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한국교회는 흙바닥과 가마니 교회에서 시작하여 100년 만에 초대형 예배당과 안락한 소파에 앉아 예배드리는 세계 최대의 교회당을 소유하는 복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7. 80년대에는 하루 여섯 개의 새로운 교회가 등장한다고 세계에 자랑하던 한국교회가 이제는 하루에 여섯 교회씩 문을 닫는 처지에 이르렀다. 교회도 다른 유기체와 같이 출생, 성장, 발전, 쇠퇴가 있다. 그러나 한때 크게 부흥했던 서구 기독교 국가의 교회가 문을 닫고 회교사원이나 술집으로 전락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설마 우리는 아니겠지' 하였지만 한국교회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음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날마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복음전파에 있어서 우리가 마지막 세기의 마지막 주자라는 것이며 이 마지막 사명을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선교단체와 교회를 함께 섬겨왔다. 1994년 5월 풍성한교회를 시작하면서 학생선교단체의 가장 큰 장점인 제자훈련과 소그룹전도(EBS)를 목회현장에 적용해 왔다. 그 결과 작년 2월과 9월에 실시한 NCD(자연적교회성장) 컨설팅에서 교회건강수치 평균 98.5점의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먼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면서 풍성한교회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오픈 셀(Open Cell)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자한다.
▶ 열린모임(Open Cell)
우리 교회는 Close cell과 Open cell이라는 두 종류의 셀그룹을 가지고 있다. Close cell은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임재와 능력, 목적을 체험하는 예수 생명의 가족모임이며, Open cell은 전도 소그룹으로 열린모임이라 부른다.
열린모임은 이름 그대로 기존 신자 뿐 아니라 예수를 믿지 않는 자들도 거부감 없이 와서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모임이다. 열린모임은 한 지역을 거점으로 하여 누룩처럼, 겨자씨처럼 그 지역을 장악해 가는 전도 방법이다. 열린모임은 침투 전도(Saturation Evangelism)이다. 열린모임은 어떤 지역을 선정하고 거점을 확보한 후에 전도 대상자를 초청해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증거함으로써 영혼을 구원하는 성경적인 전도 방법이다. 열린모임은 직장, 학교, 아파트 단지, 주택가, 산업체 등에 훈련된 제자(순장)를 보내어 전도를 위한 소그룹 성경 공부와 풍성한 교제를 나누면서 복음에 접촉하도록 하는 소그룹 전도 방법이다. 여기에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체험하고 그분의 은혜를 누리게된다. 이것은 주님의 전도방법이었으며(마 28 : 18∼20), 사도 바울의 전도방법(행 16 : 14, 행 18 : 1∼3)이기도 했다.
전도를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점이 접촉점이다. 우리 교회는 전도를 많이 하는데 노방전도 보다 열린모임을 통한 전도를 통해 많은 열매를 거두고 있다. 노방전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사람은 많으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교회에 등록하는 예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도 당시 영접을 하고도 마음이 바뀌어 지속적인 만남을 꺼리기 때문에 관계 형성이 어렵다.
반면, 열린모임은 나와 이미 관계가 맺어진 사람을 전도하는 전도법이다. 회사의 동료, 이웃, 학교 친구, 믿지 않는 가족 등 을 교회로 직접 데리고 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 모임을 열고 있다. 이곳에는 불신자도 찾아오고, 타종교인이 참석하기도 하고, 이제 막 예수 믿은 어린아이 같은 신앙을 가진 초신자가 오기도 하며, 심지어 다른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오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오픈 되어 있기 때문에 '열린모임'이라 한다.
중국이 어떻게 복음화되었는지 생각해보라. 공산화되던 당시 약 40만 명에 불과하던 기독교인이 현재 1억으로 성장하였다는 놀라운 보고를 듣고 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 같이 겨자씨처럼, 누룩처럼 열린모임인 가정교회를 통해 복음이 퍼져갔던 것이다.
▶ 열린모임의 조직
열린모임에는 말씀을 선포하는 '순장'과, 사람을 데리고 오는 '조장', 그리고 '장소 제공자'가 있다. 물론 이 세 사람이 갖춰져 있지 않은 열린모임도 있다. 순장이 조장의 역할과 장소 제공자의 역할을 함께 감당하는 경우도 있고, 캠퍼스의 경우엔 굳이 장소 제공자가 필요하지 않다. 장소 제공자가 꼭 우리 교회 교인일 필요는 없다. 복음을 듣고 감동된 사람이 자신의 집이나 직장을 장소로 제공하겠다며 헌신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나님은 복음이 전해지는 것을 가장 기뻐하시며, 이를 위해 어느 곳에서나 헌신할 자를 예비해 두고 계신다.
▶ 열린모임의 진행
전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전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찔러보는 것이다. 요즘 '고구마 전도법'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전도법이다. 고구마가 익었는지는 젓가락으로 찔러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예비된 영혼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일단은 열린모임으로 초청한다. 물론 초청에 단번에 응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첫 초청에 응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열린모임에 참여시기키위해 집중 공략에 들어간다. 자기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일부러 커피도 뽑아주고 만날 때마다 칭찬을 하며 생일이나 경조사에 언제나 관심을 보인다. 물론 열린모임에서는 이미 그를 위한 중보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한 영혼을 위해 정성을 다하기 때문에 열이면 열 한번쯤은 열린모임에 오지 않을 수가 없다. 교회에 오라는 것도 아니고, 바로 그 직장에서, 캠퍼스에서, 가정에서 모임을 가지기 때문에 초청에 응하는 부담도 적다. 초청을 할 때는 물론 잠시 차 한 잔하는 모임이 있다고 가볍게 얘기한다. 이것이 열린모임 '조장'의 역할이다. 조장이 전도대상자를 데리고 오면 그에게 말씀을 선포하는 것은 '순장'의 몫이다. 순장은 그 날 새롭게 열린모임을 방문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말씀을 선포한다. 처음부터 강하게 메시지를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 브레이크(Ice Break)와 대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 뒤 자연스럽게 성경공부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한데 열린모임을 위해 순장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성경공부는 성경을 찾아 답을 달고 말씀을 푸는 귀납적인 방법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열린모임의 목적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말씀을 분석하여 이해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린모임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성령의 감동으로 선포되는 말씀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성령께서 장소와 상황, 사람에 따라 주시는 감동이 다르다. 순장은 그 감동에 따라 말씀을 선포한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 날 그 말씀을 들어야 할 자를 예비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 능력있는 전도자 예수님
주님은 말씀을 선포하실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에 도전을 주셨다. 받아들이는 자, 거부하는 자, 모두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먼저 말씀을 들고 나아가는 전도의 현장을 보는 눈이 열려야 한다. 사람들의 영은 죽어 있으며 살 길이 전혀 없다. 세상의 노예로 고생할 뿐 아니라 끊임없이 마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 영혼들은 우리가 아니면 살릴 사람이 없다. 하나님은 지금 그 영혼을 살리기 원하시며, 내가 가기만 하면 성령님께서 나를 통해 반드시 역사 하신다. 복음을 들고 나아가면 반드시 생명은 살아난다.
또한 주님께서 사람들의 숨은 갈등과 고통을 결코 놓치지 않으셨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의 경우를 보라. 주님은 그 여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셨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셨다.
▶ 열린모임에서 재현되는 능력전도
열린모임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성령의 감동으로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각 사람의 문제가 건드려지고 해결된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순장은 영적인 분위기에 민감해야 한다. 열린모임에서는 주님께서 하셨던 모든 사역의 형태들을 경험할 수 있다. 병든 자를 위해 기도하고 예수 이름으로 기도해서 응답을 받는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생명의 충격을 주고,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형식적인 종교인들에게는 복음의 충격을 주고, 예수를 믿고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자들에게는 사명의 충격을 준다. 열린모임을 통해 많은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복음을 깨달으며 사명을 발견한다. 실제로 우리 교회는 등록교인의 70% 정도가 열린모임을 통해 인도되었다. 열린모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열린모임에서 지속적으로 말씀을 듣다가 교회로 오는 경우가 많다.
열린모임을 통해 등록한 사람들은 대부분 교회에 정착한다. 열린모임에서 지속적으로 말씀을 들은데다 열린모임의 순장, 조장, 구성원들과 이미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교회에 와도 전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열린모임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교회로 인도되어 지금은 교회 내에서 훌륭한 사역자로 자란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아 누리는 커다란 복이다.
이를 위해 열린모임의 순장은 지속적으로 훈련을 받는다. 순장의 자격도 '세계비전 제자대학'(풍성한교회의 훈련프로그램)의 학생으로 제한한다.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훈련되지 않고는 감당할 수 없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대안
우리는 지금 영성과 감성과 체험을 중요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고 있다. 기(氣) , 단(丹), 뉴에이지 등이 유행하고, 사람들이 영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며,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사고가 아닌 느낌을 강조하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을 행동하게 하는 것은 느낌이며, 느낌으로 승부를 거는 체험을 중시하고 있다. 지금 대학가에서 많은 선교단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정서의 변화 때문이다. 대학생들조차 생각하기보다는 체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지적인 스타일의 전도방법이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열린모임은 영성과 감성과 체험이 일어나는 곳이다. 말씀과 기도를 통한 성령의 역사가 있다. 열린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만나고 느낀다. 기도응답을 통해 하나님을 체험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린모임에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또 많은 메마른 심령들과 영적인 것에 목말라하며 방황하는 영혼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우리 교회의 기도제목 중 하나가 열린모임을 전국에, 세계 열방에, 땅 끝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열린모임이야말로 불신자들의 영적, 정신적, 물질적인 모든 필요를 채우며 그들에게 거부감없이 접근할 수 있는 전도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훈련하고, 전도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조장으로, 가르치는 은사가 있는 사람은 순장으로, 섬기는 은사가 있는 사람은 장소 제공자로 세워 열린모임을 섬기고 있다.
그리고 우리 교회의 훈련된 모든 제자들이 주님의 군사로, 주님의 선수로, 주님의 농부로 오늘도 자신이 처한 삶의 현장, 바로 땅 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다시 한번 이 땅을 뒤덮길 기도하며 복음의 밭을 열심히 일구고 있다.
▶ 맺는말
열린모임을 인도 할 수 있는 리더를 양육하는 것이 제자훈련이다. 그런데 그동안 제자훈련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었다. 성경공부자체가 제자훈련인 줄 알거나 온유하고 친절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제자훈련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또한 영성개발이나 영성훈련을 통한 개인신앙성숙이 제자훈련인줄 오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오해에서 출발해 제자훈련을 진행하다보면 오히려 율법적인 신자, 머리만 커진 교만한 신자를 만들기 쉽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훈련은 달랐다. 단지 '나를 따르라' 하시면서 예수님을 닮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 건설에 도구로 쓰여질,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겠는가? 예수 닮게 하는 것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이다. 제자훈련이 전도훈련으로 이어지게 해야하며 전도훈련이 제자훈련으로 이어져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충만한 제자를 파송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교회에서는 제자대학(2년 과정)에서 훈련된 100여명의 순장과 10명의 전임 사역자가 사역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가올 세대의 세계선교의 주역이 되리라는 소망은 필자 개인의 생각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교회가 더욱 더 풍성하게 부흥되어야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교회가 좀 더 성경적인 부흥의 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찾고 그분의 계획에 따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열린모임과 전도제자훈련은 교회성장과 지역복음화, 세계복음화를 이루는데 효과적이고 성경적인 전도방법이라고 감히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