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지리 이문범 교수(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마하나임의 지정학적 중요성
야곱이 밧단 아람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의 군대를 봤다고 해서 ‘두 캠프’라는 뜻으로 이름 붙인 마하나임은, 현재 ‘툴룰 다드다합’이라 불린다. 마하나임과 브누엘은 얍복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가장 높은 두 개의 계단식 지대에서는 세 정착 단계가 발견됐다. 초기는 주전 1300~970년에 속하고, 장식된 사자 머리, 염소를 안고 있는 여성, 악기를 들고 있는 수염이 없는 두 사람의 유적은 신전에서 종교적인 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말해 준다.
이후 바사와 헬라 시대에 사용되다가, 로마 시대 헤롯이 약 30×30m 크기의 궁전을 건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헤롯이 만들곤 했던 하트 모양의 기둥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화재와 지진으로 손상되고 무너져 버려졌다.
이곳은 요단강의 동편 길, 즉 베레아 길에 위치한 숙곳에서 얍복강을 거슬러 7km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지나는 도로는 서쪽 해안의 해변 길과 가나안 산지 족장의 도로와 요단 동편 왕의 대로를 잇는 중요한 도로다.
특히 해변 길에서 시작해 북이스라엘의 세 수도였던, 사마리아-세겜-디르사를 거쳐 요단강을 넘어 숙곳-마하나임-거라사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사마리아 지역 관통 도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마하나임은 동쪽의 암몬 지역으로 향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기도 했다.
아브라함부터 다윗에 이르는 역사의 현장
마하나임을 지나는 길은 야곱이 지난 길이기도 하지만, 아브라함도 이 길을 통해 가나안으로 들어왔으리라 추정된다. 아브라함은 동쪽 국제 도로였던 왕의 대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얍복강에서 서쪽 가나안을 향해 내려갔다. 이 길에서 야곱은 에서가 군사를 동원해서 온다는 말을 듣고, 마하나임과 브누엘이 만나는 얍복강에서 간절히 기도했다.
이후에는 사울이 블레셋에게 패해 전사한 후, 그의 아들 이스보셋이 수도를 마하나임으로 옮겼다(삼하 2:8). 당시 군대 장관 아브넬을 중심으로 한 군대는 다윗과 대결하기 위해 요단강을 넘어 원정을 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에 쫓겨 왔을 때는 피난처가 됐다(삼하 17:24). 당시 마하나임은 요새 역할을 해서 숙곳 근처 에브라임 수풀에서 전투가 벌어질 때 다윗을 안전히 보호해 줬다.
죽기를 각오하고 씨름했던 마하나임
야곱은 형 에서의 군대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군대’라 이름한 마하나임 아래 얍복강에서 밤새도록 기도했다.
천사는 씨름을 하다가 날이 새자, 자신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는 고대의 사상에서 날이 새어 야곱이 하나님의 천사를 보면 죽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죽어도 좋다는 자세로 간절히 기도했다.
이를 통해 야곱은 얍복강에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브누엘’ 언덕 이름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하나님과 겨뤄 이겼다는 뜻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