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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32 호

평신도 사역자를 향한 주님의 청사진

2004년 05월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삶이 많이 있겠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믿음의 형제 자매들을 섬기는 순장의 사역만큼 값지고 소중한 삶은 없는 것이다. 순장의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섬김” 일 것이다. 소그룹에 속한 형제 자매들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섬기는 것은 순장의 역할 중에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이다. 마치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 위해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엎드리시는 모습과 같이 순장은 순원들을 섬기도록 부름 받은 사역자들이다. 한마디로 순장의 사역은 섬김의 사역이요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는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데살로니가전서 2장 7-12절은 말씀으로 형제들을 섬기는 사역자의 자세와 내용, 방법과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본문에서 주는 사역자의 원리를 가지고 자신을 점검하며 발전시켜 나간다면 분명 아름다운 사역의 열매를 누리는 축복이 있을 것이다.


순장의 자세
바른 생각을 심으면 바른 행동을 얻고, 바른 행동을 심으면 바른 습관을 얻고, 바른 습관을 심으면 바른 성품을 얻고, 바른 성품을 심으면 운명이 바뀐다고 한다. 모든 사역의 가장 밑바닥에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생각, 즉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행동의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역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라 사역자의 생각과 마음의 틀이다. 어떤 자세를 가지고 섬기는가에 따라 사역의 열매가 달라진다.
바울은 사역자의 자세가 마치 ‘유순한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아야 한다’ 고 했다(7절).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유모라고 하면 진짜 부모가 아닌데 그저 젖을 먹이는 사람을 연상하겠지만 본문에서 말하는 유모는 자기 자녀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를 의미한다. 바울은 사역자는 부모와 같은 심정과 태도로 사역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순장은 의무감에서 어쩔 수 없는 돌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젖먹이는 어머니가 자기 자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보살피는 것처럼 순원들을 사랑하고 희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는 주어진 시간 안에 밥 먹이고 줄 것만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영혼의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가슴과 가슴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뭔가 진정한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그럼 지도자가 필요하다. 순장으로 섬기고 있는 K집사는 소그룹에 속해 있는 형제, 자매들을 잊지 않고 기도하며 돌보기 위해서 순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진을 기도수첩에 붙여두고 마치 가족사진과 같이 소중하게 여기며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젖먹이는 어머니와 같은 심정, 그것은 순원에게서 떨어지지 아니하고 순원들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어머니와 같은 사역자의 자세는 단순히 유순하게 돌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사랑은 힘이 있다. 불꽃같은 헌신이 있다. 바울은 단순히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의 생명을 걸었다.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에 목숨을 건 사랑과 진실이 없으면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분명한 말씀이라 할지라도 전하는 이의 인격과 삶, 그리고 사랑이 녹아있지 않으면 그 힘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단순한 이론을 전하는 자가 아니다. 생명을 전하는 자이다. 순장은 주어진 시간에 찾아와 주어진 교재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사라지는 학원강사가 아니다. 영적 어머니인 것이다.


사역의 내용
다락방에서 나누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바울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할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주기를 즐겨했다고 고백하고 있다(8절). 복음 외에 다른 것으로 다락방을 이끌어가기 시작하면 다락방은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저 사교클럽으로 전락하고 만다. 아무리 좋은 이상과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복음이 없다면 생명을 잃은 것이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할 것은 하나님의 복음의 역사는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시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도하는 시간이나 찬양하는 시간에도 복음의 생명력이 선명하게 드러나 전해질 대 그 다락방은 생명력이 있는 다락방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사역자는 말씀에 무지해서는 안된다. 어떤 환경과 문화 속에서도 능력을 발하는 말씀의 기초 위에 든든히 서 있을 때 그의 사역은 시들지 않고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므로, 사역자는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 영적 갈증을 안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그 말씀을 통해 삶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영적 생명을 위하여 영양분을 공급하고 유지하는데 있어서 지나치게 말씀을 들고 다른 형제들을 섬기는 순장이라면 영적 지도자들을 통해서 얻은 간접적인 지식은 자신이 성경말씀을 직접 상고하여 그 말씀이 정말 그러한가 날마다 연구하여 얻는 직접적인 지식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는 것과 요리사 자신이 직접 음식을 먹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이 섭취하지 않고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겠는가? 내 영혼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말씀을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러나 말씀을 묵상하며 연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나의 인격과 삶에 녹아진 말씀을 가지고 다락방에 가서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말씀을 가지고 다락방에 가면 어떻게 다락방을 인도해야 하는가?
몇 가지 중요한 원리만 정리해 보자.


1.모임 시작 20분전에 도착하라.
아무리 바쁜 사업을 하고 있는 순장이라 하더라도 모임 장소에 20분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장소를 제공하는 집주인과의 개인적인 교제를 가질 수 있고 먼저 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반갑게 맞아 주면서 그의 마음을 열어주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이다. 성경공부는 성경을 펼쳐놓은 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문을 여는 작업이 먼저 되어야 한다. 마음이 열리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적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온화하게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모습으로 앉아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이하며 대화를 시작하라.“지난 한 주간 어떻게 사셨어요?” 순장이 던지는 질문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이야기들을 듣는 중에 감사할 일, 축하 해주어야 할 일, 심각한 기도제목을 놓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2.찬양이 고백이 되도록 하라.
찬양할 때에는 그 주에 맞는 찬송을 선택해서 함께 은혜를 나누도록 하라. 찬양하는 순원 가운데 집중이 잘 안되는 사람에게, 때로는 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사람에게 가사를 읽혀도 좋다.“이 가사들 중에 몇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으세요? 이런 질문은 다른 생각을 하다가도 다시 한번 가사를 보면서 마음에 담게 된다. 찬양의 가사가 나의 믿음, 나의 고백이 되도록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찬양을 하도록 하라.

3.중보기도의 능력을 경험하게 하라.
중보기도는 다락방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시간이다. 순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순원들의 기도제목 하나 하나를 내어놓고 함께 기도할 때 기도의 은혜가 임하게 되고 성령의 역사를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기도는 하라고 권해서 될 것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막힘이 없이 편안하게 기도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락방에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기도하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기도훈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통성으로 기도할 수도 있고, 한 명씩 돌아가며 기도할 수도 있다. 대화식 기도는 초신자들에게 한두 마디의 짧은 기도나마 기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한두 마디의 기도를 통해 입이 떨어지면 스스로 기도할 수 있게 된다. 초신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칠 때에는 반드시 기도제목을 주는 것이 좋다. 담임 목사와 교역자를 위한 기도, 순장을 위한 기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전 세계를 품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주고 함께 기도할 때 순원의 신앙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4.성경공부는 귀납적으로 인도하라.
하나님의 말씀을 나눌 때에는 반드시 귀납적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매번 듣는 설교를 하면 순원들은 힘들어 하게 마련이다. 또한 질문을 읽고 답만 하는 문제풀이가 성경공부는 아니다. 귀납적 방법은 마치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증상을 물어보고 검사를 해본 뒤에 진단을 하고, 그 진단 내용을 가지고 처방을 내리는 것과 같다. 관찰, 해석, 적용, 나눔의 단계를 거쳐 순원들 각자가 말씀을 통해 깨닫도록 돕고, 받은 은혜를 나누도록 도와야 한다.

5.순원들의 마음을 여는 질문을 던지라.
순장의 역할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든다. 질문을 통해 순원들의 이해도를 측정할 수도 있고 그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붙잡을 수 있다. 또한 순원들 상호간의 활동을 통해 서로가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질문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칭찬해주는 것이다. 10분 동안 이야기하는 가운데 단 한가지만이라도 맞는 말을 했다면 먼저 그를 칭찬하며 격려해 주어야 한다. 칭찬과 격려는 보약과 같아서 서로를 세워주고 새롭게 해주고 깨닫도록 한다. 때때로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질문을 통해 잃었던 방향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6.순간 순간 감정의 표현이 필요하다.
순장은 순원들의 감정표현에 민감해야 한다. 순원이 울고 있는데 말똥말똥 쳐다보기만 한다든지 기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아요? 내 나이만큼 살아봐요. 좋은 것도 없고 싫은 것도 없어요”라고 김을 뺀다면 분위기를 썰렁해질 것이다. 우는 사람과 함께 울고 웃는 사람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려면 순장 자신이 감성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7. 눈높이 설명을 하라.
다락방을 인도하다보면 순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순장이 설명을 해주어야 할 때가 있다. 설명해야 할 때에는 짤막하게 해야 한다. 5분 이상 넘어가면 설명을 넘어 강의나 설교가 되어버리고 만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순장의 역할의 전부가 아니다. 지도자의 내면에 들어온 지식들이 소화가 되어서 은혜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순장은 순원들의 수준을 잘 파악해서 그들의 용어와 표현을 사용해 설명해야 한다.

8.기도로 마무리하라.
성경공부가 끝나면 공부한 그 말씀이 적용되기 위해서 영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공급받는 시간이 기도하는 시간이다. 말씀을 공부하는 데 쫓겨서 기도를 건너뛰면 지금까지 공부한 모든 것이 무산되어 버리고 만다.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한 주간의 삶의 변화가 달려있다. 그렇게 힘들게 가르쳤는데 순원들의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순장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사역의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순장 자신의 희생일 것이다. 사도 바울은 목숨까지도 너희를 위하여 즐겨 준다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준비하는 것도 순장의 희생이다. 주중에 순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근황을 물어보고 어려움 당하는 것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도 희생이다. 힘들게 일하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때때로 비난을 받고도 변명할 기회조차 없는 것, 슬프지만 항상 기뻐해야 하는 삶, 형제, 자매를 위해 잠못 이루고 고생하는 그 모든 것들이 희생이다. 물론 희생이란 그다지 매력적인 것이 못된다. 그러나 그 희생이 없이는 아름다운 열매가 없다는 것을 주님은 아시기에 우리의 삶에서 고난과 희생을 제거하지 않으신다.


사역의 방법
9절에서 바울은 자신들의 수고와 애쓴 것을 데살로니가 교인들이 기억할 것이라고 말한다. 바울이 천막 깁는 일을 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들고 수고하며 애를 쓰며 사역을 했던 것을 보면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면서도 주변의 형제 자매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을 생각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순원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아픔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신앙적인 안목을 갖도록 돕고, 힘과 용기를 주는 순장들의 사역 때문에 교회에 아름다운 열매가 있게 된다. 이러한 수고는 구체적인 다음 세 가지의 형태를 띄고 이루어지게 된다. 순원들이 계속해서 자라갈 수 있도록 권면하고 위로하며 경계하는 일이다.
바울은 아비가 자녀에게 하듯 이 세 가지를 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11절). 형제 자매들의 영적 순례를 돕는 순장들의 사역의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다. 각 사람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사람의 현재의 위치는 모두 다를 수 있다. 순장이 할 일은 각 사람이 처한 영적 수준에서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권면하며 위로하고 경계하는 일이다. 예수를 처음 믿은 사람이라면 학습을 받고 세례를 받도록 격려하며 안내해야 한다. 세례를 받고 교회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았으면서도 훈련받지 않는다면 훈련에 임하도록 권면해야 한다. 그들도 순장들과 같이 훈련받아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역자가 되도록 권면해야 한다. 때때로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는 함께 슬퍼하며 위로해야 한다. 잘못된 길로 들어설 때에는 사랑으로 꾸짖고 경계해야 한다.


사역의 비전
순장들이 이렇게 사역하는 궁극적인 비전은 12절에 나타나는 대로 하나님께 합당히 행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합당히 행하도록 순원들을 양육하는 것이다. 순장사역의 목표는 자기와 똑같은 순원을 만드는 것도, 자신의 추종자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각 사람의 지문이 모두 다르듯, 각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도 다르다. 순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도와 그들을 향하여 가지고 계시는 주님의 계획과 비전을 깨닫고 주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순장 사역의 비전이다.

순장으로 섬기는 모든 형제 자매들이 베드로처럼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고 섬김으로 순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께 합당한 자들로 세워져, 하나님의 나라를 든든하게 세워 가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