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월간<평깨> 보기

매거진 평깨 52 호

한사람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 울산 큰빛교회

2002년 12월 편집부

필자가 울산 큰빛교회를 방문하였을 때, 두 가지 면에서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는 예장고신 교단에 소속된 교회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찬양 중심으로 예배의 형식이 파격적이어서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았던 점이며, 둘째는 예배당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얼굴이 낯선 필자에게 "어서 오세요. 처음 오셨나요?" 혹은 "반갑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성도들이 훈련되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던 필자는 그러나 곧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 제자훈련으로 교회의 인재를 키운다

울산 큰빛교회는 새신자로 등록하는 사람은 누구나 담임목사인 조태환 목사와 함께 8주 과정의 새가족반을 거치도록 권유한다. 즉, 새신자든지 초신자든지 아니면 기존 신자였든지를 막론하고, 큰빛교회에 등록하는 모든 새신자는 하루에 2시간씩 8주 동안 총 16과의 큰빛교회의 초급반 훈련 과정인 새가족반을 참석해야 한다. 심지어 조태환 목사는 제자훈련을 큰빛교회에 처음 접목했을때 모든 성도들도 새가족반을 수료하도록 했다고 한다.

기독교의 기본 진리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교회 생활 및 큰빛교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8주 과정의 새가족반을 무조건 받도록 하는 이유에 대하여 조태환 목사는 "그 결과 교회 적응이 빠르고 확신 가운데서 신앙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큰빛교회의 모든 등록교인이라면 반드시 한번 이상은 담임목사와 함께 훈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새가족반을 통해 어느 정도 신앙생활에 열심히 있다고 판단되는 성도라면 누구나 제자훈련을 받도록 권면한다. 따라서 울산 큰빛교회에서 제자훈련은 심도깊은 훈련 과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기본적으로 참여해야 할 공통 훈련 과정인 셈이며, 장립 집사나 권사, 장로 등의 직분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사역훈련에 참석해야만 한다.

큰빛교회는 이 외에도 평신도 훈련 과정으로 부부성장학교와 부부성장 지도자반, 크로스웨이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제자훈련 과정을 거친 평신도는 자신의 은사와 달란트를 따라서 가정교회와 각 팀사역을 통해 교회를 섬기게 된다.

▶ 교회를 움직이는 두 바퀴, 팀사역과 가정교회

일찍이 큰빛교회는 여러 매체를 통하여 멀티미디어 사용에 앞장서는 교회로 유명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모든 사역을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구성된 사역팀에 의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예배를 섬기는 찬양팀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교회들처럼 청년들을 중심으로 찬양팀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찬양을 인도하는 싱어들로부터 반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장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찬양팀도 큰빛교회의 평신도들로 구성된 사역팀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인터넷팀이나 차랑운행팀 등 교회의 모든 봉사활동은 모두 큰빛교회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헌신하여 조직된 팀사역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큰빛교회의 팀사역이 다른 교회와 다른 점은, 교회가 사역팀에게 상당한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신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에도 미리 짜여진 예산에 맞춰서 사역팀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각 팀에서 사역을 스스로 결정하고 조정한 후에 그에 맞는 예산을 교회에 제출하도록 예산에 관한 권한까지 위임하는 것이다. 그 결과 자발적이며 책임감있는 사역이 일어나게 되어, 큰빛교회는 다른 교회들이 부러워하는 팀사역 체제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교회의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사역자로 세워진 평신도는 이제 가정교회에서 일반 성도들을 양육하는 목자로 섬기게 된다. 가정교회를 섬기는 평신도 사역자인 목자는 기존 구역인도자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권한을 위임받는다. 우선 각 가정교회에서 진행되는 모든 형태의 예배를 인도한다.

심지어 심방을 갈 때 목회자가 동행해도 말씀 선포는 목회자가 아니라 목자가 한다. 즉, 목자는 각 가정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목회 사역의 총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예배, 성경공부, 전도, 선교, 친교 등 기존에 목회자의 고유 영역으로만 인식되었던 사역들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가정교회 목자가 위임받는 것이다.

▶ 평신도에게 사역의 기회를

가정교회로 체제를 전환한 큰빛교회는 몇 가지 큰 열매를 얻었다. 첫 번째로 기존의 당회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의견 수렴의 과정이 가정교회를 통하여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교회의 주차장을 확장하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선 각 가정교회에서 일반 성도들이 목자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다. 목자는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가지고 가정교회 목자들의 모임인 목자반에 참석하여 목자들과 함께 또한 의견을 종합한다.

그러면 결국 일반 성도들이 교회 주차장 확장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며, 여기서 결정된 의견을 행정 의결기관인 당회에 보고한다. 그러나 당회원들도 목자들이기 때문에 결국 큰빛교회는 가정교회로의 전환을 통하여 당회와 담임목사가 쓸데없는 신경전을 벌이지 않고 서로 기쁨으로 협력하며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되었다.

두 번째 유익은 일반 성도들이 교회의 각 사역에 참석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기존 구역 조직 시절에는 구역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이 약 260명 정도였는데, 가정교회로 전환한 뒤에는 320명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평신도들에게 사역의 기회를 열어준 결과 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목회의 동역자로 앞장서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전도를 전혀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새신자들이 교회에 친숙해지며 정착하기 때문에 높은 전도율과 정착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목자에게 상당 부분의 목회 권한을 위임한 결과라고 조태환 목사는 말한다. 즉, 목자들이 스스로 새신자들을 챙기도록 맡기니까 목자들이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정착율이 90%에 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교회에 등록한 새신자의 경우에는 100% 정착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지다보니 이전에 교회를 떠났거나 혹은 목회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놓쳤던 성도들까지 다시 교회로 돌아오는 현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01년의 경우, 가정교회로 교회의 체제를 전환한 첫 번째 해였기 때문에 조태환 목사는 일부러 전도를 전혀 강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가정교회로 전환하고, 어느 정도 정착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전도의 열매가 증가하게 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따라서 조태환 목사는 "앞으로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한 전도축제를 통하여 큰빛교회의 등록교인보다 가정교회 참석자의 수가 더 많아질 날을 기대한다"며 희망에 찬 꿈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