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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영화 소개] 피아노의 매력에 흠뻑 빠져 봐 - 말할 수 없는 비밀

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을 용기와 재능은 없었지만, 유난히 좋아했던 편이어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보면 가슴 한구석에 동경하는 마음이 들곤 했었다. 평범한 회사원이 된 지금도 나는 가끔 예술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조금 부러운 마음이 든다. 어린 시절부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하는 그런 동경의 마음이랄까.


대만의 대표적인 청춘 영화인 <말할 수 없는 비밀> 역시 예술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전학 온 남학생과 신비한 분위기의 여학생의 인연이 시작되는 다소 뻔한(!) 전개지만, 나름의 반전도 있는 데다가 얼핏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떠오를 정도로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당한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소화했을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은 배우 주걸륜의 장점을 잘 살린 탓에, 클래식 입문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영화 속의 모든 연주 장면들이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유명한 ‘피아노 배틀 장면’은 각종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에서 워낙 화제가 되기도 했고, 두 주인공들의 사랑의 매개가 되는 곡인 ‘Secret’이나 영화 속 적재적소에 쓰인 각종 OST 역시 이 영화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피아노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꼭 한 번 찾아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