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엠국제선교회 소속 평신도 선교사로서, 지난 1997년 말 10년간 사역했던 오엠국제선교회 소속의 선교선(宣敎船, Mission Ship)인 둘로스호와 로고스II호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와 지금은 한국 오엠국제선교회 대표로 섬기고 있다.
평신도인 내가 이번 제 51기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우리 오엠국제선교회의 사역과 제자훈련 사역이 어느 정도 동일한 사역이라는 판단에서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한 선교단체의 대표로 섬기고 있다는 특권이 아니었으면 듣기 힘든 세미나였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세미나에서 우리 오엠국제선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실 비전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은혜를 함께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다.
나는 비교적 일찍부터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구호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제자훈련에 대해서 ’평신도를 훈련하여 담임 목회자와 교회가 필요한 인력으로 동력화하는 방법‘이라고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바로 10년간의 선상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였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평신도 사역자에 대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한국에서 어느 교회를 출석해야 될지 결정하지 못 했었다.
그러다가 기도하던 중 평신도 사역자를 인정해 주는 사랑의 교회를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 나는 그동안 제자훈련을 통하여 사랑의교회가 얻은 열매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한 CAL 세미나를 받은 우리 한국 오엠 파송 장기사역자들의 사역을 보면서 서서히 제자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다.
이처럼 내 눈으로 제자훈련의 열매들을 직접 확인하면서 나는 제자훈련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제자훈련은 평신도들의 인격과 신앙을 성숙시키는 훈련을 통하여 평신도를 목회 사역의 동역자로 세우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I .한국 교회의 평신도 사역자로서 받은 은혜
요즈음은 평신도를 깨우는 제자훈련의 열매로 한국 교회 내에서도 꾸준히 평신도 사역자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한국 교회 안에서 제자훈련을 통하여 평신도들에게 각자의 삶에서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일깨워주고, 교회에서는 자신의 달란트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사역에 참여하는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옥 목사님과 국제제자훈련원 사역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15년 전 내가 오엠국제선교회에 전문인 평신도 선교사로 나가고자 할 당시만 하여도 평신도 사역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전문인 평신도 선교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이였다.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학시절 기독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당시 로고스호에서 기관사로 봉사하시던 임윤택 선교사의 사역 이야기를 듣고, 항해학을 전공한 나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나의 전문 영역인 항해사로 사역하고자 하는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내가 파송받던 1980년 중반은 한국 교회에서 평신도 선교사가 인정받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니 아예 평신도는 선교사 비자를 받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주변의 권유는 선교를 나가려면 신학을 하라는 것이었다. 둘로스호에서 항해사가 필요하니 김수용 형제를 빨리 보내달라던 전문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지금쯤 신학을 한 후 목회자 선교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금번 제 51기 CAL 세미나를 통해 나는 평신도 선교사인 나의 사역의 길을 주관하신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속한 모든 평신도 사역자들에게도 동일한 마음을 갖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회론 시간에 옥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평신도들이 사도의 사역을 계승한다’라는 성경적, 신학적인 명제는 나에게 사제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성경을 평신도들의 손에 넘겨준 루터의 첫 번째 종교개혁만큼이나 크나큰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나는 마치 오랜 영적 가뭄에 말라버린 한국 교회가 이른 봄 밤새 내린 단비에 흠뻑 젖어 매일 아침 새로워져 가는 듯한 영적 환상을 보게 되었다.
II. 오엠의 사역 속에서 제자훈련이 세계 복음화에 미치게 될 영향
이러한 진리의 재발견은 개인적 변화와 교회의 부흥뿐 아니라 오엠이나 예수전도단과 같이 제자훈련을 지향하는 평신도 선교단체들의 사역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 결과 현대 선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
사실 이번 CAL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들 중에는 나에게 “왜 평신도가 목회자들이 참석하는 이 세미나에 참석하였는가?”라며 질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예수께서 말씀하신 제자를 삼는 사역은 지역 교회에서만 실시될 사항이 아니라 세계 복음화도 의미한다. 이 본문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말씀하고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제자훈련은 지역 교회의 목회 철학일 뿐만 아니라 세계선교에 있어서도 본질적인 사역적 철학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On the Job Training”(사역과 함께 이루어지는 훈련)이라는 철학으로 평신도 사역자들을 키우고 세워가는 오엠국제선교회의 사역은 어떤 측면에서는 제자훈련과 매우 상통한다고 볼 수가 있겠다.
금번 제 51기 CAL세미나에 제시된 다양한 형태의 역동적인 제자훈련 성공 사례들은 오엠의 사역 현장에서도 매우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새로운 비전을 받게 되었다.
오엠국제선교회에는 CAL 세미나를 받은 소수의 한국 선교사들이 중앙아시아의 터키, 코카서스, 아프카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 종족들과 중국 내륙 한족, 인도의 푸네 지역 마라띠 종족 등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데 이들은 제자훈련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은 감당해 내지 못할 정도로 훌륭히 사역하고 있다. 세상의 소망은 교회요, 교회의 희망은 믿는 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격적인 주님을 만나 작은 예수의 모습으로 제자가 되는 데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제자훈련은 다음과 같은 사역들을 통해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신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그간 프로젝트 중심의 잘못된 선교사역을 극복할 만한 21세기 한국 교회 선교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1.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접목 방법은, 안식년을 맞이한 장기 선교사들에게 CAL 세미나를 참석하도록 하여 제자훈련을 통해 현지인 지도자들을 세우는 사역을 실시하는 것이다.
특별히 오엠국제선교회는 타 선교단체보다 월등히 많은 단기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제자훈련 마인드를 교육하고 파송함으로써 선교 현지에서 장기 선교사와 단기 선교사들이 제자훈련 사역으로 팀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평신도 단기 선교사의 사역이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이 될 수 있어서 한국 교회에 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2. 국제제자훈련원과의 협조 아래, 약 200여 명에 달하는 국제오엠 지도자 모임을 한국에 초청하여 CAL 세미나를 받게 하고, 참석이 불가능한 다른 3000여 명의 동역자들에게는 문서와 테이프, 인터넷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제자훈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21세기 선교 전략으로서의 제자훈련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3. 전 세계 85개 지역에서 동역하는 오엠의 지역 교회 지도자들에게 제자훈련의 좋은 열매와 영향을 나눔으로써 한국 교회가 누린 은혜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돕는다.
4. 둘로스 및 로고스II호는 각국을 돌아다니며 그 나라의 현지인 목회자 및 기독교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때 제자훈련 사역을 소개하고, 실제로 2년 동안 승선하는 둘로스와 로고스II호에서 제자훈련 및 사역훈련을 실시하여 실제적인 일군을 양육하는 기회를 갖는다.
나는 지난 10년간 둘로스와 로고스II호에서의 승선 사역을 통해 태평양,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수많은 지역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많은 교회들이 한국 교회에 대하여 갖고 있는 큰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들이 제자훈련의 축복을 먼저 받은 한국 교회가 섬겨야 할 대상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을 안고 있는 우리 한국 교회가 제자훈련을 통해 제2의 종교개혁을 일으키는 선구자로 설 때에 물이 바다 덮음 같은 부흥의 물결이 세상에 가득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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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선교사는 목포 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주)동지상선의 선박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1986년 오엠국제선교회에 소속된 둘로스호의 항해사로서 섬기며 평신도 선교사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1998년에 10년간의 사역을 정리하고 현재는 한국 오엠국제선교회의 대표로 섬기고 있다.