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을 통해 교회의 체질을 완전히 변화시켰습니다. 주위에서 '이 건 대구교회가 아니라 분당에 있는 교회 같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지만 현재 훈련받고 있는 30대 젊은층이 지도자로서는 시점이 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삼성교회(이정인 목사)는 '가정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을 표어로 내걸고 △균형 잡힌 건강한 교회로의 지속적 성장 △사역에 대한 헌신과 목장(소그룹 복음운동)을 통한 성숙 △가정과 지역사회의 복음화와 이웃 사랑 실천을 목표로 힘과 지혜를 모아가고 있다.
삼성교회는 기성교회에 제자훈련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모델교회 중 하나다. 이정인 목사는 교회설립 23년째인 1989년 삼성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전 제자훈련에 대한 비전을 확신한 이 목사는 곧바로 크로스웨이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일종의 제자훈련을 위한 워밍업 과정이었다. 성경공부 수료자에 한해 제자훈련 신청자격을 부여했다.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것이 평소 이 목사의 철학이었다. 이 목사는 교회의 본질회복을 위해 제자훈련을 택했다. 목회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아픔을 간직한 탓인지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제자훈련에 대한 전 교회적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제자훈련 시작 후 6년이 지나자 교회가 갱신되는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부임 당시 250명에 불과했던 성도는 두 배가 넘는 600명으로 성장했다. 출석성도 600명은 대구지역에서도 중견교회로 평가되는 규모다. 삼성교회가 성장하자 주변 교회들로부터 부러움과 질시가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남·여전도회 폐지와 구역예배의 다락방으로의 전환은 보수적 전통이 강한 대구지역 교계정서를 놓고 볼 때 혁명에 가까운 사건이었다.
"갱신의 리더라는 평가와 기초질서를 파괴하는 이단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인 만큼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건강한 교회로 성장한 모습이 그런 비난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이죠."
이정인 목사에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하나 있다. 제자훈련 초기 대각성전도집회를 알았다면 성도들에게 전도열정을 심어줄 수 있었지 않았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단지 교회 성장이 늦었다거나 수적인 성장에 대한 불만에서 나오는 말은 아니다.
"대각성전도집회를 제자훈련 초기부터 시작했다면 좀더 많은 성장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제자훈련에 대한 대구지역 교회의 인식도 크게 변화했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삼성교회는 여러 가지 여건상 사역훈련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소그룹(다락방)이 활성화되지 못하자 얼마 전부터 다락방을 목장으로 전환했다. 기본적으로 연령을 기준으로 목장을 나누고 다시 지역으로 분류했다. 교재도 다락방 교재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 있어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자훈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 다시 사역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현재 훈련받고 있는 30대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들이 평신도 지도자로 성장하는 시점이 되면 한 층 더 건강한 교회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교회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설립 50주년이 되는 2016년 시 외곽으로 분리 독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교회는 이를 위해 미래지향적 목회로의 제도개혁을 내부적으로 합의하고, 2005년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분리개척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부지매입을 준비중에 있으며 2010년까지는 한 당회 안에서 교회를 운영하고 2016년 완전히 분리 독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목사는 제자훈련을 시작하려는 목회자와 이제 막 제자훈련을 시작한 목회자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성도들의 신앙을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중간에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도자 자신이 제자가 되겠다는 각고와 결단 없이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만일 지도자의 확신이 없다면 분명히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제자훈련 사역은 하나님나라 갈 때까지 헌신하는 모습이 요구되는 사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