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임준섭 목사 (사랑의교회, 분자생물학 이학 박사)
휘이~익! 퍼~억!… 쿵! 무슨 소리일까요? 이스라엘을 침략한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이 소년 다윗이 던진 물매에 맞아 쓰러지는 소리예요. 키가 대략 2.9m에 달하는 거인 장수 골리앗이 어린 소년의 손에 쥐어질 만큼 작은 물매 하나에 땅에 고꾸라지고 말았어요. 이 기적 같은 승리는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다윗의 믿음으로 얻은 것이지만, 다윗조차 깨닫지 못했던 놀라운 물리의 법칙도 담겨 있는데요. 그것은 무엇일까요?
강력한 무기, 물매
다윗이 사용한 물매는 이스라엘을 비롯한 고대 근동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 중에 하나였어요. 이스라엘 주변 강대국이었던 애굽과 앗수르에는 물매 부대가 있었으며, 이스라엘에도 베냐민 지파 등 뛰어난 물매 부대가 있었어요(왕하 3:25; 대상 12:2; 대하 26:14). 예수님 당시 로마의 군인들도 물매를 무기로 사용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고요. 지금도 팔레스타인에서는 시위를 할 때 물매를 무기로 쓴다고 하니 그 역사가 엄청 기네요.
실제로 물매는 대략 200m 떨어진 곳의 목표물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정확성과 시속 70km 이상의 속도로, 갑옷을 입은 군사마저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해요. 그러니 곰과 같은 맹수들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매우 숙련된 물매 기술을 가졌을 다윗의 물매에 거인 장수 골리앗이 맞고 한 방에 거꾸러진 것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죠.
물매 속 구심력과 원심력
물매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물매에 작용하는 두 가지 힘 때문이에요. 물매는 구조상 긴 가죽이나 헝겊의 양 끝에 끈이 달려 있어요. 돌을 가운데 부분에 넣고 긴 줄을 빙빙 돌려 원운동을 시키다가 던지게 돼 있죠. 이 원운동은 손에 쥔 줄 한쪽 끝과 물매가 있는 반대쪽 끝 사이를 잇는 줄에 작용하는 두 가지 힘에 의해 이뤄져요. 물매 쪽에서 잡고 있는 손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구심력, 반대로 물매 쪽에서 손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원심력이라고 해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먼저 구심력과 원심력은 그 크기가 서로 같으나 작용하는 방향은 반대라는 거예요. 즉 물매를 손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구심력이 클수록, 물매가 바깥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원심력이 커져요. 흥미로운 것은 원심력은 일종의 관성력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 아니라 구심력 때문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상의 힘이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원심력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힘이에요. 물매가 원심력으로 인해 힘껏 날아가 골리앗을 맞춘 것은, 실상 물매를 손안으로 끌어당긴 구심력 때문인 거죠.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손에 막대기를 가지고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을 골라서 자기 목자의 제구 곧 주머니에 넣고 손에 물매를 가지고 블레셋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삼상 17:40).
소년 다윗이 물매를 들고 거인 골리앗 앞에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오늘 살펴본 구심력과 원심력의 원리로 보면, 다윗이 거인 골리앗에게 나간 힘은 다윗의 마음 중심에 자리하고 계신 ‘하나님이라는 구심력 때문이에요. 가상의 힘인 원심력이 구심력에서 나오는 힘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내 안에 중심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구심력 때문이에요.
참된 힘과 능력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내 마음의 중심에 두고 세상으로 힘껏 나아가는 <큐틴> 친구들이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