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사무실 책상 위에 조그마한 어항을 사다놓고 헤드라고 하는 물고기 몇 마리를 사다가 키운적이 있다. 그런데 키우기 시작한 지 며칠이 못되어 물고기들이 하나 둘 죽는게 아닌가? 옆에서 물고기를 키우도록 도움을 준 자매의 말로는 나 때문에 고기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책상에 앉을 때마다 조심하지 않고 책을 내던지다 보니 그 충격에 어항이 흔들려서 물고기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물고기가 언제 밥을 먹어야 하는지와 관계없이 생각날 때마다 밥을 주고, 어항의 물을 갈아주는 것도 어쩌다가 생각이 나면 물을 갈아주기 때문에 물고기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물고기 하나 키우는 데에도 물고기에게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를 알아보고, 정기적으로 물의 온도와 수질을 파악하여 관리해 주어야 하며 때에 맞게 물고기 밥을 주어야 한다. 좋은 정보를 얻고 조언을 구하려면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게 어디 물고기 키우는 데만 해당되는 말인가?
목회도 마찬가지이다. 전략과 계획도 없이 생각나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충동에 의하여 교회를 이끌어가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 교회에 필요한 목회적 환경이 무엇인지, 교회가 건강하게 되기 위한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인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또한 어느 때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 진단부터 하라
문제는, 많은 교회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진단하는 데에는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속된 말로 잘 나간다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끌어들임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어떤 교회는 40일 작정 새벽기도회를 통해 교회가 부흥되었는데 당신도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콜럼비아의 모 교회는 셀교회로 폭발적 성장을 했습니다. 귀 교회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을 원하신다면 셀교회로 조직을 바꾸시지요.” 마치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사가 두통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지도 않고, "글쎄, 지난 번 환자는 소화제를 먹였더니 두통이 말끔히 해결되었다니까요. 이 약 한번 복용해 보시지요.”라고 권하는 것과 똑같다.
제자훈련을 접목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제자훈련을 교회에 접목하려고 하는 목회자가 “제자삼아야 교회가 산다.”는 뜨거운 열정 하나만 가지고 돌아가서 “우리 교회는 다음 주부터 제자훈련을 실시할 것입니다. 그렇게 알고 따라와 주십시오.”라고 선전포고하듯이 시작해서는 거의 모든 경우에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에 우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전통은 무엇이고,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전통적인 교회의 틀 속에서 제자훈련을 실시할 경우에 어떤 반응이 있을지도 예상해 야 한다. 또한 제자훈련을 받을 수 있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훈련에 임할 수 없는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소외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끝까지 훈련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
▶ 해결책을 팔라
어떤 일이든 행동이 이루어지기 전에 반드시 이해의 과정이 선행한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문제해결 과정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판단하기에 앞서서 이해하려고 한다. 변호사는 변론을 준비하기 전에 사건의 전말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아보는 이해의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의사들도 처방을 하기 전에 반드시 진단을 한다. 아마추어 세일즈맨은 상품을 팔지만 프로패셔널 세일즈맨은 해결책을 판다.
같은 맥락에서 어설픈 목회자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지만 제대로 된 목회자라면 진단에 따른 치유책을 가지고 목회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훈련 과정을 접목하는 목회자에게 필요한 첫 걸음은 섬기고 있는 교회의 토양을 분석하며 건강도를 진단하는 것이다.
제자훈련과 같이 교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사안이라면 목회자는 먼저 자신이 성도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쌓아 놓았는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쌓아 놓은 많은 신용이 있다면 큰 변화를 시도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용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변화를 시도했다가는 쫓겨나기 십상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스티븐 코비는 이러한 신용관계를 “감정 은행 계좌”로 표현하고 있다. 은행에 예입, 지출을 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의 감정은행에 얼마나 신뢰를 쌓으며 좋은 감정을 통해 예입하든지 나쁜 감정을 통해 인출을 한다는 것이다.
감정 은행 계좌에 남은 잔고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선한 의도로 교회에 변화를 주려고 해도 목회자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다. 작은 실수라도 저지르면 그 실수의 정도를 넘어서서 모든 일이 망가져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성도들간의 감정 은행 계좌에 얼마나 잔고가 남아있는지도 진단해 보아야한다.
이렇게 교회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교회를 살펴볼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프로파일)가 있으면 좋다. 기존에 몇 가지 도구가 선을 보였지만 제자훈련이라는 목회철학의 관점에서 교회의 건강도를 측정하고 동맥경화현상을 일으키는 목회구조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진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국제제자훈련원에서는 「CAL 프로파일」을 개발하게 되었다.
▶ 「CAL 프로파일」이란?
「CAL 프로파일」은 제자훈련 목회를 하고 있는 현장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건강한 목회에 필수적인 9가지 영역을 도출해내고 그 영역을 진단할 수 있는 질문들로 구성된 교회건강 진단 설문지이다. 52개 항목의 평신도 설문과 71개 항목의 목회자 설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설문에 응답한 내용을 컴퓨터로 분석해 각 분야별 상태를 알아보고 교회의 강•약점을 분석해 장기 목회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마련되었다.
특별히 ‘우리교회의 약점과 강점은 이것일 것이다.’라고 막연히 추측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의식을 분석하고 교회의 장단점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목회의 방향을 설정하고 변화를 유도하는 데 구체적인 가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자훈련을 실행하기 전에 CAL 프로파일을 가지고 교회의 건강도를 측정해보고 제자훈련 사역 이전에 보완이 필요한 목회영역이 있다면 먼저 손을 쓰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CAL 프로파일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제자훈련 사역을 접목을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 교회의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 다른 교회들과 비교함으로 목회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 추측만 하던 교회의 문제점을 객관화시킴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을 불러일으킴으로 제자훈련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 CAL 프로파일을 통한 컨설팅
CAL 프로파일을 활용하여 교회를 진단하고자 할 때 다음과 같은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 프로파일 신청
CAL 프로파일로 교회건강을 진단받기 원하는 목회자는 국제제자훈련원의 컨설팅 담당자와 전화(02-3479-7681) 또는 내방하여 상담 후 신청하면 된다. 전화신청 후 비용을 입금하시면 정식계약이 성립된다. 진단 비용은 5만 원이며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2단계 : 설문지 작성
교회건강 진단을 신청한 후 입금이 확인되면 국제제자훈련원은 일주일 내에 신청한 교회에 진단용 설문지를 보내게 된다. 설문지는 목회자용 1장, 평신도용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회자용 설문지는 담임 교역자가 작성해야 한다. 만약 목회자가 없는 교회라면 교회의 전반적 행정에 책임을 지고 있는 리더가 작성하면 된다.
평신도용은 교회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평신도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별, 연령에 따라서 그룹을 나누어 비율에 따라 참여하도록 하되 그룹 내에서는 설문자를 무작위로 선택해서 설문에 임하도록 하면 된다. 평신도용 설문에 임할 때에는 다음의 주의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참석한 성도들에게 설문의 목적과 활용 방안, 설문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 답은 무기명으로 작성되어야 하고 담임목사도 답지를 보지 않는다는 보장이 되어야 투명한 답을 얻을 수 있다.
▶ 설문에 임하는 사람은 최소한 6개월 이상 교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한 사람이어야 하고 소그룹(구역, 다락방)이 조직된 교회에서는 소그룹에 참여하는 사람이면 좋다.
▶ 30명이 한 곳에 모여서 설문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즉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한다.
▶ 작성 시간은 20분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작성된 설문지는 수거하는 즉시 봉투에 넣어 국제제자훈련원으로 보내면 된다.
3단계 : 평가 보고서 발송
국제제자훈련원으로 보낸 설문지는 전산 통계 작업을 통해 과학적으로 처리된 후에 교회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해당 교회 담임교역자에게로 발송한다. 평가 보고서는 작성된 설문지가 국제제자훈련원에 도착한 후 2~4주 정도가 소요된다. 평가 보고서에는 각 항목에 따른 점수와 도표, 보고서에 나타난 수치를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는 안내지, 설문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안내문이 함께 발송된다.
평가 보고서에는 9단계의 목회 인프라에 대한 평가수치가 담겨있다. 이 평가서를 보게 되면 교회의 건강도와 함께 취약한 목회의 영역을 알 수 있다. 다음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영역을 보완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되며 특별히 제자훈련을 실시하려고 할 때 어떤 영역에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평가 보고서를 받게 되면 목회자는 보고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목회자 팀이나 평신도 지도자들과 더불어 교회의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의논하면 된다. 이 때에는 APA 분석법을 활용하면 좋다. APA란 성취할 것(Achieve), 보존할 것(Preserve), 피할 것(Avoid)라는 세 가지 항목을 가지고 현 상태를 분석하도록 돕는 도구이다.
4단계 : 후속 컨설팅
교회 평가 보고서를 받은 이후에 보다 자세한 컨설팅을 원하는 교회는 컨설팅 담당 사역자에게 연락을 하면 간단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그 문제에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그 문제의 핵심을 놓칠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외부의 어떤 사람을 불러들여 조언을 받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조치이다. 아무리 그 분야에 뛰어나고 현명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종종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하다. 괴테가 말했듯이 좋은 조언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컨설팅을 활용하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보다 훨씬 넓고 다양하다. 보다 심층적인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제자훈련원과 협의를 해야한다. 필요한 조사와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경비를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좋은 컨설팅이 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닌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때로는 아픈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정직하게 길을 제시하는 투명성이 필요하고, 그 분야에 경험이 있고 명확한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한 전문성과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는 균형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심층 컨설팅은 교회가 추구하는 바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경영과 리더십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공동체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기회를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컨설팅을 의뢰하는 교회가 학습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 되도록 돕게 되며 교회가 변화를 이해하고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좋은 컨설턴트를 만나게 되면 그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고, 필요한 전문 인력을 제공받으며, 전문적인 의견을 얻게된다. 진단 작업을 통해서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되며 진단을 통해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Action Plan)을 제시받을 수 있다.
또한 조직의 변화를 위한 대인관계, 갈등, 동기부여, 팀 빌딩(Team Building)에 관련된 조언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교역자와 직원들을 위한 훈련과 개발을 이룰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담임목사에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 행동, 의사결정을 내리는 태도와 성품에 기초한 지도자의 자질에 관해 개인적인 카운슬링을 제공할 수도 있다.
국제제자훈련원은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모든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컨설턴트와의 네트워크를 구축시켜 주며 후속조치를 통해 변화와 갱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갈 것이다.
제자훈련 사역의 접목은 냉정한 자기진단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과 교회를 향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처방 전에 진단부터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