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지리

2025년 07월

이스라엘 최남단 언약의 도시, 브엘세바(창 26장)

성경지리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이스라엘 남쪽의 경계 도시, 브엘세바

‘맹세의 우물’이란 뜻의 브엘세바는 이스라엘 남쪽의 경계 도시로 예루살렘 남쪽 약 75km 지점에 있다. 브엘세바는 남북 산지 능선 도로인 족장의 도로 끝 지점이자, 해변길의 가사와 동편 에돔의 왕의 대로를 이어 주는 남쪽 중심지다. 이 도로를 통해 무역했던 솔로몬과 웃시야는 이 도시를 중요시했고, 히스기야는 남쪽 방어를 위해 브엘세바성을 건설했다.

 

두 번이나 언약을 맺은 브엘세바 우물

200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브엘세바성은 넓은 들판 중앙에 있으면서, 메마른 여름과 푸르고 아름다운 겨울의 풍경이 극명하게 비교되는 곳이다.

이스라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유적지로 들어서면, 아브라함이 이곳에 머물 때 심었다던 에셀 나무가 순례자를 맞는다(창 21:33). 입구 광장에는 브엘세바에서 발견된 예배 제단이 세워져 있다.

동쪽 문을 향해 오르면 성문 앞에 70m 깊이의 우물(브엘)이 있다. 아브라함이 이곳에서 블레셋와 언약을 맺어 브엘세바로 부른 후, 이삭도 이곳에서 블레셋 왕과 언약을 맺고 ‘언약(세바)의 우물(브엘)’이라고 불렀다(창 21:31). 안내판에도 이삭이 아비멜렉을 만나 언약을 맺은 창세기 26장 26~33절 말씀을 기록해 놓았다. 야곱도 브엘세바에서 마지막 제사를 드리고 애굽으로 향했다(창46:1). 즉, 이곳은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최고의 예배 장소 중 하나가 있던 곳이다.


전쟁을 대비해 지어진 건축물

브엘세바의 건축물은 대부분은 히스기야가 앗수르 왕 산헤립과의 전쟁을 대비하면서 세운 것이다. 특별히 성이 포위됐을 때 가장 중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헤브론 쪽에서 내려오는 물을 우기에 모아 놓은 물 저장고가 발견됐다. 성문 앞에 우물이 있음에도 전쟁 때 접근하기가 어려워 지하 20m, 700규빗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전쟁 시에는 성안의 나선형 계단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

 

눈물을 흘리며 믿음의 씨를 뿌리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와디’라고 알려진 깊은 골짜기가 보인다. 이 지역은 비가 오는 우기에는 기름진 땅이 되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바로 사막이 된다.

바벨론으로 끌려간 브엘세바의 남방 사람들은 시편 126편에 비가 오면 광야가 갑자기 농경지로 바뀌는 것을 알고, 눈물을 흘리며 몇 년이고 믿음의 씨를 뿌렸다. 그리고 그 일이 이뤄졌을 때 포로 된 자신들을 브엘세바 앞의 겨울 시내처럼 빨리 고향으로 보내 달라고 기도한다.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같이 돌려보내소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 126:4~5).

이런 곳에서 이삭이 우물을 판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일생에 한 번 얻기도 힘든 우물을 뺏기면서도 계속 얻는 이삭을 보며 블레셋 사람은 그와 함께하시는 여호와를 보게 됐다. 이처럼 온유한 자가 땅을 차지한다는 말씀은 순종하는 자의 삶에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