함을 만나 십일조를 받고 복을 빌었다(히 7:1). 그가 다스린 예루살렘 동쪽에는 감람산이 있는데, 그 사이의 계곡이 기드론 골짜기다. 


아브라함과 다윗, 예수님이 스쳐 간 곳

감람산에서 기드론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에는 유대인의 무덤(감람산 쪽), 아랍인의 무덤(성전산 쪽), 그리스도인의 무덤(골짜기 아래)이 있다. 모두 부활을 꿈꾸며 잠든 자들이다. 유대인 무덤을 왼쪽으로 하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을 만난(창 14:17~19) 성경 속 장소가 나온다. 아브라함은 이곳에서 멜기세덱을 만나 축복을 받고 십일조를 드렸다.

다윗은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다윗성을 도망 나와 감람산을 지나 요단강 동편으로 도주했다(삼하 15:23). 기드론 골짜기와 감람산 사이에 있는 겟세마네 동산은 다윗이 아들 압살롬을 피해 도망갔던 지점이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드론 골짜기를 넘어 겟세마네에 오신 예수님께서도 제자에게 배신당하고 피땀을 흘리는 기도를 드리셨다. 그리고 말씀 되신 예수님께서 언약의 말씀을 이루고자 자발적으로 잡히신 후, 기드론 골짜기를 넘어 예루살렘으로 끌려가셔서 구원의 제물이 되셨다.

에스겔이 봤던 환상에 의하면, 예루살렘 성전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와 기드론 골짜기를 적시고 광야에 식물이 자라며 죽은 바다 사해가 살아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7장 초막절 마지막 날에 외치신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라는 선언으로 에스겔의 환상은 이뤄질 것이 약속됐고, 감람산에서 예수님의 승천을 보고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도했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음으로 그 약속은 이뤄졌다.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현장

기드론 골짜기에서 다윗성으로 향하는 길로 내려가다 감람산 방향을 보면, 압살롬이 세운 기념비가 있다(삼하 18:18). 또한 그 아래에는 제사장 헤실의 가족묘(대상 24:15)가 있다. 헤실의 가족묘에는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가 묻혔다는 주장도 있다.

골짜기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왼쪽에는 멸망산, 오른쪽에는 다윗궁전이 있던 다윗성이 있다. 다윗성 아래에는 솔로몬이 왕위 즉위식을 한 기혼샘이 있고, 260m가량 더 내려가면 히스기야가 터널을 파서 기혼샘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인 실로암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나면서 맹인 된 자에게 실로암에 가서 눈을 씻으라 했는데, 그곳은 당시에 정결 예식을 행하던 장소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한 맹인은 몸과 눈이 함께 씻은 바 돼, 믿음의 사람으로 거듭났다.

기드론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아브라함과 다윗,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성경의 모든 역사가 스쳐 가는 현장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성령의 생수가 흘러 광야 같은 세상을 살리는 역사의 현장을 걷다 보면, 강물처럼 차고 넘치는 하나님의 역사와 구원의 계획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