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이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사역의 꽃을 피우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사람이 변해야 모든 것이 변한다는 원리를 붙들고 목회에 전념한 결과, 훈련을 통해 변화된 '예수의 작은 제자들'과 함께 건강하고 역동적인 교회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기르며 진리 안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 나가고 싶습니다."
전남 목포시 용해동 빛과소금교회(조현용 목사)는 개척 12년째를 맞이하며 출석성도 500여명의 중형 교회로 성장했다. 조 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 분열이라는 목회 인생의 쓴맛과 건강한 교회로의 성장이라는 단맛을 모두 본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평범하게 목회를 하던 조 목사에게 목회 인생의 변혁을 예고하는 일이 생긴다. 친구를 통해 알게된 제자훈련이 그것이다. 1989년 6월 제 7기 CAL 세미나에 참석한 조 목사는 그 곳에서 목회의 방향과 비전을 찾는 행운을 얻게 된다. 세미나 참석 후 곧바로 제자반을 모집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제자반을 지도했지만 교회분열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훈련생 선발과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성숙되지 못한 사람들의 그릇된 주인의식이 교회를 양극화시켰던 것입니다. 제자훈련을 시작한지 불과 5∼6개월만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자훈련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조 목사는 교회 분열을 하나님의 연단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자로 세워 진리 안에서 사랑하는 교회의 모습을 꿈꾸며 18평 짜리 조립식 예배당을 건립하고 제 2의 목회 인생을 시작했다.
한 번의 제자훈련의 실패는 조 목사에게 있어 전화위복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실패를 통해 알곡과 가라지를 분류해 주셨던 것이다. 알곡들만으로 다시 시작한 제자훈련은 얼마 가지 않아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1년 만에 출석성도가 100명에 달했고, 비록 저습지 이지만 400평을 임대해 새 예배당도 건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나자 제직회에서 성전부지를 매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 목사는 성전부지 매입 수용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제자훈련과 선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부지 매입과 예배당 건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2000년 3월 기공예배를 드리고 11월 말 완공, 12월 첫 주 입당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건축위원회도 구성하지 않고 제자훈련 중단 없이, 선교비도 줄이지 않고 예배당을 건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1차적으로는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2차적으로는 훈련받은 '예수님의 작은 제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제자훈련이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것입니다."
성공적인 건축은 제자훈련의 저력을 보여준 사건으로 이는 지역사회 안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졌다. 목포라는 지역상황에서 개척 12년 만에 출석성도 500명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목포는 복음이 전래된 곳으로 선교 110년이란 역사를 갖고 있지만 도시 자체가 정체되어 인구이동이 거의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목포시 인구는 23만 여명이며, 교회는 350여 개로 657명당 1교회 꼴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빛과소금교회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성장 자체가 어려운 지역에서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근간에는 제자훈련에 대한 조 목사의 열정이 있었다.
제자훈련 4년째가 되던 해 조 목사는 장로들에게 교회를 맡기고 사랑의교회를 찾았다. 영원한 모델교회인 사랑의교회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였다. 2개월 동안 제자훈련의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역자회의부터 다락방, 상담실, 제자반, 사역반, 주일학교교사교육, 예배 등 전체 시스템을 일일이 체험하고 돌아왔다.
"적어도 3년 동안은 아무 것도 하지말고 제자훈련에 매달리며 엎드려 있으라는 옥한흠 목사님의 말씀을 붙들고 모든 열정을 제자훈련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 결과 5년이 지나자 짐을 나눠질 수 있는 제자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자훈련의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죠."
조 목사의 제자훈련에 대한 확신과 열정에 기초한 빛과소금교회의 건강한 성장은 제자훈련에 대한 지역교회의 관심과 인식변화를 가져왔다. 목포에서 '좋은 교회'하면 빛과소금교회를 꼽는다.
"제자훈련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빛과소금교회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교회 성도들에게는 주님처럼 바르게 살아가며 기쁘게 섬기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빛과소금교회는 3가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사람을 기르는 일이다. 특별히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일꾼을 기르는 일이다. 조 목사는 이를 위해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앙으로 세워 가는 예수의 제자를 만들기 위해서다.
둘째는 중·고등부 그리고 대학부에 대한 지원사업이다. 특별히 교회 옥상에 대학생 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도서지역 목회자 자녀는 물론 타지역에서 온 믿음의 자녀들을 바른 신앙으로 양육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노인복지관 건립이다. 노인대학 등 노인복지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하면서 기반 시설을 다져가고 있다.
빛과소금교회의 비전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성숙한 '예수의 제자'로 양육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한다는 조 목사의 목회철학에 바탕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제자훈련에 확신이 생기면 무조건 해야 합니다. 다만 교회성장이나 안정된 목회를 위한 방편이 아니라 목회의 본질이어야 합니다. 제자훈련은 어떤 여건이나 상황에서도 가능합니다. 열매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사람을 세워야 전도도 되고 부흥도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