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디렉터)
편의점, 불가능은 없다!
‘편의점’하면 삼각 김밥과 컵라면만 떠오르는가? 그것은 대단한 오해다. 뜨거운 오뎅 국물에 후라이드 치킨은 물론, 돈가스와 족발에 이르는 초호화 간식이 가득한 곳이 바로 편의점이다. 칫솔과 치약, 샴푸와 왁스, 양말에 속옷까지 준비되어 있는 곳! 153 볼펜에서부터 A4용지와 딱풀에 선물 포장지까지 있는 곳! 그 뿐인가. 복권도 살 수 있고 명품도 구입할 수 있으며 심지어 택배 발송도 가능하고, 현금이 없다면 티머니 카드로 깔끔하게 결제도 가능하다.
어두운 밤에 유난히 밝게 빛나는 간판, 통유리 건너편으로 보이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생필품들로 가득한 곳. 1년 365일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환상적인 그 곳! 그렇다. 여기는 편의점이다!
서울 올림픽 직후인 1989년 세븐일레븐이 올림픽선수촌에 문을 열면서 편의점(CVS, ConVenience Store) 시대가 열렸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이 지구상에서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스토리웨이, C스페이스 등등. 2007년 마라도에 GS25가 입점하고, 2008년과 2010년에 울릉도와 백령도에도 편의점이 개설되면서, 개성공단에서 마라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땅에 편의점이 진출하지 않은 곳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쉬는 시간엔 수업 준비물을 사고, 늦은 귀가 길엔 야식을 사먹는다.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고 현금을 인출할 수도 있으며, 방학엔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으니…. 아! 십대인 우리에게 편의점은 진정 사막의 오아시스다.
잠들지 않는 편의점
언제였던가. 늦은 밤 한 편의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오래도록 서 있었던 기억이 있다. “CVS for You”라고 쓰인 편의점의 간판을 바라보며, 24시간 언제든지 불을 켜 둔 채로 당신을 기다리겠다는 메시지에 뭉클한 감동을 느꼈었다.
유리벽 안으로 깊은 밤, 텅 빈 편의점을 지키는 알바생의 모습이 보였다. 한밤의 추위를 피해 잠시 들어온 나그네의 몸을 녹여주기 위해, 엄마와 싸우고 나와 집에 들어가기 머뭇거리는 중딩 친구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퇴근이 늦어져 아내의 생일 선물을 사지 못한 남편의 늦은 생일 파티 준비를 돕기 위해 편의점은 그렇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원하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한 편의점이 될 수 있는 것은 늘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때로는 아무도 찾는 사람 없을 때조차 빈 편의점을 한결같이 지키는 누군가의 수고가 있기 때문이다.
For You
모세와 함께 홍해를 건너 사막에 도달한 이스라엘을 인도했던 것은 낮의 구름 기둥과 밤의 불 기둥이었다. 밤낮으로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을 통해 백성들을 인도하셨던 하나님의 잠들지 않는 열심은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에 닿게 했다. 시편에는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시 121:4)는 놀랍고도 아름다운 말씀이 있다. 꺼지지 않는 편의점의 불빛처럼, 백성을 지키시기 위해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시는 여호와를 찬양하는 이 노래에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향한 깊은 신뢰와 믿음의 고백이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품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무한 공급의 장소이다. 잠들지 않는 사랑과 한결같은 신실함으로 우리를 위해 늘 곁에 계시는 하나님. 우리가 그분을 구할 때뿐만 아니라 그분을 찾지 않을 때조차도 여전히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 되심이 얼마나 든든한지. 그렇게 우리 삶의 어두운 밤을 밝혀 주시는 그분처럼, 주의 백성인 우리 역시 꺼지지 않는 기도의 불빛으로 세상에 존재하게 되기를. 세상을 향해 시들지 않는 사랑의 열심으로 불 밝힐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 어두운 세상을 향해 조용하고도 진실된 고백이 되기를. For You!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