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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음악을 좋아하는 오랜 친구인 두 소년이 제주도로 대학을 간 뒤, 함께 노래를 만든 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재주소년’은 재주(才操)의 ‘재’와 제주(濟州)의 ‘주’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그때가 스무 살 언저리였을 테니, 이젠 서른을 훌쩍 넘겨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한 나이가 됐다.
‘포크’라는 장르가 좀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년 감성에 걸맞게 요즘 친구들이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느낌의, 때로는 감성적이고 때로는 발랄한 어쿠스틱 팝 장르의 곡들이 가득하다. 화려한 기교의 연주나 보컬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노래들이다.
재주소년 1집을 듣던 스무 살의 내 모습 역시 아직도 생생한데 나도 이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서 어느새 아줌마가 돼 버렸다. 그들의 노래가 성숙해진 만큼 내 삶도 성숙해지고 있다면 좋을 텐데. 노래를 듣고 있자니 문득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여러 장의 앨범이 있고 모든 곡들이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 이번 달에는 그중 봄과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4집을 골라 봤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