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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십대, 아이돌에 빠지다

과월호 보기 김경덕 목사 (사랑의교회 교육연구소)

당신의 아이돌 지수는?
이들은 무슨 단어들일까? VIXX, EXO, 100%, B1A4, f(X). 혹시 영어 단어나 화학 기호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이미 구세대! 정답은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들의 이름이다. ‘아이돌  지수’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한 장의 그림이 유행이다. 30개의 그림들은 각 아이돌의 의상과 특징을 통해 어떤 그룹인지 추리하도록 되어 있다. 좋아! 나도 신세대임을 입증해 보겠다며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슈퍼주니어’와 ‘원더걸스’ 말고는 대체 누가 누구인지…

 

아이돌, 너희는 누구니?
1세대 아이돌이라 불리는 H.O.T,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는 아이돌계의 레전드다. 아이돌 2세대로 분류되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원더걸스는 여전히 가요계의 큰별들이다. 아이돌 3세대인 지금, 가요계는 물론이요, CF, 영화, 드라마, 예능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연예계는 아이돌이 모두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아이돌’은 10대~20대 초반의 가수들로,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이들을 지칭하며, 주로 ‘하이틴 스타(Teen Idol)’로 통한다. 6인조 아이돌 틴탑의 평균 나이는 17세. 최연소 아이돌이라는 ‘씨클라운’의 마루는 97년생이라 하니, 이제 아이돌은 진정 십대의, 십대를 위한, 십대에 의한 문화 현상임에 분명하다.

 

격하게 아낀다!
아이돌을 향한 팬클럽의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직찍’하기 위해 수 백 만원의 DSLR 카메라를 사고, 멤버의 퇴출을 결정한 기획사를 대상으로 수 천 명이 항의해서 퇴출 결정을 철회시키기도 하고, 라이벌 팬클럽과의 전쟁(?)도 불사한다. 치열한 오디션과 길고 긴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한 아이돌. 그들에게 주어지는 화려한 조명과 팬들의 사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아이돌(idol)’이라는 이름과 그들에게 열광하는 ‘팬덤(fandom)’은 크리스천인 우리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아이돌 혹은 우상
우리는 왜 아이돌에게 열광하는가?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십대의 푸르름과 낭만과 꿈은 이미 시험과 입시와 대학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눌려있다. 십대들은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하는 십대 아이돌에게서 자유와 해방감 그리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아이돌(우상)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고,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욕망을 대신하는 아이돌! 그것은 때로 문화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종교가 되어 삶 전체를 흔든다. 

 

우상을 섬기지도 만들지도 말라!
성경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우상(idol)에 대한 경고다. 하나님은 자비하시며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지만, 단 한 가지 우상숭배에서는 예외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하나님이 주신 10가지 계명을 떠올려 보자. 첫째, 다른 신을 섬기지 말 것. 둘째, 그 신을 새긴 우상(idol)을 만들지 말라는 준엄한 명령 말이다. 이는 하나님이 아닌 어떤 것도 경배해서는 안 되고 그것을 형상화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내 욕망으로 만들어진 허상(idol)이 아니라 나의 창조주요, 주인이요, 초월자임을 믿는다는 것이다.

 

기억하고, 잊지 말자!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아이돌 그룹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우상(idol)’들이 존재한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들을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형상화하고, 그들에게 열광하며 우리의 숨겨진 욕망을 채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크리스천 십대인 우리는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돌의 꿈과 열정을 건강한 도전으로 받아들이자.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땀과 눈물을 쏟으며 십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친구들임을 기억하자. 또한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욕망을 형상화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강요하는 이 시대 속에서 중심을 잃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것이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다른 신’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열광하고 눈물을 쏟아야 할 곳은 오직 하나님 그분의 품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