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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24 호

50년 역사의 갱신 - 제자훈련

2004년 05월 편집부


“87년 7월 12일,창립한지 7개월여만에 늘푸른 교회는 첫 번째 제자훈련 고급반 및 초급반 수료식을 가졌다.12명의 성도가 조그만 방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한 본 교회는 이제 100여명이 등록을 했으며 초급반에 새로 지원한 사람을 포함하여 30여명이 제자 삼는 사역에 부름을 받았다.”
- 1987년 8월 24일자 평신도를 깨운다 중에서

돈암동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한태수 목사는 제자훈련에 대해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목사이다.86년 11월 의정부에 늘푸른 교회를 개척했던 한목사는 이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전통적인 목회방법에 익숙해 있는 교회의 중진들과 제자훈련에 대한 시각차이로 여러번 충돌하면서 많은 아픔을 경험했었다.차라리 교회를 사임하고 한사람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이 주님의 뜻이라고 확신하고 일을 벌린 것이 늘푸른교회의 시작이었고 제자삼은 사역을 통한 목회 모델을 의정부에 정착시켜보겠다는 것이 한목사의 소박한 꿈이었다.약 8년의 기간동안 한목사는 늘푸른교회를 제자훈련으로 잘 일구었고 그 결과로 늘푸른교회는 주일이면 약 250명 가까운 성도들이 함께 모일 정도까지 자라게 되었다.한목사는 제자훈련이라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교회를 개척하여 어려움들을 이기고 성공적으로 교회를 성장시켰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 돈암동교회로 부임하게 된 것은 1994년 8월 28일,이것은 한목사에게 또 다른 경험의 시작이었다.처음 부임 요청을 받았을 때에 한 목사가 갈등하지 않았을리는 없었다.
“장로님이 우리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갔었나 봅니다.청빙 요청을 받고 당황했지요.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일이었으니 말입니다.과연 어떻게하는 것이 옳을지 잠못이루는 밤이 있었습니다.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간다고 말할 수도 없었지만 나와 같이 부족한 사람은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데에 하나님의 뜻이 계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 때문에 한목사는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고 한다.그런 과정을 통해 한목사의 마음은 정리되기 시작했다.이제 늘푸른교회는 토양이 잘 닦여있으니 좋은 후임자가 오면 이 교회는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예전에 기성교회에서 이루지 못했던 일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한목사의 마음에 일기 시작했던 것이다.그것은 정말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었다.물론 어렵겠지만 새로 개척하는 마음으로,새로운 토양에서 다시 제자훈련을 하리라는 마음으로 한목사는 결국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처음에 섭섭해했던 성도들도 한목사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렇게 돈암동교회로 부임하게 된 것이 94년이었다.
1946년 설립된 돈암동 교회는 50년 역사를 가진 기성교회이며 역대로 총회장 세명을 배출한 교단에서도 꽤 영향력있는 교회였다.그야말로 전통적인 교회였던 것이다.게다가 부임했을 때의 교회의 상황은 무척 어려웠다고 한다.그때는 후임자 결정문제로 7개월여 동안 교회가 갈등을 겪던 시기였는데 그 기간동안 20여차례나 투표를 하는 과정 중에서 성도들은 나뉘어졌고 그 골도 꽤나 깊어져 있었다.교회는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엇고 영적으로는 너무도 메말라 있었다.그것이 처음 돈암동교회를 보았을 때 한목사가 가진 느낌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교회의 상황은 한목사에게 도움이 되기도 했다.성도들은 말씀과 영적인 필요들에 대해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었다.교회에 부임한 한목사는 처음 6개월 동안은 제자훈련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데 주련했다.어차피 제자훈련을 하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한목사였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이었다.그래서 한목사는 나누어져있는 성도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화합”에 초점을 두고 전교인 축제를 마련하는 등 치유에 중점을 두었으며 기도를 강조하면서 교회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화합,분위기갱신,교회의 체질개선,이것이 한목사가 목표한 것들이었다.특별히 새벽기도를 강조해서 1,2부 두 번의 새벽기도모임을 가졌고 매일 새벽의 강해설교를 한 장의 교안으로 만들어 나누어줌으로써 성도들이 묵상하고 또 묵상한 것을 바인더에 모을 수 있도록 했다.그리고 이러한 과정중에서 Q.T를 강조하여 성도들이 말씀을 통해 은혜받는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물론 메시지를 통해 훈련의 필요성과 성도의 진정한 필요를 강조하기를 잊지 않았다.
이렇게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든 95년초에 한목사는 드디어 제자훈련을 시작했는데 그 첫 번째 대상은 장로와 순장들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시작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사실 저는 몇 년 동안 진통할 준비를 했었거든요.6개월여를 말씀으로 가르치고 기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준비하다가 95년 2월이 되어 제자훈련을 모집하는 것으로 목회방향의 전화를 시도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제자훈련이 뭔지 잘 모르지만 목사의 열정만을 믿고 따라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제자훈련에 참여했던 성도들은 훈련의 과정을 통해 변화를 경험했고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경험했다.한 장로는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하니 분위기를 짐작할만한 일이다.
교회의 직분자들이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교회의 분위기는 바뀌어가기 시작했다.필자가 돈암동교회의 순장 몇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성도도 늘었다.370여명에서 520여명으로.물론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훈련받는 사람들이 교회에 자리잡게 되면서 교회의 체질이 바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자신들의 상처도 감싸안지 못하던 교회가 이제는 기도하고 전도하는 교회가 되었고,이웃과 사회를 향해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한목사는 제자훈련 사역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었다.교회의 실정에 맞게 교재를 편집하고,제자반을 인도하고,순장들을 가르치고,강해설교를 준비하고,자신과 목회철학을 공유하게 하기위해 매주 한 번 부교역자들과 워크샵을 갖고, 그러다보니 다른 일에 신경을 쓸 틈이 없다는 것이 한목사의 말이었다.그런 집중련이 돈암동 교회를 이처럼 빠른 시간에 바꾼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서울 경기 지역의 상담위원이기도한 한목사는 아직 보여줄 것이 없다며 겸손해하지만 동역자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의미에서 교회를 오픈하고 지역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저는 평범한 목사이고 우리교회도 대단한 교회는 아닙니다.그러나 보잘것없는 여러 동역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제자훈련을 통해 거듭나고 있는 돈암동교회가 얼마나 더 아름답게 변화해 갈지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그리고 한목사의 제자훈련의 과정을 좀 더 깊이있게 나눌 지역모임에 많은 동역자들이 참여하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동역의 장을 열어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