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면서
제자훈련이라는 말은 참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고, 초대교회에서 그 중요한 원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제자훈련이 성경적이요, 바람직한 교회 훈련 프로그램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제자훈련은 이미 사랑의교회가 널리 보급하기 전부터 한국교회에 사용되어 온 교회 훈련 프로그램이다.
Harry A. Rhodes는 그의 History of the Korea Mission, Presbyterian Church, U.S.A. 1884-1934에서 한국 선교를 특징 짓는 중요한 "일곱 가지 사역 프로그램"(a seven fold working program) 가운데 하나로 "제자훈련"(making disciples)을 들고 있다. 한국교회의 형성과정에서 선교사들이 제자훈련을 중요한 선교정책으로 삼고 있었다는 사실은 Charles Allen Clark이 저술한 그의 명저, The Korean Church and the Nevius Methods에도 잘 나타난다. 그는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순회전도와 함께 "모든 신자들은 자신의 교회 지도자(group leader)나 선교 교구 조사(helper) 지도 아래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실시한다는 것을 중요한 선교정책으로 채택하고 이를 강조했다.
하지만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에 중요한 교회 프로그램으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북미와 영국에서 복음주의 운동의 발흥과 더불어 IVF, 네비게이토선교회, CCC 등 초교파 학생운동이 한국에 널리 소개되면서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학생운동이 한국에 널리 보급되고, 대중전도운동이 발흥하면서 학생운동, 특히 초교파 선교단체들이 제자훈련을 한국의 학생운동에 접목시켜 보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하나의 운동(movement)으로 보급된 것은 아니지만, 몇몇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개 교회에 접목시키려고 시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자훈련이 교회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장년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제자훈련을 장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회 훈련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켜 제자훈련을 교회의 총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접목시키기 시작한 것은 사랑의교회가 처음일 것이다. 1978년 교회를 창립하고 23년 동안 제자훈련을 목회 현장에 접목시키고, 그 성공 사례를 한국교회와 공유하기를 15년, 그동안 49기에 이르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통해 7,081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본고는 1970년대부터 한국교회에 널리 소개되고 사랑의교회에서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한 후 한국교회와 일본, 북미 지역에 널리 소개한 제자훈련을 한국교회사적으로 평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 1. 제자훈련과 건강한 교회
제자훈련이 사랑의교회를 통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국내외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86년부터다. 사랑의교회가 설립되던 1978년부터 1986년까지는 한 마디로 한국이 혼란과 번영을 동시에 구가하던 특별한 시기였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사건, 12. 12사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대변되던 정치적 혼란으로 한국은 오랫동안 정치적인 불안정 속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 만큼 한국 경제와 교회가 성장했던 시기도 드물다. 이 기간 동안 정치적인 불안정 속에서도 경제성장이 이룩되었고, 성장을 이룩하지 않은 교회는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교회 성장이 보편적이었다.
바로 이와 같은 시기에 사랑의교회가 설립되고 제자훈련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이 기간에만 사랑의교회가 성장을 이룩했다면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자훈련과 사랑의교회가 갖는 중요성은 그 다음에 찾아온 한국교회의 정체기 동안에도 꾸준하게 성장을 이룩했다는 사실이다.
1988년부터 한국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성장이 거의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평할 정도로 급성장하던 교회 성장이 둔화되었고, 특히 1992년부터는 교회가 정체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였다. 이 기간에 성장을 이룩한 교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 부분의 기성교회들이 이 기간동안 정체하거나 약간 혹은 상당히 마이너스로 성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동안 사랑의교회는 꾸준하게 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1986년부터 지금까지 사랑의교회가 꾸준하게 "성장"을 이룩했다는 점만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 어려운 시기에 사랑의교회 못지 않게 성장을 이룩한 타 교회들도 여럿이 있기 때문이다. 강조해야 할 점은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한 교회"로 꾸준하게 성장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시 말해 제자훈련을 성장의 원리로 해서 교회 성장을 이룩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교회 규모가 크던 작던 동일한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실행에 옮긴 다른 교회들도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사적으로 갖는 의의는 이와 같이 1986년부터 15년 간 한국교회가 성장기의 정점을 지나 정체기로 접어들고 있는 시기, 즉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로 할 때 제자훈련이 그동안의 공백을 충실하게 메꾸어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매김을 했다는 점이다. 바로 이것이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1992년 10월 28일 재림론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적지 않은 교회들이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다락방 전도운동과 빈야드 운동을 비롯 수많은 국내외 교회 성장 원리들이 한국교회에 소개되고 그 때마다 일종의 증후군처럼 일반 목회자들로부터 초미의 관심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들이 한국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만드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교회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제자훈련은 꾸준하게 한국교회의 중요한 교회 성장 원리로 자리잡아 갔고, 실제로 그 원리를 따른 교회들 가운데 두드러지게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고 있는 모델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
▶ 2. 제자훈련과 그 영향력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에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자신의 교회의 프로그램으로 접목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훈련을 이수한 목회자들의 규모와 실제로 현장에 접목시키고 있는 목회자들이 얼마나 되는가를 통해 평해야 할 것이다.
1986년 3월 3일부터 8일까지 옥한흠 목사의 인도로 사랑의교회에서 제 1기 83명이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후 2001년 5월 7일부터 12일까지 남가주 사랑의교회에서 제 49기 106명이 이수함으로써 지난 15년 동안 세미나를 이수한 숫자는 총 7,081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참으로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성격상 인원 제한을 둔 세미나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게 평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7,000명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려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15년 동안 꾸준하게 지속되어 왔을 뿐 아니라 여기에 참여하는 숫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지난 15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것은 제자훈련이 시류(時流)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고, 또 참여하는 이들의 숫자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제자훈련의 영향력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꾸준한 증가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국내 참여자들에게만 찾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미주지역 참여자들과 일본의 참여자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는 현상이다. 국내 참여자들의 경우,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처음 열리던 1986년에 171명, 1987년에 200명, 1988년에 224명이 이수하여 세미나가 시작된 후 해마다 이수 자들이 조금씩 꾸준하게 증가하다 3년 뒤인 1991년에는 288명, 1995년 341명, 1998년에는 438명, 그리고 2000년에는 745명이 이수해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시작한지 14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에는 세미나에 참여한 숫자가 처음 시작할 때 보다 무려 4배 이상 증가하였다.
국내 참여자들의 숫자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미주 지역의 한인 목회자들의 참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994년에 남가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첫 미주지역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52명이 참석하였고, 1996년에 열린 미주지역 제 4기에는 70명, 1999년 제 6기에 94명, 그리고 2001년 제 8기에는 106명이 참여했다. 미주지역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참여자들이 처음시작 할 때 보다 불과 7년 사이에 배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순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참석률도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어 제자훈련을 외국에 확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989년에 대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80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하였고, 1989년 10월에는 일본 목회자 60명이 참석하여 일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그 후 일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는 꾸준하게 지속되어 1992년, 1993년, 1994년에 각각 60명씩, 1996년에 80명, 그리고 1999년에는 83명이 참석하여 제자훈련에 대한 일본 목회자들의 관심이 변하지 않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제자훈련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는 일본과 대만 목회자들을 제외한 제자훈련에 참여한 6,392명의 한국인 목회자들의 폭 넓은 교단 분포이다. 이중 예장 합동측이 2,198명으로 전체 34.39%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예장 통합측도 913명이 참여해 14.28%를 차지하고 있고, 예장 고신, 예장 개혁, 그리고 기장 측도 각각 622명, 456명, 224명이나 참석했다. 이 숫자에 예장 대신, 예장 합신, 예장합동정통 측에 소속된 목회자들까지 합칠 경우 거의 75%가 장로교 출신 목회자들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제자훈련에 관심을 가진 교단이 주로 장로교 목회자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나 장로교 목회자들만 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여한 기타 교단의 수료자들의 분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기독교 감리회 목회자가 341명으로 5.33%를 차지하고 예성과 기성 목회자들도 304명으로 4.76%를, 그리고 기독교 침례교도 168명이 참여해 2.63%를 차지하고 있어 사랑의교회가 소속된 예장 합동측만이 아니라 통합측을 비롯 타 장로교단과 교단이 다른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에서도 적지 않은 목회자가 참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이 범교단적임을 말해준다.
이처럼, 국내 목회자들의 참여가 해마다 늘어나고, 미주 지역의 목회자들도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여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여기에 참여한 목회자들의 교단 분포도 합동측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범 교단적으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은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에 점점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일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제자훈련이 한국이라는 지리적, 인종적 지평을 넘어 국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한국 교회사적으로 제자훈련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 3. 제자훈련의 현장 접목 : 제자훈련의 모델 교회들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여한 목회자들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목회자들이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목회 현장에 접목시키지 않는다면 제자훈련은 아무런 교회사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제자훈련이 이론적인 프로그램으로만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제 1기부터 44기까지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5,756명 중 서울 지역 목회자 1,15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제자훈련을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목회자가 257명이고, 변형된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161명을 포함할 경우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키고 있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이수자는 418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157명의 이수자 가운데 418명이 전통적인 제자훈련이나 변형된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숫자는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 두 가지 의미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부정적인 면은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목회자들 가운데 실제로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키고 있는 목회자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자훈련을 이수한 목회자들 가운데 변형된 제자훈련이나 훈련을 준비중에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 전통적인 의미의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목회자는 257명에 불과하다. 제자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목회자가 114명이고 실시하다 중단한 목회자 54명까지 합칠 경우 실시하지 않는 목회자가 168명이나 된다는 것은 결코 작은 숫자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실제로 그 관심만큼 다원화되어 있는 목회 현장에의 접목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에서 볼 때 418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418명 외에 훈련을 준비중에 있는 89명과 현재 훈련을 중단했지만 다시 실시할 예정인 65명을 합칠 경우 그 숫자는 562명에 이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키려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50%에 육박한다고 할 수 있다.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고 그것을 이론적으로 배우고 성장의 모델을 눈으로 확인한 후 제자훈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켜 건강한 교회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사랑의교회에서만 통했다면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현장에 접목시켜 성장하고 있는 모델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어 제자훈련의 현장 접목이 한국의 목회 현실에서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1998년에 필자가 사랑의교회를 중심으로 케이스 스터디를 한 『한국교회를 깨운다 : 복음주의 모델 : 사랑의교회』와 『한국교회를 깨운 복음주의 운동』 두 권의 저술에서 언급한 안산동산교회, 일산벧엘교회, 부산 호산나교회, 남가주 사랑의교회는 제자훈련을 목회 현장에 접목시켜 건강한 교회 성장을 꾸준하게 이룩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인천 은혜의교회와 평택 대광교회를 비롯 크고 작은 교회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한 교회로 지어져 가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들 모두가 제자훈련의 결실을 맞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을 실시한 교회들 가운데 적지 않은 교회들이 제자훈련을 실시한 결과 "교회가 안정, 부흥됐다," "삶의 변화가 생겼다," "평신도 지도자가 배출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어 제자훈련을 통한 건강한 교회로 지어져 가는 뚜렷한 징표들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한 교회를 이룩한 모델 교회들은 제자훈련의 영향력을 한국교회에 저변 확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하고 있는 모델교회들이 더욱 많아져야 할 것이고, 또한 그런 모델 교회들이 많이 소개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의미의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몇몇 교회들이 중심이 되어 주도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제자훈련의 접목을 통해 건강한 교회 만들기에 성공하는 교회들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사적으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제자훈련의 모델을 따르는 교회들이 꾸준하게 증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자훈련 역시 시류적인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4. 제자훈련 Net-work 구현과 여타 관련 지원
지난 15년 동안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와 여기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건강한 한국교회를 이룩하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리고 모델 교회들의 꾸준한 증가는 제자훈련의 잠재력과 미래성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제자훈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그것을 따르는 모델 교회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실시후의 사후관리를 통해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훌륭한 제자훈련 Net-Work가 구현되고 있다.
몇 년 전에 옥한흠 목사의 『평신도를 깨운다』 수정판이 발간되었고, 최근 제자훈련 교재와 사역훈련 교재가 새롭게 현대감각에 맞게 분철되어 출판되었고, 격월간지 『평신도를 깨운다』를 통해 제자훈련의 현장접목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그 원리와 실제를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고, 제자훈련 지도자 컨벤션과 대각성 전도집회 세미나를 통해 제자훈련을 목회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제자훈련과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도서출판 국제제자훈련원"을 통해 출판되고 있고, 옥한흠 목사의 『평신도를 깨운다』가 영문으로 출판되어 앞으로 제자훈련이 국내의 영역을 넘어 영어권에도 널리 소개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제자훈련이 한국교회에 저변 확대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Net-work 실현을 통해 제자훈련 지원을 위한 후속 관련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계발되어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 맺는 말
1986년부터 2001년까지 15년 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사적으로는 물론 정치적, 경제적 변화로 너무도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분당, 일산과 같은 신흥도시들이 생겨나면서 수도 인구가 대거 이동해 서울 시내 기성 교회들의 출석율이 감소하고, 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도 90년대 말 IMF를 만나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한국교회의 주변환경의 변화와 위기는 곧 한국교회의 변화와 위기를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반적으로 한국교회가 정체기 혹은 침체기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보여지고 있고, 개척을 시작한 교회들이 얼마가지 못해 문을 닫는 현실도 우리 주변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 교회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소개되고, 그 와중에 10월 재림론이나 다락방 전도운동과 같은 불건전한 이단이나 교회 프로그램들이 파고들어 현실 교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던 기간이었다. 대학생들이 교회를 이탈하고 있고 청소년들과 유년 주일학교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들이 뚜렷하게 나타나 기성교회는 물론 장래 목회를 지망하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변화와 위기의 시기에 15년 동안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꾸준하게 실시되었고, 세미나를 이수한 이들이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목회 현장에 접목시켜 놀라운 성장을 이룩하고 있어 제자훈련의 모델교회들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제자훈련이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좀더 정확한 한국교회사적 평가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제자훈련은 어떤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주님이 실천했던 방법이고,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방법이고,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이 중요하게 다루었던 성경적인 원리라는 점에서, 그리고 지난 15년 동안 한국교회 속에 하나의 역사적 신앙운동으로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제자훈련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자훈련이 갖는 약점과 본의 아니게 부수적으로 따르는 한계들을 극복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제자훈련은 침체기를 맞고 있는 현대 한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더욱 뿌리내려 한국교회를 건강한 교회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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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규 교수는 성균관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에 유학하여 웨스턴복음주의 신학대학원(M.A.),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Th.M., Ph.D.)에서 수학하였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무처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동 대학원에서 역사 신학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장로교사상사』, 『초대교회사』, 『근대교회사』, 『죽산박형룡박사의생애와사상』, 『한국교회를깨운복음주의운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