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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하나님께 인도받은 시내광야

과월호 보기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시내산으로 가는 광산 길
고센 땅에서 330km를 달려 시내반도의 예벨무사라는 모세산을 향한다. 넓게 펼쳐진 평지는 이스라엘 장정 60만과 함께한 가족들이 머물기에 충분해 보인다. 시내반도의 시내광야는 아프리카인 이집트와 아시아인 가나안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북부는 해안과 접한 넓이 32km 모래톱평야로 돼 있어 농업이 가능하다.
중부로 가면서 고도가 높아지며 사암과 석회암으로 된 평편한 고원 지대를 이룬다. 남부는 험준한 산들이 지속돼 고대로부터 터키옥, 대리석, 구리를 생산하던 광산이 있었고, 그중 세라빗 엘 카팀이라는 이집트 여신을 섬기는 신전도 발견됐다.


시내광야 주변의 작은 광야들
시내광야는 60만㎢의 규모이고 구름이 없는 날이 70% 이상이다. 시내광야에는 작은 규모의 신(Sin)광야, 에담 혹은 수르광야가 있고, 시내광야에서 북쪽인 가나안 땅으로 가면 바란광야를 만나고, 이어서 신(Zin)광야를 만난 후에야 반사막 지대인 네게브를 지나 가나안에 이른다.
최근 시내산이 미디안광야에 위치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구글어스(Google Earth) 등으로도 볼 수 있는 800m가 넘는 홍해의 깊이나, 3일 내에는 절대로 걸어갈 수 없는 거리와 험준함을 고려할 때 지리적으로 신빙성이 없는 주장으로 보인다(참조 《역사지리로 보는 성경》 구약편 140쪽).


구름기둥과 불기둥
중동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얼굴 주변을 칭칭 감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햇볕은 너무나 뜨겁지만 습기가 없는 날씨이기에 그런 복장이 가능해 보였다.
광야에서 뜨거운 햇볕을 막아 주는 구름을 만날 때마다 구름기둥을 상상해 본다. 노예 상태에서 맨발로 나온 백성이 발이 부르트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구름기둥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또한 불기둥은 해가 지면 바로 추워지는 광야에서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 줬을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 생활에서 지켜 주신 증거다.


‘만군의 여호와’가 되신 하나님
모세가 성막 설계도를 받아 성막을 만들자 그 위에 구름기둥이 서며 여호와가 함께함을 보여 주셨다. 열두 지파는 하나님께서 머무시는 성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세 지파씩 나눠 진을 쳤다. 이때부터 여호와의 이름 앞에 군대들의 하나님이라는 뜻의 ‘만군의 여호와’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모세는 히브리인들을 멋진 군대로 만들고, 하나님께서는 군대들의 하나님으로 등극하신다.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광야
민수기의 영어 명칭은 ‘Numbers’로, 시내광야를 출발하기 전 이스라엘 군대의 숫자가 광야 38년이 지난 후 모압 평지에서 인구 조사를 할 때도 거의 같은 숫자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민수기의 원래 이름은 히브리어로 ‘광야에서’(Bemidbar)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은 성령을 상징하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보호와 인도를 받았다. 그 그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던 광야 생활, 우리도 성령님의 인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