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전승찬 학생 (고등학교 1학년)
망설였던 단기선교
선교사이신 아버지를 따라 M국에서 8년 정도 생활하다가, 올해 초 귀국해 사랑의교회를 다니게 됐어요. 제자훈련을 받고 교회 동아리 활동을 하며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단기선교팀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께서 전화를 걸어와 제가 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단기선교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권하셨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가고 싶은 마음보다 귀찮은 마음, 방학의 일주일이 아깝다는 마음이 더 컸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께서 저에게 남아공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셨고, 단기선교에 참여하기로 마음먹게 하셨어요.
도우시고 함께하시는 하나님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는 남아공에서 선보일 태권체조 공연을 맡았어요. 태권도를 아예 처음 접하는 친구도 많아서 초반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하나님의 도우심과 친구들의 노력으로 점점 놀랍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생겼고, 기도로 준비하며 걱정과 우려는 점차 기대로 바뀌었어요. 일주일에 몇 번씩 모여 연습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러면서 친구들, 선생님과 친해지고 하나의 공동체라는 생각이 싹텄어요.
단기선교 첫날에는 MK(선교사 자녀)들을 만나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선교지에서의 이런저런 경험들을 들으며 유익하고 값진 교제의 시간을 보냈어요. 고작 하루 함께했을 뿐인데 헤어질 때는 몹시 아쉬웠어요. 나중에 현지에 계신 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땐, 조금이나마 MK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기뻤어요.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예배
둘째 날은 현지 주일학교에 방문했어요. 빈민가의 흑인 아이들을 보며, 내가 당연히 여기며 누리고 있던 것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고, “남아공 정부가 돌보지 않는 사람들을 주님께서 돌보신다”라고 하시던 선교사님의 말씀에서 예수님의 은혜가 느껴졌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선교사님들이 더없이 존경스러웠어요. 그래서 몸은 힘들어도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섬길 수 있었어요.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의 마지막 사역은 블라스빌 농아교회 사역이었는데,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농아 성도들이 좁은 교실에 모여 수화로 찬양하고 예배드리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쳤고, 수화로 진행된 설교 말씀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반짝이며 집중하는 모습에 ‘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예배가 바로 이런 거구나, 하나님께서 이분들을 보며 얼마나 행복해하실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매 주일 예배를 드릴 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웠어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시간
케이프타운으로 이동한 뒤, 그곳의 유명한 관광지들을 둘러봤어요.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을 보며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느꼈고, 그에 비해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겼어요. 아무것도 아닌 저에게 베풀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도 깨달았죠.
남아공에서의 일주일은 너무도 값진 시간이었어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고, 그 사랑을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기 원하시는 주님의 뜻을 깨닫는 시간이었죠. 그곳에서의 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남아공 땅의 영혼과 그곳에서 일하시는 선교사님들을 위해 기도하며 살고 싶어요.Q
선교지를 향한 기도
남아공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기시는 선교사님과 그 땅의 영혼들을 붙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