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4년 06월

[사진작가] 내가 보는 세상, 예수님이 보시는 세상을 사진에 담다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요즘 온라인상에는 소위 ‘인증샷’들이 넘쳐나. 때론 너무 많은 사진들에 멀미가 나기도 하고, 지나치게 사적이거나 민망한 사진들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해. 이번 달에 <큐틴>이 만난 사진작가 김성민 교수님은 “지금 내가 사는 순간을 돌아보며, 기억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 보고 일기를 쓰듯 사진을 찍는 훈련을 한다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 김 교수님이 들려주는 사진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볼까?

 

김성민 교수는 경주대학교 사진학 교수이자 사진 칼럼니스트,
전시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홍보처 ‘한국 이미지 전문 사진작가’로
선정됐으며(1996~1997년), VON 다큐멘터리사진워크숍 멘토,
대구사진비엔날레 디렉터, 사진 에이전시 블랙스타 편집인,
네이버 오늘의 포토 및 한국보도사진대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민일보> 사진 칼럼 ‘풍경탐험’을 연재했고,
현재 디지털포토매거진 「VON」 칼럼 ‘사진 키워드’를 연재 중이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사진작가가 되셨어요?
원래 전공은 신문방송학이었고, 학교에서 학보사 기자를 했었죠. 당시 학교에서는 데모가 참 많았어요. 제가 찍는 사진도 주로 데모 사진들이었죠. 어느 날은 한 여학생이 최루탄에 맞아서 쓰러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총학생회에서 그 사진을 받아 대자보에 냈어요. 학교가 한바탕 뒤집어지고 휴교령이 내리기 직전까지 갔었어요. 그 사건을 계기로 사진 한 장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됐어요. 원래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때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한 거고요. 학부를 마친 뒤 미국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한 통신사에서 2년 동안 일했어요. 귀국한 후에는 국가홍보처에서 2년 동안 일하며, 한국 이미지 전문 사진작가로 선정되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분야의 사진 관련 일을 해온 거죠. 보시다시피 지금도 사진을 찍고 칼럼을 쓰며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요.^^

 

일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지만 믿음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학교에서 분규가 있어 데모를 하던 중 김형민 목사님(대학연합교회)를 만나 복음을 듣고 제 영혼이 깨지게 됐죠. 결국 학교에서 해임당하고 개인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을 보냈어요. 당시 국민일보와 네이버에서 사진과 글을 쓰는 일을 했는데, 그것마저 끝나자 초조해졌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한 간증이 떠오르면서 ‘하나님께 먼저 묻지도 않고 내 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광화문 사거리 한복판에서 벽에 기대 기도를 했어요. 그리고 5분 정도 지났을까 한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계속 일을 이어가게 된 거예요. 그때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을 깨닫게 됐고, 하나님께서는 내게 필요한 것을 먼저 다 알고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후 학교 일은 잘 마무리됐고, 4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작업을 하면서 신앙적으로도 굳건해졌어요. 그 사건을 계기로 하나님께서 저를 어떤 길로 인도하기 원하시는지 조금씩 알게 됐고, 여행은 주님이 원하시는 선교지로만 다니게 됐어요.


사진작가로서 어떤 사명감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요.
제 전공은 사진 중에서도 다큐멘터리라, 사진으로 세상의 불의나 가려진 문제를 밝혀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크리스천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자기표현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 주는 것이 사진의 가장 좋은 활용도 같아요.

 

사진작가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사진을 통해 사람들을 알고 친해지며 복음도 전할 수 있어요. 단점을 꼽자면, 초기에 장비나 소품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죠. 여행도 많이 다녀야 해서 경비도 만만치 않고요. 그렇지만 요즘은 디지털 기기도 많이 있고, 여러모로 사정이 많이 나아졌어요. 만약 프리랜서로 일한다면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스케줄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인터넷이나 매체에 소속을 둔 사진 기자로 일한다면 안정적인 직종으로 볼 수도 있죠. 요즘은 특히 스포츠 분야 사진 기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더라고요.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기술보다는 예수님 같은 시선이 필요해요. 예수님께서는 들에 핀 백합화,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작은 것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내셨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본다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강의할 때 남들과 똑같이 찍지 말라고 강조해요. 모방한 사진은 좋은 사진이 아니니까요. 내가 찍을 수 있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진이냐가 더 중요하죠. 현재 미국에서 정물 사진으로 가장 유명한 히로라는 재미 일본작가는 젊은 시절, 리차드 아베돈이라는 작가의 조수가 되고 싶어서 몇 달을 찾아갔는데, 조수가 된 후 어느 날은 리차드 아베돈이 그에게 구두 두 짝을 던져주고 사진 100장을 찍으라고 했대요. 사진을 100장 찍으려면 위에서 찍기도 하고, 측면에서도 찍어보고. 여러 가능성들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훈련이 지금의 그를 만든 거죠. 같은 사물이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요즘은 꼭 사진을 전공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사진작가가 될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한다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죠. 그리고 안목을 넓게 가져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좋아요. 외국은 여러 조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거든요.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평신도 사역자로서 사진을 통한 선교를 꿈꾸고 있어요. 직접 사진을 찍으러 현장에 가는 선교와 함께, 간접적으로 사진과 글을 통해 문서 선교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몇 달 전 발간된 『그래서 행복합니다』(마음지기)는 작년 초 3주 동안 남아공 ‘엔젤스 홈’ 아이들과 지내면서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그곳에는 에이즈로 부모를 잃고 에이즈에 감염된 11명의 아이들이 있어요. 솔직히 가기 전에는 아이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복음을 통해 회복되는 아이들을 보며, 제 판단이 틀렸음을 알게 됐고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선교와 사진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고요. 이런 기회들을 통해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걸 느껴요. Q 

 

photographer
사진작가

하는 일
촬영대상을 선정해 작품사진을 찍거나 사건현장에서 보도사진을 찍음
업무 수행 능력
공간시각능력, 창의력, 자기성찰능력
되는 길
일반적으로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서 사진 관련 학과를 졸업해 스튜디오나 각종 매체사에서 일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 혹은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
관련학과
광고사진과, 사진과, 사진영상디자인과, 사진영상학과, 사진학과, 영상미술학과, 예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