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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39 호

순장의 마음에 성령의 바람이 불면, 순원들의 심령에 은혜의 꽃이 핍니다

2004년 08월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 담임)

- 우리 교회 순장무장(Equipping the Lay Leaders) 이렇게 한다. -

프롤로그

지난 8월초에 두 분의 장로님과 함께 미국교회를 방문하였다. 일주일 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단히 의미 있는 기간이었음을 지금도 감사한다. 직장 생활하는 분들로서는 여름휴가 기간을 송두리째 드려 담임목사와 동행하는 일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겠지만 교회의 미래를 열어 가는 마음으로 드려진 이 기간은 당회원과 교회가족들 모두에게 축복이 되었다. 미국교회 방문이후 교우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후원 감사의 뜻으로 사진전을 열었다. 잔뜩 폼잡고(?) 찍은 사진 밑에 다음의 글을 써넣었다. “당회원의 마음에 성령의 바람이 불면, 성도들의 심령에 은혜의 꽃이 핍니다.” 동일한 원리로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순장의 마음에 성령의 바람이 불면, 순원들의 심령에 은혜의 꽃이 핍니다.”
제자훈련 초년병으로서 아직 단독목회 10년도 채우지 못한 필자가 평신도를 하나님의 진리로 이끄는 영적 지도자들인 순장사역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은 사실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제자훈련사역을 목회의 핵심으로 알고 달려가는 동역자들께 한번의 격려 북소리, 한번의 전진 나팔소리로 쓰임 받는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 일까를 생각하면서, 순장무장 사역 현장을 3부분-마음(Heart) 비전(Vision) 기술(Skill)-으로 나누어 공개하려한다.


Ⅰ. 확신을 심어주오, 감동을 주오(Heart)

일전에 어떤 교우 부부가 직접 만든 빨간 카네이션 카드를 독특한 선물과 함께 보내와 나를 들뜨게 하였다. 선물이 아니라 부부의 마음이 담긴 고백이 내 마음을 감동시킨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새로남교회에서 믿음의 새로운 출발을 한지 만 2년이 되어갑니다.” 그들은 담임 목사와의 만남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이 시대 교회의 아픔 중 하나가 호적 없는 교인들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던가! 마치 부평초처럼 지역교회를 두루 방황하는 교인들의 풍토속에 하나님의 섭리적인 만남이라니! 내가 그들의 삶에 그렇게 소중한 존재라면, 그들 또한 나의 삶에 소중한 존재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나는 순장관리의 알파 포인트는 담임목회자와 순장과의 “만남의 은총에 대한 확신”이라고 믿는다. 세상에 소중한 만남이 많지만 담임목사와 순장과의 관계처럼 투명하고 무게 있는 만남이 어디 있을까?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피를 나눈 이상이요, 한 지붕을 이불삼아 살아 본적이 없지만 동일한 사명감을 가지고 손을 잡고 뛰는 동역자이며 전우이기 때문이다. 나는 목회자로서 생명사역의 동역자인 순장들을 대할 때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존중을 가지고 대하려 하고 있다.
인간의 불완전함과 연약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갖가지 모양으로 드러난다. 오해와 갈등도 시한폭탄처럼 잠재되어 있으리라. 평화시에는 모른척 지나가지만 목회현장이 메마르고, 목회자의 부덕함이 드러날 때는 작은 불씨가 온 산을 잿더미로 만들 듯 오해와 갈등은 확대 재생산된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순장의 만남이 하나님의 만남에 대한 은총의 확신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갈등과 불신의 벽을 창조적으로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만남에 대한 상호 감사의 관계를 열기 위해서는 목회자 자신이 정도목회(正道牧會)와 목양일념목회(牧羊一念牧會)에 매진해야 하였다. 정도목회는 문자 그대로 올곧은 목회, 하나님 앞에서의 목회를 말한다. 하나님 앞에서 목회하는 목회자상의 이미지가 순장들의 마음에 금강석에 각인되듯 새겨지려면 시중의 언어로 털어서 먼지가 안나야 한다. 사람 키우는 목회는 목회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목회의 투명성은 목회자의 인격과 상통한다. 그리고 목회자의 인격의 핵심은 “우리 담임목사님은 무엇 때문에 목회를 하는가?”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그는 누구인가?”의 질문과 맞닿아 있다.
목양일념목회는 목회자의 존재이유에 대한 응답이다. 목회자의 한정된 에너지를 어디에 투자하는가의 문제이다. 목회자로서 “이 교회(양떼)와의 만남에 진실로 감격하고, 만족하고 있는가?”에 대한 목양적 자기 고백이다. 순장이 전력투구 할 것을 기대하면서 목회자 자신이 몇 가지 무게 중심을 가지고 즐긴다면, 얼마 가지 않아 목회자의 진심은 순장에게 전달될 것이다. 부임이후 나는 여러 가지 강의요청을 내 때가 이르지 아니한줄 알아 정중하게 사양하였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교회, 내 목회가 좋기 때문에 힘을 분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도목회와 목양일념목회의 진가는 위기때에 드러난다. 제법 성장한 개척교회 후임자로 부임한 이후 당회원의 이탈(전임 사역자의 목회 회귀로 인하여 야기된)과 헌금을 횡령했다는 악성 투서사건등 교회의 하나됨과 화평을 도전하는 크고 작은 시도들이 있었으나 교회가 한치의 흔들림 없이 든든히 설 수 있었던 것은 먼저는 하나님의 은혜요, 인간편의 조건을 굳이 든다면 목회자에 대한 신뢰에 조금도 흔들림 없었던 순장들의 뒷받침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순장들의 목회자에 대한 뒷받침은 담임 목회자와의 섭리적인 만남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하지 않겠는가?


Ⅱ. 어디로 갈 것인지를 가르쳐 주오(Vision)

이끄는 자와 이끌림을 받는 자 사이에 목적지에 대한 상호이해가 없다면 그러한 단체를 가리켜 결코 팀이라 할 수 없다. 오합지졸과 정예군 사이의 차이는 목적지에 대한 확신과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 대한 합의와 팀에 대한 신뢰의 차이일 것이다. 나는 새로남교회를 섬기게 되면서 곧 바로 교회앞에 영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새로남교회는 평신도를 깨우는 목회철학을 가진 교회로서 대전과 중부권의 지역교회의 본보기(Role Model)가 된다.”

● 새로남교회의 비전 선언문(Vision Statement)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여 천국의 확신(영생의 선물)을 가지게 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련하여, 하나님 나라의 정병(예수 그리스도의 군사/복음의 증인)으로 세운다
쪾전도-양육-훈련-영적재생산(복음의 증인)

● 사명선언문(Mission Statement)>
1. 주어진 역량을 극대화하여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한다.
2. 한 사람의 영혼을 뜨겁게 사랑한다.
3. 영적 성숙 프로그램을 계발하여 성도들의 영혼을 무장시킨다.
4. 지역사회의 문화활동과 대민봉사를 활발하게 전개하여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한다.
5. 교역의 팀 사역 과 평신도의 자원봉사를 강화한다.
6. 다음 세대의 복음화 및 인재양성을 위해 집중 투자한다.
7. 교파와 지역을 초월하여 연합정신으로 교회의 일치와 협력에 앞장선다.
8. 비전 새로남 2000을 역동적으로 추진하여 대전과 중부권, 더 나아가 온 세계를 복음으로 선교하는 선교센터가 되게한다.

● 핵심가치(Core Value)
새. 새생명 탄생을 위하여 복음전파에 전력 투구한다.
로. 로마서의 기록자 바울 같은 인재양성에 힘써 통일을 대비한다.
남.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의 행복을 위하여 가정사역을 실천한다.
교. 교회가 속해있는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봉사한다.
회. 회사생활에 성실하고 창의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임하여 동료들에게 모범이 된다.

나는 구호나 선언문 작성이 사문화(死文化) 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에도 마음을 담았다. 예배의 감동을 위한 주차장 매입, 청소년 교육관 마련, 믿음의 가족들이 늘어남에 따른 새 예배당 건축부지 확보로 대별되는 민감한 사항을 교회 앞에 공개적으로 다루고 합의를 끌어내었다. 순장의 내면이 자신이 속한 교회와 사역에 대한 높은 자존감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결코 희생을 기쁘게 감당할 수 없다. 분명한 목회 방향성이 있는 교회에서 안심하고(?) 사역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와 자부심으로 표현할 때 순장 상호간의 사역의 시너지(Synergy)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다.


Ⅲ. 군장(軍裝)을 갖추어 주오(Skill)

목회의 스승이신 옥한흠 목사님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깊이의 목회를 위한 마음의 확고한 결단 이후 목회의 본질 수호를 위한 특전사 혹은 영적 친위 그룹은 순장들이어야 함을 확신하였다. (장로교회의 구조상 당회원은 반드시 순장 출신이어야 함을 전제하기에 기어코 당회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A.교회의 특이성을 말한다.
대전광역시 신 시가지에 위치하고 있는 본 교회는 대덕연구단지라는 특수한 배경으로 인하여 교우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남자 순장중 Ph.D학위를 가지고 있는 비율이 거의 30%가 된다. 그러하기에 순장은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가진 독특성 있는 사역자로 세워야 할 필요성을 요청 받는다. 순장 훈련은 매주일 오후 2:30-4시까지 모인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불참자가 없다(남43, 여21:64명) 사실 남자순장이 교회의 여러기관에 봉사하면서 주일 오후 순장 훈련시간을 충실하게 지킬 수 있다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영적인 기강과 순장사역의 미래를 위하여 시간이나 내용을 부드럽게 풀어줄 계획이 없다. 순장훈련 시간은 부흥회적 성격, 축제적 성격, 훈련적 성격, 실험실적 성격이 한데 어우러진 영적 용광로가 되도록 지혜를 모으고 있다.

B.순장을 급조해서 세우지 않는다.
지난 주 모인 43개 다락방중 21개 다락방이 9명 이상 모였다. 가정에서 모여, 귀납적 토론이 이루어지기에는 많은 숫자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장을 급조해서 세우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불은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함량미달의 순장을 급조하므로 평신도사역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도록하려면 결단이 필요하다.

C.지성을 계속 자극한다.
순장훈련 중 정기적으로 읽고 함께 토의한 책은 다음과 같다. 물론 다락방교재를 다룬 이후 별도의 시간에 나눈 책들이다.
1.소그룹 성경공부 인도법(네비게이토)
2.세계를 품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조이)
3.훈련의 기쁨 (생명의 말씀사)
4.당신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프리셉트)
5.멘토링(디모데)

지성도 계속해서 자극하지 않으면 퇴보한다. 때문에 정기적으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하고 좋은 강사들을 초청하여 평신도 지도자로써의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D.측면 지원을 통해 기쁨을 창출한다.
순장의 부인과 남편을 대상으로 일일 세미나를 열어 평신도 사역자의 중요성과 보람을 자각하도록 한다. 순장과 호흡하는 권찰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 다락방이 팀으로서의 기능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한다.

E.다락방 양육일지(사역일지)를 매번 작성하게 한다.
본 교회에서는 하나님께서 이루실 수 많은 다락방을 꿈꾸면서 그 꿈의 온상이 될 현재의 순장들에게 다른 교회가 요구하지 않는 짐(?)을 지운다. 바로 순장 다락방 양육일지이다. 매번 비슷한 사건을 기록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순장들은 기쁘게 감당한다. 교구담당 교역자나 담임목사는 일지를 통하여 그 순장이 섬기는 다락방을 눈에 그릴 수 있고 형편을 헤아릴 수 있다. 동시에 순장의 고민과 장점을 파악할 수 있다. 때때로 담임목사나 교구 담당목사의 따스한 격려의 말이 기록되기도 한다. 목회자와 순장의 열려 있는 관계는 안정감을 주고 매너리즘을 방지한다(8쪽 참고).

F.핫 라인(Hot -line)을 가동한다.
순장의 담임목사와 교구담당 교역자와의 열린 대화는 의사소통의 생명선이다. 사역의 적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E-mail이나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함께 현안을 다루고 영적인 처방을 강구해야 한다. 순장 개인이나 가정의 경조사에 대하여는 담임목사가 직접 축하와 위로사역을 감당한다. 순원들을 최선으로 돌보는 순장을 목회적 차원에서 돌보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역이 힘들 것은 명약관화하다.
케빈 그레니어(Kevin Grenier)는 긴급한 필요를 채우는 양육의 3가지 장점으로 친밀성, 즉각성, 중요성을 들었다. 순장도 목회의 대상, 양육과 돌봄의 제 일번지인 만큼 그들의 내면에서 앞의 3가지가 삶의 만족과 기쁨으로 와 닿도록 목회적인 배려와 센스가 필요하다. 특별히 어려움이 있을때에 순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격려는 순장뿐 아니라, 순원들에게도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에필로그

순장은 목회의 동반자이다. 순장은 작은 목사이다. 목회적 측면에서 순장은 담임목회자의 분신같이 쓰임 받는다. 사랑하는 이들의 만남에는 꿈과 기대와 설레임이 뒤따른다. 나 역시도 담임목사로서 목회의 제일번지 순장사역을 통하여 우리 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가는 것을 본다. 이 기쁨을 무엇에 비교 할 수 있을까?
부족하지만 계면쩍게 열어보인 우리교회 순장사역은 도상(道上)의 사역, 미완(未完)의 사역, 공사중(工事中) 사역임을 인정한다. 도상의 사역이기에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이 힘찰 수 있다. 미완의 사역이기에 완성을 향한 경주가 가능하다. 공사중이기에 지어져 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순장사역 뿐 아니라 우리교회의 진면모를 동역자들과 여러 형제교회와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