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민주(사랑의교회 고3·수험생부)
제자답지 못한 준비 과정
사랑유스콰이어는 청소년 찬양대로 매년 선교지의 언어로 찬양을 연습해서 단기선교를 가요. 지난 1월, 저는 사랑유스콰이어의 단원으로 웨일스에 다녀오게 됐어요. 수능을 치른 후라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었고, 선교를 간다는 생각에 들뜨기도 했죠. 하지만 연습이 반복되면서 그 시간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한 준비라는 사실을 종종 잊었어요. 또 함께 선교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단기선교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은 했지만, 정작 저는 단기선교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잠드는 날이 많았죠.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단기선교를 떠나게 됐어요.
복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간
저희의 주요 사역은 현지 교회의 예배 시간과 초등학교 조례 모임에서 찬양하는 것이었어요. 웨일즈에 토요일 밤에 도착했기 때문에 바로 다음 날 교회에서 찬양을 했죠. 그런데 찬양을 하면서도 그곳이 선교지라는 것을 체감하지 못했어요. 웨일스의 교회에는 성도가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그 교회는 많은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어요.
웨일스가 선교지라는 것은 도착한 지 3일째 되던 날, 하노버(Hanover)교회에 갔을 때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어요. 하노버교회는 1866년,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로버트 토머스 선교사님을 파송한 교회예요. 그런데 지금은 노인 열 두 분만이 교회를 지키고 계셨어요. 하노버교회는 지금의 목사님이 오시기까지 20년 동안 담임목사님이 계시지 않았다고 해요. 그날 함께하신 할머니 중 한 분은 주일학교 학생일 때부터 20년 동안, 담임목사님이 안 계실 때에도 기도로 자리를 지켜 오신 분이었어요. 하노버교회의 담임목사님은 “불과 114년 전에 웨일스는 전체 인구 80% 이상이 하나님을 믿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기독교인의 비율이 3%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며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감동과 도전을 받았고, 만약 주변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전혀 없을 때도 내가 믿음으로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다음 세대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
3개의 초등학교를 다녀왔는데 마지막에 다녀온 학교가 유독 기억에 남았어요. 그곳의 벽에 있던 각 종교의 상징과 이름 때문이에요. 기독교를 그저 하나의 ‘종교’로 배우는 아이들이 안타까웠거든요. 교회 사역에서는 웨일스에서 전해 준 복음으로 우리가 함께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게 됐다는 마음으로 찬양했다면,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우리의 찬양을 흘려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찬양했어요. 이 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예수님이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저 사람들이 이 먼 곳까지 왔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단 한 번이라도 교회에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요.
복음이 없는 곳에 십자가를 전파하라
솔직히 웨일스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어요. 단기선교는 동남아나 아랍, 남미 지역 같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그러나 웨일스에 다녀오고 나니 선교의 대상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며, 목숨의 위협을 받는 위험한 곳만이 선교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기독교 역사도 우리보다 훨씬 오래됐지만 하나님을 떠난 땅이 돼 버린 유럽을 보고 있으니,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은 편인 우리나라도 어느 순간 하나님을 떠난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붙들고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곳의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해서 그 나라의 부흥을 이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중보하고 싶어요!
** 선교지를 향한 기도
복음의 불모지가 돼 버린 웨일스와 유럽 지역에 다시 한 번 부흥이 일어날 수 있길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