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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53 호

문턱이 없는 젊은 교회 - 광주 반석교회

2002년 12월 편집부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과 자신의 목회 철학대로 마음껏 사역할 수 있는 교회를 시무하는 것은 어느 목회자나 가지는 희망사항이다. 그런 점에서 반석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최종원 목사는 분명 축복받은 목회자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고백에 의하면, 교회를 개척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당회와 사역 때문에 마찰을 빚어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부흥과 성도들의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역이라면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는 지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교회를 소개하면서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던 최종원 목사는 그 이유가 제자훈련을 통해 평신도들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 제자훈련 두 번 한 효과

최종원 목사가 반석교회를 개척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었다. 당시 그는 신대원 때부터 제자훈련의 효과에 대해 알고 있었던 터라, CAL세미나를 참석하는 대신에 테이프를 구해 듣고 제자훈련 목회를 시작했다. 그리고 개척 2년 만에 반석교회가 300명으로 성장하자, 3년째 되던 해에 현재의 산정동으로 교회를 옮기고 곧 성전 건축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때 당시 국제제자훈련원을 담당하던 한언상 목사가 교회를 방문하여 반석교회의 훈련상황을 살펴보고는 “CAL세미나를 빨리 다녀 오라”고 강권하였고, 최 목사는 한 목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32기 세미나를 참석하였다.

CAL세미나를 참석한 최 목사는 자신이 제자훈련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양육과 훈련에 대한 개념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여 제자훈련이 그저 성도들을 양육시켜서 교회의 일꾼으로 세우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가를 깨달은 것이다. 제자훈련은 지도자를 키우는 것이고, 그렇게 훈련된 평신도 지도자가 또 다른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우도록 하는 것이 제자훈련의 목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최 목사는 교회로 돌아오자마자 그전까지의 훈련을 모두 무효화하고, 다시 새롭게 제자훈련 1기생을 모집하였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 제자훈련생들 가운데 3기생까지는 모두 훈련을 두 번 받은 셈이 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최 목사는 뜻하지 않은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첫째는 두 번씩이나 제자훈련을 받은 훈련생들이 더욱 하나가 되어 교회에 대한 헌신도나 목사를 이해하는 면이 남다르게 되어 마치 한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교회 안에 가득하게 된 것이고, 둘째는 평신도 사역자인 순장들이 두 번씩이나 훈련을 받다 보니 교구가 더욱 건강하게 된 것이다.

▶ 평신도 지도자와 함께 성장하는 교회

반석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평신도 지도자인 구역장(순장)들 가운데 90%가 반석교회를 통해 처음 세례를 받은 성도들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반석교회에 와서 세례받고 훈련받은 후에 구역장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기존 교회에서 장로나 안수집사 직분을 받고서 교회를 이전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

새신자가 교회에 처음 들어오면 평신도 지도자로 서기까지는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린다. 새가족반 과정을 포함하여 세례받기 전까지 1년의 기간이 지나고, 양육단계로 초급반과 중급반 총 2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마쳐야 제자훈련에 들어올 수가 있는데, 제자훈련 지원자가 밀려있는 관계로 그것도 1년 정도는 지나야 훈련에 참석할 수가 있는 형편이다.

제자훈련을 받게 되면 일단 구역장으로 사역할 수 있으며, 사역훈련을 받고 나면 구역을 하나로 묶은 지역의 지역장으로 섬기게 된다. 다른 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받았던 성도라고 해도 최소한 4년 정도는 교회에서 꾸준히 훈련을 받아야만 평신도 지도자로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성도들은 담임 목회자와 격의없는 충분한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 과정에서 평신도 지도자들과 담임 목회자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지게 된다.

이처럼 반석교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제자훈련을 받아 평신도 지도자가 된 성도들이 많다보니, 기성교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반석교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 바로 신앙과 교회의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틀이 교회 리더들에게서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를 위해 옳고, 좋다고 생각되면 진행하는데 걸림돌이 하나도 없다. 젊은 친구들이 새로 교회를 방문해도 전통적인 분위기 때문에 느끼는 거부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어떤 것이 성도들을 하나님께로 나아가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목회자가 그것을 받아들이기도 쉽고, 새로운 것을 시작할때도 누가 시비를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례로, 반석교회에서는 주일 예배 시간에 성가대가 서지 않는다.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섬기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성가대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아예 과감하게 없애고 대신에 평신도들 가운데 선발된 찬양팀이 예배 전에 그 날의 설교 주제에 맞추어 찬양을 인도하도록 하였다.

. 그러자 예배가 살아나고 예배를 통해 교회가 젊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처럼 형식과 제도에 얽매이기 보다는 복음 안에서 자유로움을 누릴 줄 알며, 새신자들이 교회에 들어올 때 방해가 될 수 있는 문턱들을 과감히 없애는 결정을 내린 것도 바로 제자훈련 때문이다. 이것을 반영이나 하듯, 실제로 반석교회의 입구는 계단이나 문턱이 없도록 설계되어져 있다.

하지만 반석교회 성도들이 무분별하게 아무것이나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반석교회 성도들은 신앙생활의 첫 기초부터 제자훈련을 통하여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신앙생활을 배웠기 때문에 여기저기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책임질 줄 아는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 제자훈련의 힘을 보여 준 성전 건축

성전을 새로 건축하는 과정은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이 몸과 마음으로 하나되며,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전 건축은 목회자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진행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점점 늘어나는 성도들 때문에 예배당은 자연스럽게 요구된 필요공간이었다. 건평 3,000평에 큰 건물을 4개나 짓는 대 공사였는데, 500평 정도 되는 본당 건물을 시세의 1/4 가격인 2억 5천만 원에 모두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성도들의 헌신과 수고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공사를 성도들이 직접 담당했던 것이다. 전문 기술자의 손이 필요한 몇몇 과정만 빼고, 심지어 인테리어는 인테리어업을 하는 교회 성도가 직접 담당할 정도로 온 성도들이 성전 건축에 저마다 한 부분씩을 맡았다. 이렇게 자신의 직업으로 섬기는 경우에는 최소의 비용만을 교회가 지불했는데, 그러다보니 교회를 짓는 것이 교인들에게는 기쁨이었고 서로 사귈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돈을 가지고 교회를 짓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봉사하면서, 시간과 재물을 포기하면서 교회를 지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반석교회는 그 넓은 교회를 청소하기 위해 용역을 불러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성도들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 가운데 교회에 대한 주인의식이 있기 때문에 교회를 청소하는 일에 성도들의 자원이 대단하기 때문이란다. 그만큼 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도 대단하다.

▶ 성장을 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의 변화

반석교회는 올해로 제자훈련 6기 째를 맞이하는데, 그동안 약 100여 명 정도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한 반에 10명 정도씩 여자반 2반과 남자반 1반을 운영하며, 사역훈련의 경우에는 남녀 각각 1개 반씩 올해로 5기째 운영하고 있다. 2002년 현재 반석교회는 4개 교구, 25개 지역에 모두 78개 구역이 있으며, 4개의 교구는 각각 남자 부교역자와 제자훈련을 마치신 장로와 안수집사, 여집사들이 중심이 되어 독자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제자훈련 전 단계까지의 모든 양육과정을 감당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증가하게 될 성도들을 체계적으로 양육하기 위한 준비로서, 제자훈련의 열매인 교회의 성장을 소화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