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4년 05월

[방송작가(구성작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구성작가

직업의 세계 박지연 기자

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흥미진진한 TV 프로그램, 우리 <큐틴> 친구들도 각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씩은 있지?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다는 거, 생각해 본 적 있니? 이번 달에는 화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방송작가(구성작가)를 소개하려고 해.

 

손용빈 작가는 현재 KBS 강연 100。C에서 구성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간극장, 아름다운 사람들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또한 은평성결교회 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다.

 

<큐틴> 친구들에게 작가님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KBS 강연 100°C 의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손용빈’이라고 해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은평성결교회에 출석해 왔고, 올해부터는 은평성결교회 교회학교 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어요. 제 직업인 방송작가는 드라마, 예능, 시사, 교양 등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 세분화되고 업무가 달라져요. 저는 교양 프로그램의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어요. 흔히 구성작가는 섭외 및 인터뷰, 촬영, 구성 등 방송의 전반적인 일들을 PD와 협업해서 하게 되죠. 간략하게 얘기한다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떤 이야기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역할을 담당하니까요.

 

손용빈 작가님은 어떻게 방송작가로 일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정작 취업을 할 때는 현실적인 점들을 고려해서 입사했어요. 저보다 먼저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나도 이제 돈을 벌어야겠다!’ 싶어서 들어간 회사에서 1년 반을 일했어요. 근데 일을 하면서 참 허무하더라고요. ‘분명 나에게도 꿈이라는 게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방황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방송교육원 매거진을 통해서 ‘방송작가’란 직업을 알게 됐어요. ‘나는 글과 책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니까 이 직업이 나랑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교육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교육원 생활 3~4개월 이후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방송작가 일을 정식으로 하게 됐고요.

 

방송작가로 일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흔히 방송작가라고 하면, 내가 쓴 글이 전파와 매체를 통해 전달될 거라는 막연한 꿈을 갖게 되죠. 제가 일을 시작해 보니까 그게 다가 아닌 거예요. 보통 처음에는 가장 허드렛일부터 도맡아 하거든요. 전화해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방송에 나오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들 말이에요. 처음부터 직접 글을 쓸 기회는 전혀 없어요. 늘 전화통만 붙잡고 살아야 하고,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하는 현실이 이해가 안됐어요. 게다가 일반 직장과 달라서 밤낮이 없어요. 출근, 퇴근의 개념이 거의 없고 당연히 주말도 없고요. 무조건 일에 맞춰서 내 삶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쉽게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은 ‘무슨 일이든 최소 1년은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교육원을 다닐 당시 기도를 참 많이 했어요. 이 일에 대해서 아는 바도 없고, 연고도 없고, 소위 빽이 없던 저였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하게 필요했거든요. 제가 이 곳에서 할 일이 있다면 길을 열어달라고 간구했죠. 고비가 올 때마다 기도를 많이 했고요. 하지만 기도한다고 해서 제게 없는 능력이나 지혜가 바로 생긴다거나, 오랫동안 관습처럼 굳어온 방송계의 상황이 바뀌지는 않아요. 그래도 그 안에서 버틸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르고, 하나님 안에서 발버둥 치면서 더 견고해졌던 것 같아요.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과 재능이 필요한가요? 준비해야 할것도요.
소위 ‘저 사람은 타고난 글쟁이야!’라고 인정받는 천재도 분명 있죠. 하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해요. 저는 <큐틴> 친구들에게 성실함을 강조하고 싶어요. 이게 재능을 이기는 힘이에요. 하루에 다섯 줄 이상 매일 글을 쓰는 거예요. 작은 실천이지만, 이렇게 매일의 노력이 쌓이면 그게 실력이 되고 재능이 될 거예요.
또 개인적으로 저는 시집을 자주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시는 소설과는 다르게 아주 간결하지만, 함축적이고 표현의 전달이 빨라서 방송에 쓰이는 짧은 글쓰기 연습에 도움이 돼요. 또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을 훑어보기만 해도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도 알 수 있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전혀 모른다면 공감 능력도 떨어지고 방송 일을 하기도 힘들거든요.

 

방송작가를 꿈꾸는 <큐틴> 친구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려요.
방송작가를 꿈꾸는 친구라면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볼 때, ‘이런 자막을 썼네!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구성했네!’ 등의 다양한 시각을 갖고 해독하면서 보는 훈련이 필요해요. 영화를 볼 때 화면 기법이나 앵글 등을 탐구하듯이 봐도 좋을 거고요. 또 글 쓰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왔는데, 막상 하는 일은 그게 아니니까 금방 포기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끈기’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에요. 그 순간은 힘들어도 딛고 일어나면 더 나은 순간이 찾아올 텐데, 찰나의 것만 보고 포기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별히 신앙이 있는 친구들이니 주일 성수 문제에서 고민이 많을 거예요. 예배는 당연히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사수해야 하지만, 방송 일은 변수가 많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괴로워하기보다 365일 예배자의 마음으로 살겠다는 마음가짐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해요. 예배를 사수하고 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본이 되는 <큐틴> 친구들이 되어야겠지요. 건투를 빌어요! Q          


representational film
방송작가(구성작가)

하는 일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교양물 등의 비드라마용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 원고를 작성한다.
업무 수행 능력
국어, 글쓰기, 의사소통과 미디어, 예술, 사회와 인류
되는 길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문학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학력 및 전공 제한은 두지 않는다. 각 언론사 방송문화원 등에서 일련의 교육과정 훈련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