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한국이 근대화되는 과정 속에서 서울은 인구 1천만이 넘는 거대한 도시로 성장하였으며, 지금 한국의 모든 문화, 경제, 사회는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실 가끔 지방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서울하고 여기하고는 다르다”는 말을 듣는다. 그만큼 지방 사회의 문화 변화 속도에 비해 서울의 문화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지구촌으로 묶어놓은 요즈음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만큼은 아직도 서울이 동경의 대상이며 모든 자원이 공급되는 근원과 같은 곳이다.
수적인 면에서 비교해보면 서울의 집중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이 2002년 현재 4백여만 명이 조금 넘는데, 서울은 그 2.5배나 된다. 경기도민 전체를 합쳐도 9백여만 명밖에 안된다.
그러나 영적인 면에서 보면 서울은 그리 부러워할만한 곳만은 아니다. 음란과 우상숭배 그리고 온갖 부정과 부패의 집합소가 바로 서울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울에서는 매일 1천여 건이 넘는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다. 따라서 오히려 서울은 우리가 품고 치유해야 할 곳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것이 약국과 교회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교회가 많지만, 그만큼 복음을 듣고 치유되어야 할 어두움에 속한 영혼들도 많이 있다.
지난 51기까지 국내 목회자들 가운데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수료한 사람은 6,734명이다. 이중 서울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는 모두 1,110명이며, 이들 중 담임 목회자가 644명, 부교역자 477명, 그리고 선교사 11명이 세미나를 수료하였다. 서울에 있는 교회들 중 적어도 644개 교회는 제자훈련에 관심이 있거나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인 셈이다.
특별히 이번 호에서는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마포구, 성동구, 성북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 중랑구에 거주하는 서울 북부지역에 속한 CAL-NET 회원 교회들 가운데 돈암동교회와 장충교회를 모델 교회로 소개하려고 한다.
돈암동교회는 성결교단 소속으로 현재 서울지역 CAL-NET 팀장인 한태수 목사가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장충교회는 작년까지 서울지역 팀장으로 수고한 남창우 목사가 섬기는 예장합동측 교회이다.
이 두 교회는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다. 두 곳 모두 50년이 넘는 전통적인 기성 교회로서 제자훈련의 철학을 갖고 있는 목사를 담임목사로 위임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였다는 사실과 제자훈련을 실시한 결과 노년층 중심이던 교회의 구성 비율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준비와 투자를 위해 교육에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물론 이 두 교회 말고도 서울에는 교회의 규모나 여러 가지 조건에서 모델 교회로 선정할 만한 교회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여기 소개된 두 교회는, 서울이라는 지역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열악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의해 정체되어 있다가 제자훈련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고 그 길을 향해 새롭게 나아가는 교회라는 점에서 모델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