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지혁 목사 (사랑의교회)
달콤한 복권의 속삭임
2003년 4월, 로또 1등 당첨금이 400억 원을 넘으면서 우리나라 국민 1천 200만 명이 그 주에 로또를 구입했대. 대박을 노리며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면서 말이야. 꿈을 쉽게 실현할 수 있을 것처럼 유혹하는 로또 복권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지. 로또에 당첨되기만 하면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로또를 구입한 사람들 중 70%는 비록 이번에 당첨이 되지는 않았어도 계속해서 로또를 구입한다고 해.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된 메시아만 오면 모든 불행과 고통에서 해방되고 솔로몬 시대의 전성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처럼 말이지. 그렇지만 복권 당첨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중독 수준이 아니라면, 매주 로또를 가벼운 오락 정도로 생각하고 한두 장 사서 약간의 스릴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혹’ 하는 마음, ‘훅’ 가는 인생
로또 복권은 경마나 카지노와 달리 도박이 아니라고 하고 복권 판매금은 공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명분으로 복권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어. 하지만 한 장을 사든 백 장을 사든 로또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일확천금을 통해 새로운 삶, 곧 현재의 삶으로부터 구원을 얻겠다는 반기독교적인 행위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로또 복권은 사람들을 한탕주의와 황금만능주의에 빠지게 하면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분의 공급하심을 기대하는 대신 자신의 삶을 운과 요행에 맡기게 하거든. 복권을 사면서 “혹시 1등에 당첨되면?” 하는 허황된 생각이 자칫 습관처럼 돼서 사행심만 커지고 한탕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많고. 그런데 굉장히 낮은 당첨 확률을 생각해 보면 로또는 가난한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채우기는커녕 더 가볍게 만드는 해악이라 할 수 있어.
‘노동 없는 부’를 거부해야…
무엇보다 로또는 사람들이 노동에 대해 건전한 사고를 갖지 못하게 해. 우리가 땀 흘려 공부하고 일하는 것은 단지 먹고 마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 우리는 이 땅에서 살면서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야. 운과 요행을 바라면서 한탕 하자는 대박 신드롬에 빠져 사는 것은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과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아쉽게도 요즘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로또를 구입해서 친구들끼리 서로 선물하는 일이 있다고 들었어. 하지만 우리 <큐틴> 친구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익 사업이라는 선전에 현혹되지 말고 재미나 스트레스 해소용 오락으로라도 로또를 구입하지 않음으로써 올바른 노동의 가치와 성경적인 경제 윤리를 실천하며 살면 좋겠어. 그리스도인은 행운을 통한 불로소득이 아니라 땀 흘리는 노동으로 얻는 열매를 귀한 가치로 여겨야 해.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기대해!
사도 바울은 경건하지 못한 것은 그 이름도 부르지 말고 가까이하지 말라고 권면했어(엡 5:3).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에서 경건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모든 것을 과감하게 끊어 버리기를 원하셔. 로또 복권은 욕심을 채우기 위한, 거룩하지 못한 수단이야. 결국 로또는 단지 기분 전환을 위한 오락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사행심을 조장하는 사회악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주는 마약과 같은 거야. 2016년 새해를 맞아 로또 복권이 주는 환상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더 기대하고, 한 방에 벼락부자가 되기를 바라기보다 하루하루 땀 흘려 최선을 다하면서 우리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 귀한 삶을 사는 <큐틴> 친구들 되기를 바랄게.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