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2021년 06월

[약사]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오직 사랑으로

직업의 세계 <백지희 기자>

세례 요한은 제사장의 아들이자 예수님의 친척으로 태어났고 많은 제자를 둔 스승이었어.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높이지 않고 오직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전했지. 세례 요한은 예수님의 사역을 지켜보면서 기쁨으로 충만해져 이런 고백을 했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 이번 호에서 소개할 직업은 약사야. 박정민 약사님은 세례 요한처럼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아픈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사랑으로 보듬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셨어. 약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보자! 



Q.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저는 약사로서 조제와 투약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약국을 유지·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어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한 후, 폭넓은 경험을 하고 싶어 제약회사 연구원, 대학병원 소속 약사로 일하기도 했어요. 또한 개인 약국을 시작하면서 사랑방과 같은 동네의 약국, 판매량이 높은 시장 근처의 약국 그리고 대학병원 근처의 조제 전문 약국 등 다양한 약국의 일을 경험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같은 분야이더라도 접근 방식에 따라 약사의 역할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의약품 생산에서부터 배포까지 약사로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는 확신이 들었을 무렵 약국을 열었다가 운영이 힘들어 다른 약사에게 넘겼던 뼈아픈 경험도 있어요. 이후 지금의 약국에서 약사로 일하게 됐죠. 


Q. 약사로 일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개인 약국을 연 후,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제게는 하나님과 씨름하며 그분의 얼굴을 뵙고 그분을 더욱 알게 되는 ‘얍복강가’(창 32:22)에서의 시간이었어요. 저축한 모든 돈과 은행의 대출까지 받아 시작한 약국이었는데, 여러 어려움과 주변의 견제 등으로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 됐죠.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한 듯 완전히 막혀 있던 그 시기에 바라볼 곳은 오직 주님뿐이었어요. 어떻게든 약국을 유지하려는 절박함으로 하루 13시간씩 일하면서도 금요철야예배, 새벽예배를 간절히 사모하며 교회로 향했을 정도였죠. 그렇게 주님 앞에 엎드려 통곡할 때 하나님께서는 제가 어떤 사람이며, 약국을 차린 제 의도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셨어요. 솔직히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면허증을 얻고 약사로서 많은 경험을 했던 것은 모두 제 소유를 늘리고, 제 이름을 높이며, 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어요. 제 안에 뿌리 깊이 심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회개했고, 주님의 옷자락을 놓칠세라 꽉 붙들고 저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죠.


Q. 그 경험이 약사로서 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그리고 고린도전서 13장을 통해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해 주는 한 가지가 바로 사랑임을 깨달았죠. 저 자신이 아닌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 제게 주어진 사명임을 알게 됐어요. 또한 제게 허락된 시간들을 그 사랑으로 채워 갈수록 제 삶이 진정한 가치와 의미로 튼실하게 채워져 간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제 계획을 막으시고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주신 참 좋으신 우리 아버지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려요!


Q. 약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약사라는 직업이 갖는 의미를 말씀 속에서 찾아봤어요. 약사는 성경에 등장하는 ‘세례 요한’과 많이 닮아 있어요.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약이 제대로 효과를 보이도록 돕고, 환자에게 정확하고 안전하게 약을 전달해요. 또한 약을 미리 주문하고 유효 기간이 지난 약들을 수시로 폐기하며 처방 내용을 면밀히 확인해 환자에게 해를 끼칠 만한 조합은 없는지 검수해요. 이 모든 일을 할 때 약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예수님만 높인 세례 요한처럼,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기쁨으로 섬기죠. 물론 그 일을 감당하는 마음의 밑바탕에는 사랑이 있어야 하고요. 약사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면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다시 말해, 환자가 아무런 사고나 불편함을 겪지 않고 병이 낫게 되죠. 그래서 저는 약사로서 일하며 아무 문제없이 평온한 상황이 지속될 때, 마음속에 감동과 감사가 일어나곤 해요. 


Q. 약사를 꿈꾼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앞으로 약사는 AI(인공지능)와 경쟁해야 하는,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이에요. 그렇지만 아무리 AI가 인간의 지적 수준을 초월한다 해도, 인간처럼 사랑의 마음을 가질 수는 없죠. 그렇기 때문에 약사가 되고 싶다면 늘 말씀을 가까이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이웃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깊이 새기는 것부터 준비하면 좋겠어요. 약국은 환자가 자신의 병에 관련된 모든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장소예요. 따라서 심신이 매우 지쳐 있거나 신경이 예민하게 곤두선 경우가 많아요. 약사는 그들에게 필요한 약과 정보 등을 전달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눈길 한 번으로 위로를 전해 줘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약사를 꿈꾸거나, 사랑의 마음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어렵죠. 힘들어하는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섬기고 싶은 십대라면, 상대방의 입장과 눈높이를 배려하고 그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 전달하는 일에 가치를 둔 십대라면, 훈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Q. 앞으로의 사명과 비전에 대해 나눠 주세요!

약사가 섬겨야 할 사람은 때론 사람들이 기피하는 전염병에 걸린 사람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경 속 예수님께서 늘 소외된 사람들을 주목하시고 고치셨던 것처럼, 누구도 가까이하고 싶어 하지 않을지라도 제게 맡겨진 환자라면 그의 곁에서 필요한 약과 정보를 전달하고 꼭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라는 예수님의 약속처럼, 아픈 이들에게 손을 내밀 때에 주님께서 약속하신 복을 누리게 될 것을 확신해요.




Pharmacist

약사


하는 일

의사의 처방전이나 공인된 방법에 의해 약을 조제하고, 환자나 보호자를 대상으로 질병 치료와 건강 유지에 대한 상담을 하며, 의약품을 관리함

업무 수행 능력

언어 능력, 수리 논리력, 책임감, 꼼꼼함, 대인관계 능력 등

되는 길 

전공에 상관없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에 응시하거나 약학대학 입학 후 4년 과정의 전공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함. 이후 약사 면허 취득 후 개인 약국을 개업하거나 관리 약사로 근무할 수 있음

지식

의료, 상담, 심리에 관한 지식 등

학과

약학과, 제약학과, 위생제약학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