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A to Z 이민형 목사(사랑의교회)
“목사님, 부모님의 사랑한다는 말이 모두 잔소리로 느껴지고,
이제는 더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어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잘 들려? 뭐라고?
초등학교 시절 종이컵 전화기 놀이를 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두 개의 종이컵 바닥에 구멍을 뚫고 얇은 실을 서로 연결해요. 그리고 팽팽한 상태가 유지되면 한 사람이 속삭이듯 이야기해요. 상대방은 종이컵에 귀를 바짝 대며 얇은 실을 타고 전해지는 메시지를 확인해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진동으로 인한 파동이 실을 타고 전해져, 소리가 들리는 과학적 원리 때문이에요.
하지만 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바로,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관계가 좋을 때는 어떤 대화를 나눠도 금방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십대는 사춘기, 부모님은 갱년기(?)라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접어들면서 문제가 시작돼요. 처음에는 ‘별것 아니겠지’라고 가볍게 넘어가지만, 갈수록 평서문의 대화보다는 감정이 실린 명령문 또는 답을 찾기 싫은 의문문의 형태로 대화가 바뀌죠.
엉킨 실타래도 풀 수 있다!
혹시 실타래를 본 적이 있나요? 이것은 실을 쉽게 풀어 쓸 수 있도록 한데 뭉쳐 놓은 거예요. 그런데 잘 감겨 있던 실타래가 엉켜 버릴 때가 있어요. 이것을 풀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써 보지만, 실타래는 점점 더 꼬여 가죠. 엉킨 실의 한 부분만 억지로 당기게 되면, 처음에는 조금 풀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에는 매듭이 강하게 묶여 도저히 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돼요.
이처럼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무조건 실을 당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의 상태를 느슨하게 한 후 천천히 하나씩 풀어야 해요. 부모님과의 소통에서도 비슷해요. 당장 마음이 답답해서 빨리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마음에 여유를 갖고 편안하게 다가가면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답을 찾게 될 거예요.
마음을 다시 연결해요
종이컵 전화기 놀이에서 말한 것처럼, 대화의 문제는 ‘마음 연결하기’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아요. 먼저, 친구들의 솔직한 현재 마음과 생각을 꺼내 보세요. “엄마, 아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 말을 들은 부모님은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부분은 꼭 필요한 과정이에요.
그리고 친구들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아이 메시지’(I-message)로 표현해 보세요. 아이 메시지란 ‘나’(I)를 주어로 해, 현재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엄마는 항상 나한테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하지 말라고 말해서 싫어요” 대신 “나는 엄마가 자주 하시는 말씀 때문에 솔직히 마음이 힘들었어요”라고 표현하는 거예요. 아이 메시지 대화는 처음에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많이 연습하고 노력하면 어느덧 친구들은 부모님과 건강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거예요.
《예수님께 소통을 배워라》(김은성 저, 생명의말씀사)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와 가정,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소통에 대한 해답을 이미 가지고 있다. 가지고 있는 해답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조금은 힘든 숙제이지만 친구들의 기도와 결심을 통해 다시 부모님과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회복되길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