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1. 십대, 기다리다 지쳤다!
“목사님! 하나님은 왜 제 기도에 응답해 주지 않으세요?”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찾아와 눈물 가득한 눈으로 절망의 질문을 내려놓았다.
“목사님! 이번 생은 망한 것 같아요.”
중간고사를 망치고 찾아온 한 아이는 땅이 꺼질 만큼 한숨을 길게 내쉬며 슬프게 웃으며 말했다.
수많은 십대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손님이 돼 실망 섞인 푸념을 인생이란 SNS에 적고 있다. 오늘도 십대들의 삶은 고달프다.
#2.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아시나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갇힌 주인공은 해변 모래 위에 ‘HELP ME’라는 단어를 새기고 구조를 기다린다. 그러다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현실을 마주하고, 고통한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무인도에서의 탈출을 준비한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는 말이 있다. 비관적인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앞으로는 잘될 것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게 하는 합리적인 낙관주의이다. 이 용어는 베트남 전쟁 시 포로로 잡혔지만 절망과 비관에 몸을 던지지 않고 냉철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현실적인 준비를 통해 결국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 미군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James Bond Stockdale)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말이다.
오늘날 십대들이 겪는 현실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 시절에는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십대에게도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필요하다.
#3. 십대, 예수님으로 충분하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돌이키지 아니하면 두렵건대 내가 와서 저주로 그 땅을 칠까 하노라 하시니라’’(말 4:6).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마 1:1).
성경은 구약과 신약으로 구성돼 있다. 구약의 마지막 책 말라기의 마지막 절과 신약의 첫 번째 책 마태복음은 그저 종이 한 장으로 나눠져 있다. 그러나 그 한 장이 품고 있는 시간은 무려 400년이다. 마지막 선지자 말라기에서 처음으로 신약이 쓰여지기까지 약 400년이 걸린 것이다.
학자들은 이 400년을 ‘중간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400년 동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침묵하셨다고 해서 ‘침묵기’라고도 한다. 도대체 이 40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400년의 냉정한 기다림은 영원한 것일까?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이르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신약의 첫 기록은 모두 한 사람에 집중돼 있다. 이스라엘이 기다렸던, 아니 모든 인류가 기다렸던 한 분, 바로 예수님이다. 중간기 400년은 침묵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구원자이신 예수님께서 오시기 위한 작업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에 기록된 모든 예언들을 행하시기 위해 하나님의 열심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 계셨다.
앗수르와 바벨론, 페르시아와 마게도냐, 그리고 헬라제국을 지나 로마제국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국한돼 있던 복음을 세상 끝까지 확장하는 준비를 하셨다. 이 준비에 400년은 오히려 짧았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완료됐을 때,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다.
어떤 이들은 이 ‘침묵기’를 사춘기 자녀에게 화가 난 부모의 침묵에 비유한다. 그러나 침묵기는 사실, 구원의 큰 커튼을 열기 위한 하나님의 준비 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십대들의 삶은 실망하신 하나님께서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버려진 시간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십대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꽃피울 준비를 하고 계신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십대는 오늘도 꽃피울 그 봄을 기다린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