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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안녕하세요? 선생님!

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선생님, 우리 선생님
다 알지만 속을 수밖에 없는 선생님들의 3대 거짓말! ‘이번 시험 쉽게 냈다’, ‘이 문제는 너희 반만 가르쳐 주는 거야’, ‘자, 조금만 더 하고 쉬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선생님들에게 우리는 면도날, 백발 마녀, 잠수함, 장미 단추(장거리 미남 단거리 추남) 등의 웃지 못 할 별명을 지어드리며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한다.
학생인 우리는 학창 시절 내내, 그리고 하루 종일 선생님들과 함께 살아간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으로 한 주를 시작하고, 담임선생님의 종례로 하루 일과를 마감한다. 우리는 엄마 아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선생님들과 함께 보낸다.
5월이면 실습 나오신 풋풋한 교생 선생님들을 보며 마음 설레고, 아침 등교 시간 교문에 서 계신 학주 선생님 앞을 지날 때면 알 수 없는 긴장감에 교복 매무새를 바로 잡곤 한다. 시험지를 들고 교실로 들어오시는 선생님은 싸늘한 저승사자 같고, 소풍 장기자랑 때 망가져 주시는 선생님은 예능감 충만한 반전의 주인공이며, 체육대회 계주 마지막 주자로 전력 질주 하시는 선생님은 역전의 승부사다. 5월의 선생님은 심쿵한 첫사랑의 대상이요, 따끔한 호통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매운 회초리이며, 아빠처럼 엄하고 엄마처럼 따뜻한 우리의 가족이요, 그 그늘에 기대 쉬고 싶은 커다랗고 고마운 나무다.

 

선생님, 가르쳐 주세요
우리는 인생에서 알아야 할 많은 것들을 선생님들에게서 배웠다. 초딩 시절 실내화 정리하는 법에서 시작해 알림장 쓰는 법, 시계 보는 법, 국경일의 유래, 원소기호 읽는 법, 로마의 역사, 벡터의 연산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지식들을 선생님들로부터 배웠다. 어디 그뿐인가. 싸운 친구와 화해하는 법을 배웠고, 끓어오르는 짜증을 참는 법을 배웠고,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법도 배웠다. 기본적인 예의범절에서 시작해 인류 역사의 위대한 사상 체계까지 배웠다. 옳고 그름, 참과 거짓, 선과 악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고, 교과서나 문제집에는 나오지 않는 인생의 지혜들을 배웠다. 첫눈 오는 날 들려주신 첫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의 설렘을 배웠고, 고난을 이겨내신 삶의 이야기에서 굴하지 않는 생의 용기를 배웠다. 이 모든 것이 가르침의 목적이고 배움의 결과다. 가르치고 배우는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그래서 이토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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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오라.” 그물을 손질하던 어부 베드로에게도, 세관에 앉아 있던 세리 마태에게도, 혁명을 꿈꾸던 열심당원 시몬에게도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제자가 스승을 선택하던 당시의 관례를 깨뜨리고, 스승이신 그분께서 직접 제자들을 선택하셨던 모습들을 성경은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만선을 꿈꾸던 어부도, 부자가 되고 싶던 세리도, 독립을 원했던 열심당원도 예수님의 제자가 돼, 예수님께 배웠고, 그분의 말씀을 통해 완전히 변화됐다.
변화된 제자들은 세상을 변화시켰다. 최고의 선생님이신 예수님께 선택을 받고, 그분께 배우고, 이제 다른 누군가를 위해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무리를 ‘예수님의 제자’라고 부른다. ‘예수님의 제자’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자랑스러운 스펙이다. 주를 믿는 청소년들의 신분은 학생이기에 앞서 예수님의 제자들이다. 예수님께서 그분의 첫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다.
 ‘나를 따라오라!’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희생과 사랑의 발자취를 묵상하고, 그 걸음을 한 걸음씩 따라가는 것은 제자인 우리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멋진 이유는 이 길의 끝에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영원한 천국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 일이 가슴 뛰는 이유는 내가 주님을 따르면 누군가는 또 나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선생님들께 칭찬을 받고 꾸지람도 들으며,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존경하고 때때로 원망도 하며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돼간다. 아직 어른이 아닌 우리는 선생님들의 마음과 생각을 다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은 이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선생님들에게서 배우고 있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남아 있다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이! 5월을 맞는 우리, 선생님들을 향해 마음 가득 사랑을 담아 이렇게 인사해 보자. 안녕하세요? 선생님!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