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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49 호

복음전도의 교두보인 다락방 소그룹

2003년 02월 오정현 목사


얼마전 이민교회로서는 흔치 않은 감동적인 장면이 우리 교회에서 연출되었다. 주일예배를 드릴 때 100여 명이나 되는 성도들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은 것이다. 그 세례 장면은 모든 성도들의 기도와 찬양 가운데 드려진 거룩한 하늘잔치였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게 보이던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날 세례를 받은 성도들 가운데는 '탕자의 귀환'에 버금갈 만한 사연을 가진 이들도 수두룩했다. 특별히 그 날 세례간증을 한 남자 성도는 필자의 아내가 섬긴 다락방에서 부인들이 불신자 남편을 위해 10년 동안 함께 기도한 후에 얻은 소중한 열매였다. 이 열매는 다락방 모임이 전도의 결실을 맺게 하는 '전도사랑방'으로 쓰임받는 예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의 전도사역은 훈련으로 키워진 순장과 순원들에 의해 이뤄진다. 그들의 사역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다락방 소그룹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활전도가 이뤄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 교회에서는 새가족들을 환영하는 '만남의 시간'을 두 달에 한 번씩 가진다. 얼마전 이 만남의 시간에 한 새신자가 참 인상적인 간증을 들려주었는데, 이것 역시 우리 교회 소그룹 전도의 강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새신자는 평소 주변에서 "아주 분위기 좋고 푸근한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거기를 찾아가 보았다고 한다. 그 모임이 바로 남가주 사랑의교회 '다락방'이었고, 그 다락방에 줄곧 참석하다가 마침내 교회에까지 등록하게 되었다고 간증하는 것을 들었다. 이웃의 불신자들에게는 최초의 관문과도 같은 소그룹 다락방은 불신자들을 교회의 어장에 걸려들게 하는 부드러운 낚싯밥과도 같다.

우리 교회에는 200여 개의 다락방이 있는데, 이 모임들이 이웃에게 자연스레 복음을 전하고 초기에 그들을 말씀의 교제 가운데 양육하는 전도의 양식장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좋은 모임은 주변에 금방 소문이 나게 되고, 일단 좋은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들러보러 오게 된다. 우리 교회의 많은 새가족들이 "다락방과 순장님이 너무 좋아서 교회에 등록하게 되었다"고 간증한다. 감동을 주는 성숙한 인격과 삶이 역시 전도의 변함없는 비결임을 잘 알게 해준다. 이처럼 제자훈련의 열매는 다락방에서 전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제자훈련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데 포커스를 둔 훈련이다. '한 사람의 변화'에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그 한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워지기까지 생명을 걸고 정성껏 수고를 다하는 사역이다. 이는 우리 주님이 변함없이 바라보셨던 비전이요, 공생애 기간 내내 친히 집중하셨던 사역이다.
주님의 제자훈련 비전과 사역은 소그룹을 통해 가장 잘 이뤄진다. 제자훈련과 소그룹은 환상의 콤비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제자훈련을 통해 훈련받은 평신도가 나중에 다락방을 인도하는 순장을 맡게 되면, 제자훈련에서 배우고 체험한 은혜를 순원들과 다시 나누게 된다. 그래서 다락방은 계속해서 전도의 생명력이 넘쳐 영혼의 승법번식이 일어나는 재생산 구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의 소그룹 전도는 다락방의 생명력과 순장의 영혼을 향한 열정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 교회는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기도와 능력 전도를 다락방별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필자의 아내가 섬긴 다락방에는 부인들이 믿지 않는 남편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한 결과 놀랍게도 지금은 거의 모든 비신자 남편들이 변화되어 하나님께 돌아오는 역사가 나타나고 있다. 기도와 능력전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좋은 예다.

앞으로 우리 교회는 각 다락방별로 '섬기는 전도'(servant evangelism)를 좀더 짜임새높게 실시하려고 한다. 섬기는 전도는 이민자들이 겪는 여러 삶의 문제들을 돌봐주고 그들의 절실한 필요(felt needs)를 채우는 전도이다. 모두가 다 자기 일을 돌아보기에만 바쁜 각박한 현실 가운데서 이러한 섬김의 전도사역은 예수 안 믿는 영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강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들의 삶에 왜 예수님이 꼭 필요한가를 깨우치게 해주며, 섬기는 교회로서의 이미지 또한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우리 교회의 각 다락방은 이민사회 요소요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다이나마이트라고 할 수 있다.

소그룹 전도사역에서는 무엇보다 순장과 순원들이 한 사람을 섬기고 영혼을 구하겠다는 열정이 넘쳐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다락방이 놀라운 생명력으로 가득차 매주 새생명이 더해질 것이다. 또한 새가족들이 교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일예배가 살아 있어야 한다. 영성과 감성과 체험이 있는 영감 넘치는 예배가 중요하다. 여기에 강단의 설교가 강력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복음전도를 위해서는 다락방과 같은 소그룹 전도사역과 함께 살아있는 주일예배와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하는 '들리는 설교'를 골고루 강조해나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섬기는 사역의 지혜와 감동이 넘치게 해주시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