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임사무엘 목사 (분당우리교회)
그리스도인의 능력, ‘전환력’
작년 10월 27일 제1회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지친 사람들을 쉬게 하려고 서울시에서 주최한 대회였다. 규칙은 3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말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으면 되는 거였다. 50:1의 경쟁 끝에 최종 우승은 9살 여아에게 돌아갔다. 평소 학원에서 집중을 못했다는 얘기를 듣던 아이를 위해 엄마는 이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고 결국 우승까지 하게 됐다.
그 아이 엄마의 모습을 통해 나는 그리스도인의 능력을 발견했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인가? 삶의 전환력을 가진 사람이다. 즉 바꾸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집중력이 없어 절망한 아이를 집중력이 없는 것으로 승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전환력’인 것이다. 2015년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전환력이 있다면 절망은 희망으로 바뀌고 상처는 별이 될 수 있을 것(scars into stars)이다.
짊어지고 감당하라
여호수아 22장에는 요단 동편 지파를 떠나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요단 동편 지파들은 전쟁의 최정예 부대로써 이스라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여호수아는 말씀에 순종해 그들을 돌려보낸다. 동편 지파가 없는 상황을 짊어지고 감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호수아에게는 현실을 도피하는 모습이 아닌 현실을 돌파하는 담대한 모습이 있었다.
바둑을 둘 때 이기는 법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상대를 패배시키는 것이다. 이는 내가 상대보다 더 뛰어난 실력과 상황을 만들어 이기는 경우다. 두 번째는 상대가 지는 것이다. 이길 수가 없어 그냥 버티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무너지는 경우다. 성경이 말하는 승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믿음으로 견디고 있는 내게 고난이 지는 것. 그것이 승리다.
전환력은 ‘믿음’에서부터
내가 힘들 때마다 읽는 성경 말씀이 있다. ‘이제 내 손을 힘 있게 하옵소서’(느 6:9). 이것은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을 쌓아야 하는데 돌 하나 쌓을 힘이 없을 때 했던 기도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때 천사들을 보내어 성벽을 완성하게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느헤미야를 힘 있게 하셔서 그 상황을 감당하고 성벽을 재건하게 하셨다. 전환력은 이 믿음! 하나님께서 내 손을 힘 있게 하셔서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신다는 바로 그 믿음에서 시작된다.
남아서 버티기만 해라
고전 명작 중 <벤허>라는 영화가 있다. ‘벤허’라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이다. 클라이맥스에서 그의 원수인 메살라와의 전차 경주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문제는 주인공인 찰톤 헤스톤이 말을 타 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는 두 달을 연습해 겨우 말을 탈 수 있었으나 경주에 이길 수는 없었다. 실망한 그는 감독에게 찾아가 경주에 이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그냥 경주에 남아 있기만 해요. 그러면 이기도록 해줄 테니!” 경주에 남아 있는 한 2015년은 반드시 승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