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13년 07월

[푸드스타일리스트]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식에 담는 사람

직업의 세계 박지연 기자

`세상의 아름다움을 음식에 담는 사람`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요. 음식의 속성이 따뜻함이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음식을 매체로 사람들과 더 소통할 수 있고, 저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 준다는 게 참 좋아요.”

진부한 것을 싫어하고, 호기심이 많은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님을 만났어. 알록달록 먹기에도 아까워 보이는 예쁜 음식을 만들어 내는 푸드스타일리스트! 먹을 사람에 대한 배려와 성의를 음식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창의력과 탁월한 미적 감각을 필요로 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님의 신앙과 삶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자.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는 홈메이드쿡(올리브 TV) 진행, 메이스테이블 대표, 출출닷컴(www.choolchool.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오니기리』, 『소박한 한 그릇』, 『5인 5색 우리집 반찬』 등이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어떤 직업인가요?
외국은 요리와 관련해 정말 많은 세부 영역들이 있고, 그에 따른 전문가들의 명칭이 다 달라요. 하지만 아직 한국은 전문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고, 이것저것을 다 잘하는 만능을 원하는 추세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요리연구가와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겸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일과 잡지나 방송에 나오는 요리를 보기 좋게 꾸며 주는 일들을 하고 있답니다. 특별히 저는 일본 가정요리와 웨스턴 퓨전요리를 특기로 삼고 있어요.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아니요. 계기는 전혀 없었어요(웃음). 원래 제 꿈은 글을 쓰는 사람이었어요. ‘반드시 국문과에 들어가서 글 쓰는 사람이 되리라!’라는 구체적인 꿈이 있었는데, 대학 입시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서 좌절했었죠. 그래도 생각해 보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예쁜 걸 정말 좋아하긴 했어요. 가정 분위기도 먹는 걸 즐겼었고, 재일 교포이신 아버지 덕분에 외국 요리를 접할 기회도 많았어요. 드라마에서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아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런 것들에 대한 로망도 많았고요. 고등학교 때 제 도시락은 스스로 다 싸서 다녔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는 음식을 제가 다시 접시에 담아서 먹기도 하고 그랬어요.

 

놀랍네요! 그렇다면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구체적인 과정도 궁금해요.
국문과 진학이 어렵게 되자 낙심이 컸어요. 그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모님이 계신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가게 됐어요. 여러 다른 진로도 찾아보다가 사진작가이신 삼촌과 얘기를 나누며 마음을 결정하게 됐죠. “세상은 너무나 넓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왜 벌써부터 직업을 결정하려고 하느냐. 미국에 가면 네가 이제까지 몰랐던 직업과 다양한 사람, 세상을 만나게 될 거다. 지금 당장 뭔가를 결정하려고 안달복달하지 마라.”라는 말씀이 와 닿았거든요. 그렇게 미국에 가서 요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전공을 했어요.
요리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건 남편과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온 시점부터에요. ‘직업의 개념이 아니라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요리와 웹 사이트 운영이었어요. 제가 만든 요리를 웹에 올리고 사이트를 나름대로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그 과정이 즐거웠죠. 그렇게 즐기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 주셨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거랍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해요.

 

그렇다면, 메이님의 소명 또는 비전은 무엇인가요?
살면서 ‘내가 원하는 일’과 ‘내가 잘하는 일’을 놓고, 늘 고민이 많았어요. 하나님이 제게 주신 달란트는 실제로 제가 잘하는 일인지, 아니면 마음에 소망을 주시는 일인지 항상 궁금했죠. 요리의 경우는 적은 노력에도 큰 성과로 주어질 때가 많았고, 좋은 기회의 문도 계속 열리더라고요. 그래서 구별해 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었던 걸까?’를 고민해 보니, 세상에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걸 깨달은 순간, 참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일단은 지금 제게 주어진 일들을 하고 있는데, 지금도 사람들이 저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모르겠다”고 답할 때가 많아요. 막연할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도 해요.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해 가실지 알 수 없으니까요.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큐틴> 친구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먼저는 요리 자체를 전공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해봤으면 해요. 푸드스타일리스트는 타고난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쌓아온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거든요. 이건 단시간에 되는 게 절대 아니죠. 무엇을 하든 아름답고 선한 것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해요. 책을 읽든 전시회를 가든, 영화를 보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를 바라고요.
그렇게 살면 그동안 봐 오고 알아 왔던 것들이 언젠가는 하나의 집합점으로 나타날 때가 있을 거예요. 너무 일찍 진로를 결정해 버리는 것은 오히려 본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스킬보다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늘 깨어서 다양한 것들을 즐기고 누리기를 바라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은사와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도 조언 부탁드려요.
하나님은 분명히 각 사람에게 맞는 달란트를 주셨어요. 즉 모든 사람들에게 다 같은 달란트를 주시진 않으셨단 거죠. 고린도전서에도 보면 하나님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다양하고 다른 달란트를 주신다고 하잖아요. 일단 나 자신을 잘 알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나에게만 특별하게 주신 모습과 재능을 열심히 찾고 사랑해야겠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나에게만 주어진 독특하고 특별한 달란트를 찾도록 기도하고 노력한다면, 그 관심과 기도가 점점 맞춰지는 순간! 멋진 교접점이 나올 거라 믿어요. <박지연 기자>

 

food stylist  푸드스타일리스트

하는 일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내보낼 음식 관련 장면을 연출하며,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요리책이나 잡지 요리 코너에 소개할 요리 개발 및 조리법을 작성하는 등의 일을 담당
업무 수행 능력
요리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능력,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 음식과 소품의 장식 능력, 음식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 미적 감각과 색채 감각 등
되는 길
전문대학이나 대학교의 조리 및 식품 영양 관련 학과, 미술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
관련 학과
식품 영양과, 식품 조리과, 외식 조리과,
푸드스타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