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사역을 감당해 오며 고민하던 중에 만난 사역이 네트워크 사역이다. 네트워크란 통신망, 그물망을 의미하는 정보산업 사회의 용어이다. 네트워크 사역이란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허락하신 은사들이 모두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되어서 평신도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사역의 대전환이자 21세기 목회사역을 통째로 짊어지고 나갈 견인차라고 믿는다.
이 네트워크 사역을 위해서는 목회자가 먼저 사역의 우선순위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고, 이 우선순위를 아주 생활화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순위가 잘못되면 사역의 성취도가 낮아지고 시간, 능력, 은사와 자원의 사용이 무질서해진다. 산탄총을 쏘듯이 사역해서는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고, 한 마리의 토끼도 잡지 못한다. 그러면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 먼저,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사역자가 항상 바쁘게만 살아가면 자기도 모르게 막연한 두려움, 즉 바쁘기는 한데 삶을 이런 식으로 허비해도 되는가 라는 의식이 싹틀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면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장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은 하나님이 허락하셨다.
▶ 둘째, 만나는 사람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보다 만남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 한다. 탈봇신학교를 다니던 시절 리더십 과목을 가르친 교수가 한 말을 기억한다. 미국 복음주의 진영에서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시간의 평균 70%를 만남을 준비하는 데 쓰고 나머지 30%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 보낸다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우선순위가 제대로 정해지면 허겁지겁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꼭 만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안목도 생겨 효과적인 네트워크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셋째, 자기 발전(계발)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70%의 시간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강점을 계발하는 데 사용하고, 25%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쓰고, 나머지 5%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사용하면 어떨까? 전에는 이것을 모르고 거꾸로 했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나 자신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보냈는데 거의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었고 실망만 남았던 것을 기억한다. 약점은 해결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잘 안된다. 대신 강점이 살도록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약점이 보완되는 것을 목회를 할수록 깨우치고 있다.
이런 눈이 있어야 우리 앞의 문제가 해결되고 네트워크 사역이 수월해 진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제자 알렉산더에게 가르쳤다는 문제 해결의 원칙을 한번 생각해 보라. “해결책이 있는데 걱정을 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동시에 해결책이 없는데 걱정하는 것 역시 쓸데없는 일이다!”
▶ 넷째, 생각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목회자는 80%의 시간은 내일을 생각하고, 20%의 시간은 오늘을 생각하면서 보내야 생각의 우선순위가 해결된다. 그러나 만약 일반 경영자라면 내용은 반대가 될 것이다. 80%의 시간은 오늘의 난제를 풀고, 20%의 시간은 내일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있되 하늘의 별을 세는 왕국사역(Kingdom Ministry)을 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섯째, 자원과 보상에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교회 내에 있는 인력 데이터베이스, 물질, 힘, 시간들을 사용하는 데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아주 효율성이 크다. 또한 누구에게 먼저 어떤 식으로 감사하고 보상하고 인정해 줘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감사와 보상은 시간을 놓치면 의미가 반감되기에 꼭 우선순위대로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보이지 않는 힘이 결집될 것이다.
이렇게 우선순위를 정해 놓은 가운데 네트워크 사역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감동을 주는 세미나, 집회에는 시간을 내어 꼭 참석하도록 하라. 사역을 하는 동안 얻은 훌륭한 생각들을 기록해 두라. 통찰을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자신부터 먼저 네트워크화되어 다른 사람들의 강점들도 함께 모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멋있게 사역하는 교회나 장소, 단체, 학교들을 꼭 방문하라. 생각 이상으로 큰 수확이 있을 것이다.
지금 교회에는 네트워킹을 할 만한 가슴 큰 전략가가 드물다. 네트워킹을 할 만큼 자기 발전을 크게 이룬 리더가 얼마나 있는가? 그저 순간순간을 처리해 나가는 매니저들만 양성하고 있지는 않은가? 통찰력을 가진 리더들을 교회가 키워내야 한다. 제자훈련은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니라 사람을 리더로 키우는 일이요 네크워킹은 이런 사람들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