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박지연 기자
안녕~ <큐틴> 친구들! 이번 달에는 복음을 담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는 권혁만 피디님을 만나봤어. 혹시 작년 성탄절에 방영됐던 ‘손양원’ 목사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기억하고 있니? 한국의 크리스천들조차 잘 몰랐던 손양원 목사님의 감동적인 삶과 신앙에 대해 깊이 있게 소개한 프로그램이라 호평을 받았었지. 그럼 우리 권혁만 피디님과의 대화를 통해, 특별히 방송에 대한 꿈을 꾸는 친구들이 더 건강한 꿈을 꾸고, 소명감을 가지게 되길 기대할게!
권혁만 프로듀서는 1990년 1월, KBS에 입사하여 '특종 비디오 저널', '소비자 고발', '환경스페셜',' 추적 60분'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큐틴> 친구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KBS에서 23년 넘게 교양국 피디로 일하고 있는 권혁만 피디라고 합니다. 저는 예수님을 1997년에 영접했고요, 용인에 있는 포도나무교회를 출석하고 있어요.
‘피디’란 정확히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요?
지금이야 워낙 선호하는 직업이지만, 사실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저조차 피디가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어요. 정리해 드리자면 하나의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취재, 촬영, 연출, 편집 등 방송 제작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책임자’라고 할 수 있어요.
피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까요?
먼저 피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시험들을 잘 준비해야겠지요. 요즘에는 한국어능력시험이나 토익, 전공시험, 논술 등을 준비하는데요, 특별히 면접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요. 방송의 모든 과정은 협업이기 때문에 융화되지 못한다거나, 지나치게 의기소침해 있다면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거든요. 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이 필요해요. 피디가 되면 많은 스텝들을 대하게 되는데요, 그들의 장점을 끌어내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발휘돼야 해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사람의 변화를 끌어내어 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사명감도 필요하겠죠?
피디로 일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피디로 일하면서 인생의 힘들었던 시기에 예수님을 만났는데요, 그때 기도응답도 많이 받았었어요. 16년 전에 제가 ‘문화탐험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시골의 작은 교회 교인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주고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서울에서 공연하는 내용으로 20분 정도 분량을 방송으로 내보낸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 방송이 나간 시간대가 당시 굉장히 유명했던 ‘보고 또 보고’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던 때였거든요. 그 드라마가 시청률이 70%에 육박하던 때인데, 당연히 제가 연출한 방송이 많이 묻혔죠. 나름대로 기도하면서 만들었던 프로그램인데 시청률도 너무 낮게 나와서 적잖이 실망도 했고요.
근데 다음날 본부장님께서 절 부르시는 거예요. 이 20분짜리 프로그램을 1시간 짜리 성탄특집으로 준비해보는 게 어떻겠냐면서요! 방송이 나간 그 다음날 KBS 사장님께서 중요한 손님과 만나서 식사를 하는데, 그 분께서 제 프로그램을 보시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KBS라면 그런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 참 공영방송답다!” 면서요.
결국 저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그 작품을 다시 내보내게 됐고, 그 해의 작품상까지 수상하게 됐어요. 20분짜리에는 넣지 못했던 목사님의 기도 내용, 복음에 관련한 설교 등을 추가할 수도 있었죠. 이것을 계기로 ‘시청률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프로그램이 있구나. 이렇게 하나님이 주도적으로 일하시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작년 성탄 특집으로 방영되었던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라는 손양원 목사님의 다큐멘터리가 무척 화제였는데요, 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예수님을 알고 나서는 복음을 담은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기도하던 중 2012년 여름 가족여행으로 여수 엑스포를 갔었는데, 그곳에서 손양원 목사 기념관을 가게 됐죠. 그때 ‘나도 크리스천인데 이렇게 훌륭한 분을 왜 몰랐을까?, 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정말 놀랐었죠. 이 분에 대해 방송하고 싶다는 감동이 왔어요.
돌아와서 손양원 목사님에 대한 방송 자료를 찾아보니, KBS에도 자료가 거의 없더군요. 1960년대 중반에 나온 흑백영화 하나가 전부였어요. 사실 방송 제작이 쉽지는 않았어요. 걱정이 됐던 것은 ‘이런 아이템을 다룬 방송이 지나치게 시청률에서 소외되면 다음에 또 이런 소재로 방송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라는 부분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시청률 7%를 두고 기도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8%를 주셨지요. 당시 시간대에서는 2등 정도 되는 성적인데, 교만하지 않도록 인도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 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믿지 않는 분들도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셨고, 믿는 사람들에게도 용기와 감동이 됐던 것 같아요.
앞으로 피디님께서 직업을 통해 꿈꾸시는 소명과 비전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먼저 손양원 목사님의 방송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단기적인 기도제목이에요. 극장 상영과 방송까지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답니다. 장기적으로는 2017년이면 종교개혁 500년이 되는 해인데, 기독교사에 이미 알려져 있는 이야기들을 포함해서 그 이전 1세기 때, 복음이 유라시아와 실크로드,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과 아시아를 통해서 전해진 루트를 담은 아시안 바이블 노트를 방송하는 게 소원이에요. 앞으로 방송을 통해 숨어있는 복음의 비밀을 알리고 싶어요. 복음이 믿는 사람들뿐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 전반에 흐르고 있는 근본적인 진리임을 알리고 싶어요.
피디가 되고 싶어 하는 <큐틴> 청소년 친구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먼저 공중파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자기의 기독교적인 세계관과 복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얼마든지 많이 있어요. 모든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생각과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안목,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제일 중요해요.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독서, 토론 등을 준비할 수 있다면 더 좋고요. 몇몇 프로그램들은 챙겨서 보는 것도 필요할 텐데요, 대신 피디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겠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피디가 되어서 직접 모니터 한 것을 써보고, 시청자 의견을 살펴보기도 한다면 나중에 구성 실기나 면접 테스트에 있어서 무척 유리할거예요. Q
Program Director
방송연출가
하는 일
라디오, TV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가와 함께 내용을 협의한 후 정리된 구성안이나 대본을 바탕으로 스텝들과 제작한다.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인적자원 관리, 모니터링, 사람 파악
되는 길
학력 및 전공 제한은 두지 않으나, 각 방송사의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 함
지식
역사, 철학과 신학, 예술, 의사소통과 미디어, 사회와 인류
관련학과
연극영화과, 방송영상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