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말씀이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그룹 사역은 말씀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성경말씀은 우리의 지성이나 감정보다도 더 확실한 권위의 원천이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자신의 뜻을 계시하신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반응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성경을 통해 계시되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말씀에 응답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모여 이룬 소그룹이 하나님의 계시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동창회나 반상회와 다를 바가 없다.
이상한 오해
요즘 소그룹 사역을 강조하는 사람들 가운데 현대인에게는 성경공부보다 삶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돌보는 일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성경말씀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주장 밑바닥에는 “말씀을 통해서는 삶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상한 오해가 있는 것을 보게된다. 지금까지 제자훈련이나 성경공부를 많이 해보았는데 그 결과가 별로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혹은 변화가 있기는 한데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저 겉보기에 좋은(nice) 신앙인을 만드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온 생애를 바칠 수 있는 헌신된 제자를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또한 성경공부를 통해 교회 부흥이 일어나지는 않고 머리만 큰 신자들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드러난 문제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에 끼치는 영향이 이렇게 미미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그만한 능력밖에 없다는 말인가? 소그룹 환경에서 말씀이 끼치는 영향력이 형편없는 이유는 말씀 그 자체가 아니라 말씀이 전달되어 가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구역예배와 같은 전통적인 소그룹에서 이루어지는 가르침은 구역장이 성경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설교형태가 대부분이다. 가르치는 일에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못한 평신도들이 주어진 공과의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다보니 매우 지루하고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예배보다는 2부 순서로 있게되는 식사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누는 교제에 더 관심이 많다.
구역예배에서 나타나는 피상적인 말씀전달의 문제점과 형식적인 교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이 있는 것은 한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훈련된 평신도들이 소그룹에서 작은 목사로서 다른 평신도들을 섬기도록 돕는 제자훈련이 끼친 영향으로 많은 교회에 소그룹 운동이 일어났다. 다락방, 목장, 사랑방, 가정교회 등, 명칭은 약간씩 다르지만 같은 맥락에서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소그룹 운동은 전도보다는 양육에 무게 중심이 놓여져 있어서 말씀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하며 성도간에 사랑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많은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불신자나 잠재적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소그룹에 참여하도록 소그룹의 문을 열어놓기에는 껄끄러운 면이 있었다.
불신자를 찾아가는 소그룹
최근에 관심이 집중되는 셀(Cell) 사역은 이러한 약점을 보완시켜주는 매우 좋은 요소를 담고 있다. 셀의 초점은 불신자를 소그룹에 끌어들여 예수님과 만나게 하는데 있다. 믿지 않는 주변의 사람들을 초청하여 소그룹의 일원으로 만들고 또 다른 소그룹으로 번식시켜 나가는 것이 셀의 주된 관심사이다. 셀의 구성원 각자는 불신자를 찾아가 호의를 베풀며 셀을 소개하고 셀에 끌어들이는 일에 전심 전력한다. 그러므로 셀의 체제를 가지고 있는 교회는 영혼 구원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고 얼마나 많은 셀로 번식되었느냐에 따라 사역을 평가한다.
그런데 이렇게 셀을 지향하는 소그룹의 형태를 들여다보면 일반적으로 말씀을 가르치는 시간과 삶을 나누는 시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말씀과 삶이 단절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성경공부의 시간이 길게 되면 신앙이 약한 사람들이 지루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10-15분 정도로 최소화시킨다. 나머지 시간은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정도로 모임을 이끌어간다. 불신자들이 편안하고 부담 없이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급적 성경공부와 같은 부담을 주는 요소를 빼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신앙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함으로 소그룹에 참여시킨다는 이유로 말씀을 가지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삶에 적용하는 중요한 요소를 빼거나 지나치게 축소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
믿지 않거나 영적으로 어린 사람들의 실상은 다른 문제보다도 영적 양식에 주려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신앙이 자라지 못하는 원인의 대부분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하는데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말씀은 젖과 우유, 떡에 비유된다. 이와 같은 양식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 대신에 달콤한 캔디나 콜라와 같은 친교모임이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매일의 양식을 삼아온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일주일에 한번 참석하는 예배 시간에 설교자가 제공하는 우유 한 병만으로는 적절한 영적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 소그룹에서도 10분 정도 전달되는 일방통행식 설교를 가지고 세상을 이기며 살아갈 수 있는 영적 자양분을 얻을 수는 없다. 역설적이지만 그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바로 그들이 먹기 거북해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문제는 영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성육신의 원리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그 가르침이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점검해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와 대화하시기 위해, 우리가 알아듣도록 의사소통을 하시기 위해서 우리의 낮은 삶의 수준에까지 내려오셨다. 이것이 성육신이다. 소그룹에서 말씀을 나눌 때 성육신의 원리를 적용하면 말씀의 본질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게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말씀을 나누는 현장을 보면 배우는 자의 자리에까지 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말씀을 가르치는 자가 평범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수준까지 내려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오랜 신앙생활에 젖어 편안하게 느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말씀을 나누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어린 사람들의 표현방식을 따라 의사소통하려는 자기 희생적인 노력과 적극성이 있어야 한다.
어머니가 아무리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2살 난 아이에게 말할 때에는 “맘마” “까까”와 같은 수준의 용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한다. 그런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어머니의 지적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없다. 옛날 초대 한국교회에서는 글자도 모르던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들여 한글을 가르쳐가면서 성경을 가르쳤다. 학력 수준이 매우 낮은 지역에 세워진 인천의 한 교회가 중졸, 고졸의 성도들을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의 핵심지도자로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성육신적 가르침 때문이었다. 눈높이에 따라 말씀을 나눈다는 것은 각자의 신앙적인 발달과정에 따라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성도들의 지적 수준과 영적 수준이 성숙해감에 따라 적절한 표현과 삶의 적용을 통해 성경의 원리가 실제적인 생활 속에 녹아들어 가도록 돕는 것이다. 말씀을 가지고 나누는 소그룹인데도 은혜가 없다면 점검해야 한다. 참석하는 사람들의 눈높이까지 내려가서 말씀을 나누고 있는가를…
같은 배를 탄 사람들
눈높이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동일시의 원리’를 배울 필요가 있다. 소그룹 인도자가 소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고 그들과 똑같은 문제를 안고 고민하며 씨름하는 사람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면 사람들은 같은 배를 탄 동지라는 의식을 가지고 마음의 빗장을 풀고 지도자가 말하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좋은 소그룹 지도자는 소그룹 멤버에게 자신을 선생으로 드러내며 차별화하지 않는다. 자신도 다른 소그룹 멤버와 같이 하나님의 말씀 아래 무릎을 꿇고 그 권위 밑에서 함께 영향을 받아 변화되어 가는 제자의 모습으로 자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도자가 말씀을 통해 인격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정이나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 하나 하나가 고쳐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때 그 소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그들도 같은 과정을 따라가게 된다. 아울러 지도자의 영적 권위도 자연스럽게 세워진다.
삶의 변화를 이끄는 지도자
말씀을 통한 삶의 변화를 경험하려면 사람들에게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곧 그들에게 신앙의 성숙과 변화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성경을 통해 어떤 삶의 원리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성도들에게 제시했다고 해서 지도자의 역할을 다했다고 만족해서는 안 된다.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말씀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적용의 두 단계를 거치도록 도와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나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그 음성 앞에서 내가 취할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마서 12장 말씀을 통해서 이 세상을 본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면 이제는 나의 구체적인 삶의 영역 속에서 세상 것을 본받지 말아야할 행동지침을 짜고 그 일에 헌신해야 한다. 이후부터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나 방법과는 전혀 다르게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의 변화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적용하는 것을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메세지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으면 멋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근사해 보이는 말이나 이론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야고보는 적용과 순종이 없이 기독교의 이론에 심취하는 사람들을 보고 ‘듣기만 하는’ 사람들(약1:22-25)이라고 가르친다. 야고보에 의하면 설교나 성경공부는 영혼의 거울이다. 성경말씀을 통해 각자의 속 모습이 어떤지를 분명하게 보게 된다. 나는 제법 깔끔하다고 생각하다가도 말씀이라는 거울을 들여다보면 엉망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그러나 거울을 힐끔 쳐다보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면 거울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하게 된다. 엉망진창인 자신의 모습을 보았으면 이제는 단정한 모습으로 매무새를 고쳐야 한다. 성경말씀을 듣기만 하고 즐기려는 사람은 마치 청강생과 같다. 청강생은 교수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원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숙제를 해갈 필요도, 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다. 다만 강의 시간에 앉아서 정보를 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에는 ‘청강’이 있을 수 없다.
변화를 일으키는 힘 : 표현과 참여
건강한 소그룹은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 하나 하나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삶을 고쳐가면서 성숙해 가도록 돕는다. 건강한 소그룹은 말씀 앞에서 자신의 감정과 결단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면 그 말씀이 우리의 인격과 더불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결심을 가슴속에 묻어 놓고 잊어버리도록 하지 않고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백 번의 결단보다도 한 자루의 몽당연필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 있다. 특별히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는 참여를 통해 함께 연구하며 발견해 가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도 개발되어야 한다. 참여는 가장 효과적인 배움의 방편이다.
설교를 하는 도중에는 이러한 참여를 이끌어내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울지 모르지만 소그룹에서는 서로의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소그룹은 말씀의 능력을 회복하도록 만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구조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소그룹의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대그룹에서 드리는 예배의 형식만을 답습하거나 아예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포기하는 교회가 많다는 것이다.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소그룹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먼저 말씀 안에서 은혜를 경험하고 삶의 변화를 체험했다면 그가 이끄는 소그룹에서 같은 방법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갈 것이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말씀이 아니라 함께 말씀을 보면서 발견해가고 받은 은혜를 함께 나누는 귀납법적인 대화를 경험해본 사람은 그렇게 소그룹을 인도할 수 있다. 소그룹에서 말씀을 함께 나누는 것이 강조되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진 소그룹 지도자가 준비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진정한 소그룹의 맛을 경험한 지도자를 세우고 그들을 통해 동일한 형태의 소그룹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5년이라는 장기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름을 다락방이나 셀로 바꾸고 운영방식을 바꾸겠다고 선포하는 것으로 소그룹이 바뀌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몇가지 제안
지금까지 양육중심의 소그룹이 가지고 있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소그룹에서 다루는 질문의 양이 너무 많아서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질문의 양을 줄이든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교재 안에 주어진 질문의 양이 많다면 지도자가 의도적으로 몇 가지 질문은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고 말씀의 원리를 삶에 적용하는 내용을 늘여 시나리오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한 시간 안에 사용할 수 있는 질문의 숫자는 7-8개 정도가 적당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말씀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도 각자의 삶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나누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삶을 풍성히 나누는 열린 소그룹의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믿지 않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자연스럽게 소그룹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라. 한 달에 한번이나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주변에 믿지 않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음식을 나누거나 공동의 관심사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어떤 평신도 지도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회적으로 유명하면서도 신실한 크리스천들을 모아서 골프모임을 갖는다. 단, 한 사람이 믿지 않는 다른 한 사람을 동반해서 참석하는 조건으로 모임을 갖는다. 처음 참석한 사람은 단지 골프 때문에 왔다가 예수님을 소개받게 되고 정기적으로 모이는 소그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된다. 운동이외에도 컴퓨터, 외국어, 꽃꽂이, 기타와 같은 악기, 종이접기, 요리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불신자들과 접촉할 수 있다. 아이의 돌이나 생일, 부활절이나 성탄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 아는 사람들이 함께 만나는 파티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지 음식을 먹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그룹으로 연결시켜 가는 징검다리로 만들어 가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이 경우 복음전도와 연계된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한 알파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소그룹을 활용해서 복음을 변증적으로 나누는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다. 소그룹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도입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소그룹을 전도 소그룹으로 운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셀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는 몇몇 교회를 살펴보면 말씀과 성령의 역사라기보다는 성도들의 모든 힘을 셀의 번식에 두고 마치 피라밋과 같은 다단계 판매조직처럼 사람들을 몰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신앙생활의 다른 요소들은 생각도 하지 못하도록 의식을 마비시키는 강한 리더십이 없다면 그러한 결과를 얻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숫자적인 면에 현혹되지 말고 신앙적으로 균형잡힌 소그룹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소그룹 지도자의 자격조건을 너무 높이 생각하면 소그룹의 번식에 장애가 된다. 처음에는 원형(prototype) 소그룹을 통해 소그룹이 무엇인지 경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건강한 소그룹의 원형을 맛보기만 하면 신앙의 년수가 짧더라도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소그룹 안에 잠재적인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을 부순장이나 부구역장으로 세워 그들이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때가 되면 공식적인 훈련과정을 거쳐 소그룹 지도자가 되도록 이끄는 적극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말씀 앞에 순종하는 소그룹인가?
말씀을 강조하면 초신자들이 소그룹에 참여하기 어려워진다는 말은 미신이다. 진정한 삶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그 앞에 순종하는 삶이다. 말씀에 뿌리박지 않은 돌봄(Caring)은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 나무와 같아 바람이 불면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 건강한 소그룹은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사람들의 삶의 필요를 채워주되 참여를 통해 배움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당신의 소그룹은 건강한가? 말씀이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그렇다고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분석해서 보완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