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이 교회의 체질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라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민교회의 이종관 목사는 이 사실을 직접 체험하는 흥분 가운데 날마다 사역에 임하는 목회자이다. 울산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해볼 때, 울산 시민교회가 예배 출석인원 1400명의 대형(?)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제자훈련만을 목회의 본질로 알고 늘 "추수하는 능력을 갖춘 일군"이 될 것을 강조한 이종관 목사의 일관된 목회철학 때문이었다.
사실 울산 시민교회는 현재의 다운동 새성전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부채가 60억에 달해서 하루 밤에만 이자가 300만원이나 불어나는 재정난을 겪기도 했고, 심지어는 "시민교회가 부도났다", "시민교회 담임목사가 목매달아 자살했다"는 헛소문이 이종관 목사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까지 퍼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시민교회가 매년 17%의 성장세를 보이며 오늘날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제자훈련을 통하여 교회의 체질이 본질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 제자훈련은 체질을 바꿉니다
이종관 목사는 제자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2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통해 온 교회가 제자훈련을 충분히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1988년 5월에 울산 지역에서 최초로 울산대 앞에 세워진 아파트로 이사간 세 가정을 중심으로 제자훈련 실습그룹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는 이 실습그룹에 속한 훈련생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사람으로 변할 뿐만 아니라, 그 다음해에는 그 세 가정이 다섯 구역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서 소그룹이 갖고 있는 생명력과 사람이 변하는 기적을 체험했다.
그 결과 이종관 목사는 제자훈련을 교회 전체로 확대하면서 사람을 모으는 교회에서 양육하는 교회로, 행사 위주의 교회에서 양육 위주의 교회로, 그리고 직분 중심의 조직 교회에서 교제와 양육 중심의 유기적인 교회가 되는 것을 시민교회의 비전으로 삼았다.
지난 12년 동안의 제자훈련을 통하여 시민교회는 이종관 목사의 소망대로 놀랍게 변화하였다. 첫 번째 변화는 영적 재생산의 능력을 가진 평신도들이 교회에서 주도 그룹으로 등장하면서, 직분 중심의 조직 교회가 아닌 양육과 사역 중심의 유기적인 교회로 체질이 바뀐 것이다.
두 번째는 교회의 체질이 바뀌고 사람들이 영적 재생산의 능력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교회가 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울산 시민교회는 매년 300명 이상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유로 교회를 떠난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인원이 교회를 떠남에도 불구하고 매년마다 17%의 성장을 보인 것은 바로 추수할 능력이 있는 일군들이 시민교회의 주도 그룹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도에 287명이었던 전체 교인이 현재는 1,400여명에 4개 교구, 134개의 소그룹(순)으로 성장하였다.
세 번째는 능력있는 평신도 사역자들을 많이 배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종관 목사는 "시민교회를 목회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한 것 가운데 하나는 제자훈련을 통하여 선교사와 목회자를 많이 배출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굳이 선교사나 목회자가 되지 않더라도 세 가정이 다섯 구역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의 일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제자훈련을 통하여 평신도를 추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일군으로 만들겠다는 이종관 목사의 목회 철학의 열매라고 여겨진다.
▶ 개혁과 부흥을 통하여 21세기 모델교회로
울산 시민교회에서 실시하는 훈련 프로그램은 의외로 간단했다. 새신자가 교회에 등록하면 6주 과정의 새가족반에 참석한다.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제작한 새가족반 모임 교재를 재편집하여 5주동안 교육을 실시한 후에 마지막 여섯째 주에는 교회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양육과정은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온누리교회에서 실시하는 일대일 제자훈련이고, 둘째는 같은 교단으로 이웃에 위치한 울산교회(정근두 목사 시무)로부터 지원받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새생명훈련이다. 마지막 셋째는 학기별로 운영되는 구약, 신약개론 본문연구반이다. 그 외에도 크로스웨이 성경연구반과 베델 성경공부반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교리연구 과정으로 대치된다.
제자훈련은 2001년까지 12기가 수료했으며, 제자반은 현재 낮시간에 여자 3개반이, 그리고 직장인을 위하여 남•여 각각 1개반씩 총 5개의 제자반을 운영하고 있다. 사역반의 경우에는 지난 2년 동안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직장 문제로 제자훈련을 수료한 성도들 가운데 직장 문제로 인한 타 지역으로의 이주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성도가 교회에 잘 적응해서 제자훈련을 받고 난 뒤에 '아 이젠 사역훈련을 받고 나면 교회의 귀한 일군이 되겠다'고 생각하면 남편의 직장 문제로 서울로 이사해버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종관 목사는 "성도들의 잦은 이사 문제가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평균 17%의 성장세가 갑자기 가속도를 얻게 된 것은 지난 1999년 3월 28일부터이다. 이날은 울산 시민교회가 창립된지 15주년 기념일이었는데, 이종관 목사는 이때를 맞추어 대각성 전도집회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그 해에만 300여명의 새신자가 등록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울산 시민교회에서 실시하는 대각성 전도집회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이다. 하나는 개인이 관계전도를 통하여 대그룹으로 초청하는 일반적인 형식이고, 또 하나는 134개의 순모임을 전도 대상자들에게 오픈하여 태신자들을 순모임으로 먼저 초청하고 나중에 전체 순에서 초청한 태신자들이 함께 모이는 형식이다.
울산 시민교회에서는 이처럼 순모임 중심의 대각성 전도집회를 가리켜 "행나모("행복을 나누는 모임"의 준말) 잔치"라고 한다. 이 행나모는 그 자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전도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같은 소그룹에서 다른 사람이 전도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전도하는 능력을 갖도록 동기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