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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영화 소개] 부족해도 친구가 될 수 있어! - 세인트 빈센트

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괴팍하고 까칠한 할아버지 빈센트와 옆집으로 이사 온 어린 소년 올리버의 우정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세인트 빈센트>일까 내심 궁금했었다. ‘세인트’는 말 그대로 성인(聖人), 즉 성스럽다는 뜻인데 알코올 중독에 빚쟁이인 할아버지가 그 ‘성인’으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 역시 빈센트에 대한 편견을 갖고 그를 싫어했지만, 옆집 소년 올리버만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빈센트를 대하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들을 즐거워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조금씩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각자의 삶을 서서히 변화시켜 나간다. 


늘 노력하는 부분이지만, 나 역시 사람인지라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쉽게 판단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나 일에 편견을 가질 때도 있다. 내 잣대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때로는 정죄한 후에 돌아서서 후회해 보지만, 부족한 스스로의 모습에 실망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세인트 빈센트>인 이유는 인격적으로 완전한 사람만이 성인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그 어떤 사람이라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남들에겐 고약한 할아버지가 올리버에겐 인생의 스승이고, 최고의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